보훈처와 공단 사칭 보이스 피싱에 이어 최근 우체국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빼가는 전화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어 약국가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약국은 의약품 등 소량의 제품에 대한 택배·소포 거래가 잦기 때문에 이와 관계된 보이스 피싱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약사는 이 같은 수법의 우체국 사칭 전화사기에 당할 뻔한 일을 털어놨다.

전화 사기범들은 사전에 제작해둔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택배도착이나 소포반송 공지를 한 후 “안내를 원할 경우 9번을 누르라”고 연결을 유도하는 수법으로 접근해 주소, 전화번호, 주민번호, 계좌번호, 신용카드 번호 등을 자세하게 물어 개인정보를 빼내려 했다.

이 약사는 “ARS가 나와 무심코 9번을 눌렀더니 상대편에서 ‘우체국 신용카드를 신청했냐’ ‘안했으면 명의도용이니 경찰서에 대신 신고해주겠다’며 신용정보를 물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신자와의 통화감이 국내 통화와 달리 고르지 않았고 어눌한 말투였다”며 00188로 시작하는 긴 번호라고 밝히며 일선 개국 약사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 같이 개국약사를 비롯한 자영업자와 가정주부를 타깃으로 한 우체국 택배 보이스 피싱이 판을 치자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본부장 정경원)가 팔을 걷고 나섰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6일 “올 들어 수도권 지역에서만 ‘우체국에서 전화한 것이 맞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수천 건 접수됐다”고 밝히고 홈페이지에 예방안내 팝업 창을 띄워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에서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로 소포·택배 등의 우편물 도착과 반송예정을 안내하지 않고 있다.

또한 담당 집배원은 전화로 주민번호, 신용카드 번호, 계좌번호와 같은 개인정보와 관련된 사항을 절대 문의하지 않는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보이스 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으면 개인정보를 절대 알려주지 말고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각 약국에서는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이 쓰여진 우편봉투나 소포 상자를 그대로 버리지 말아야 하며 특히 개인정보가 기재된 부분은 반드시 떼어낸 후 버리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