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안한다면 의료법 개정안부터 철회해라"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추진에 반대하는 성난 촛불이 청와대 대신 보건복지가족부를 타깃삼아 ‘스티커’ 테러를 벌였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고 건강연대가 주관한 19일 촛불시위에는 ‘우리 생명 위협하는 광우병 쇠고기 반대, 의료민영화 반대’라는 슬로건이 무대에 걸렸다.

시민들은 집회가 예정된 오후 7시께부터 서울시청앞 광장에 하나둘 모이더니 순식간에 3000명(주최 측 집계)이 넘는 숫자로 불어났다.

의료민영화 반대가 핵심의제였던 만큼, 보건의료노조, 사회보험노조,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보건의료 관련 단체들의 깃발이 여기저기서 펄럭였다.

이날 집회 규탄발언의 서막을 연 사람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김의동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의료를 시장논리에 맡기겠다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에게, 바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같다”면서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는 모든 의료민영화 논리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제주의대 박형근 교수는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정부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며 “의료법 개정안과 제주도 3단계 제도개선안 등을 철회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면 그때 정부의 말을 믿겠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미국산 쇠고기 병원급식 사용금지 추진
노사 공동선언 불참 병원명단 공개키로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유지현 본부장도 “의료보험을 민영화 하지 않겠다는 것은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하다”면서 “의료영리화, 의료산업화에 맞선 투쟁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변했다.

유 본부장은 특히 병원급식에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병원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보건의료노조는 현재 미국산 쇠고기를 병원급식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병원노사 공동선언을 추진 중”이라면서 “오는 24일께 공동선언에 동참한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의 명단을 다음 아고라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을 재생불량성빈혈환자라고 밝힌 김모씨는 자유발언을 통해 백혈병치료제 ‘스프라이셀’의 가격결정 과정을 비판한 뒤, “의약품 가격협상에 환자나 시민단체의 참여를 보장하고, 의약품의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주최측은 곧이어 오후 8시30분께부터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 “영리병원 반대한다” “이윤보다 생명을”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거리행진에 돌입했다.

목적지는 청와대가 아닌 복지부였다.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의료민영화에 반대하는 구호를 연호하면서 계동 복지부 사옥까지 행진해 ‘의료민영화 반대’ 등의 글귀가 써진 스티커를 복지부 담벼락과 가드펜스에 붙였다.

네티즌들의 사이버테러에 신종 '스티커' 테러가 복지부 담벼락에 자행된 셈이다.

주최 측은 “내일부터 48시간 비상국민행동에 돌입한다”면서 “6·10 촛불대행진을 능가하는 대규모 촛불시위가 오는 21일 서울도심을 희망의 광장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참가를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