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피부용 크림, 탈취제 등 가정용품의 방부제로 사용되는 트리클로산(triclosan)이 말라리아와 톡소플라스마병에 관련된 기생충을 아주 낮은 농도에서도 박멸할 수 있다고 'International Journal of Parasitology'지에 보고됐다

1960년대 이후 방부제로 사용되어 온 트리클로산은 FabⅠ이라고 불리는 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으로 방부효과를 나타낸다.

FabⅠ은 세포막의 지방산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효소로 사람에게는 이런 과정이 없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아 피부나 구강에 사용되어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시카고대학 안과와 시각과학과의 리마 맥로드 교수는 “흔하고 값싼 항균제인 트리클로산은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농도에서 말라리아와 톡소플라즈마 기생충 박멸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말라리아는 전세계적으로 3억명 이상의 환자가 있으며 매일 이로 인해 3천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대개 소아이다.

말라리아는 일반적으로 열대지방에서 발병하나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열대지방에 방문한 적이 없는데도 말라리아에 걸리는 '공항 말리리아(airport malaria)'가 꾸준한 증가세에 있는 실정이다.

한편, 톡소플라즈마병의 경우 고양이에 있는 기생충에 의해 전파되어 감염되면 약 30%의 미국인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질환은 대개 무해하나 Toxoplasma gondii의 경우 면역계을 약화시키는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며, 심한 경우 안구손상, 정신지체와 사망이 일어난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들 기생충도 세균성 또는 식물성 효소 형태와 매우 유사한 FabⅠ을 가지고 있어서 아주 저농도의 트리클로산이 숙주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조직 배양에서 이들 기생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트리클로산은 여러 시점에서 지방산 합성을 저해하는 다른 식물성과 세균성 효소 억제제와 병용하여 사용되면 저항성 미생물의 발현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