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대한약사회장(64, 중앙대약대)은 현직 프리미엄에 힘 입어 올해 약사회장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예비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김 회장 스스로도 지난 임기가 원회목 집행부의 계승 차원이었다는 점에서 이제는 온전한 3년의 임기를 보장받아 회원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보궐선거를 통한 임기 동안 지나치게 안정감을 추구한 나머지 무색무취한 회무를 지속해 왔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김 회장은 올해 선거를 통해 재신임을 받는다면 그 동안 이어져온 약사회의 흐름 속에서 분명한 자기 색깔을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약사회장 선거 공식 후보자 등록 기간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출마 여부는?

출마 예상이 아니라 분명히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 각오는 분명하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원희목 집행부를 계승한다는 약속을 했다. 그리고 임기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회장직을 수행하면서도 원희목 집행부를 계승한다는 약속을 지켰다. 이제는 온전한 3년의 임기를 보장받아 회원들을 위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약사 회원들을 위해서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

약사회장 선거에 임하는 전략을 미리 들어보자면?

1년을 매일같이 회원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중요하지 전략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누가 얼마나 모든 것을 바쳐서 회원들을 위해서 일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과가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슈퍼판매를 밀어붙여도 막아냈다. 넓은 인맥과 관련 단체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성과를 이뤄냈다. 사안별로 대외적으로 소리를 내는 것은 오히려 일을 못하는 것이다.

약사회는 바다가 돼야 한다. 잠잠하게 움직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수면 아래에서는 수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현안이 대외적으로 터져나오는 것은 물밑 작업을 못하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조용하게 물밑 작업을 통해 회원들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전략은 김 회장의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게 하기도 했는데?

강경한 모습만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회원들의 재신임을 받으면 확실하게 나의 색깔을 낼 것이다. 보궐선거에서 원희목 집행부 계승을 약속하다보니 눈치를 보거나 유약하게 비춰지는 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온전한 임기를 보장받게 된다면 분명히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무색무취가 아니라 외유내강인 것이다. 밖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현안을 끝까지 밀고 나가 해결하는 힘을 보여줄 것이다.

임기응변은 다소 부족하지만 꿋꿋하게 한 길을 가는 모습을 이어갈 것이다. 35년여 동안 약사 회원들을 위해 일하면서 최선을 다해왔다.

회원들로부터 재신임을 받게 되면 약사회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사실상 현재 임기는 사실상 원희목 회장의 임기로 볼 수 있다. 재신임을 받게 되면 새로운 임원을 영입하는 등 임원 개편을 통해 집행부의 변화도 있을 것이다. 그 동안 약사회를 안정감 있게 가져오던 흐름 속에서 김구만의 스타일을 가미한다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올해 선거의 쟁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난해에는 일반약 슈퍼판매가 이슈가 돼서 이를 허용할 것이라는 의견들도 많았지만 1년 반 동안 진행된 것은 없다. 앞으로의 임기 동안에도 한 품목도 슈퍼로 나가지 않을 것이다. 특별한 이슈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일반인 약국개설 문제도 확실하게 막아낼 것이고 당장 밝히기는 힘들지만 약사법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는 등 해야할 일이 몇 가지 있다. 무조건 회장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향후 3년 동안 소신껏 일할 자세와 아이디어가 있기 때문에 재선에 도전코자 하는 것이다.

의약분업의 개선과 발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의약분업의 부족한 부분을 뿌리내리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분명히 의약분업은 약사에게 약을 돌려줬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명분이었다. 우리나라는 단 시간 내에 의약분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 때문에 의약분업의 변화도 의약분업을 주도했던 팀들이 해야한다. 약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1년 반만에 선거에 재출마하면서 선거비용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선거비용에 대한 부담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지난 선거에 비해서는 줄일 수 있을 것이고 비용절감 노하우도 있다.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여 지난 선거와 같이 소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불필요하게 낭비됐던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약사회를 평가해 보자면?

현직 약사회장으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다만 약사회가 일정부분 안정적으로 꾸려지면서 조직이 다소 느슨해지는 것이 있다고 본다. 늘 긴장 속에 있을 수 만은 없겠지만 조금 느슨해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 재신임을 받게 되면 다시 기강을 바로잡고 허리띠를 졸라 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