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로 치러지는 제47대 대한약학회장 선거가 손의동, 정세영, 함원훈 후보(기호 순)의 사상 유례없는 3파전으로 진행되면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들 후보자들은 15일 투표 용지가 일제히 발송된다는 점에서 내주 초까지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투표에 임할 것으로 판단, 투표 초반 승기를 잡기 위해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은 일제히 약학회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학회의 글로벌화 ▲영문학술지의 SCI 등재 ▲회원 확대 및 재정 확충 ▲약대 6년제 시행 대비 등의 공약을 제시해 공약만으로 차별성을 부각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들 후보자들은 유사한 공약 속에서도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그 동안의 학회 활동과 경험을 강조하며 나름의 차별성을 회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손의동 후보 "당선 즉시 TF팀 구성해 창립 60주년 국제 학술대회 준비"


기호 1번 손의동 후보(중앙대약대, 54)는 내년이 약대 6년제 시행의 첫 해이자 학회 창립 60주년이라는데 초점을 맞춰 학회의 새로운 60년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손 후보는 '새로운 60년을 함께 준비해 나갑시다'라는 모토 하에 창립 60주년 기념 국제 학술대회 유치 및 60년 비전 선포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창립 60주년을 기념한 활동이 대외적으로 약학회의 위상을 높이는 작업이라면 내부적으로는 약대 학부생의 준회원제 도입 및 신설약대, 유관 연구소와 제약 관련 인원의 참여를 활성화해 학회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손 후보의 구상이다.

손 후보는 "내년은 약대 6년제가 시행되는 첫 해이자 약학회 창립 60주년을 맞는 해로 약학회가 국내 최고 학회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회장에 당선된다면 즉시 TF팀을 구성해 창립 60주년 국제 학술대회 개최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후보는 "새롭게 회원으로 참여하는 약학 신진연구자를 포함해 회원 간 교류 활성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국책과제 등 R&D 정보 제공을 비롯한 학회 회원 간 긴밀한 학술정보 네트워크 구축은 학회의 양적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손 후보는 정책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한 풍부한 학회 운영 경험과 애정을 품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손 후보는 "약학회 총무간사, 재무간사,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는 등 누구보다 풍부한 경험과 학회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며 "회원들과 약학회의 미래 60년을 준비해 나가는 회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영 후보 "산·학·연·관 하나로 묶어 약학 관련 종주 학회 위상 회복"


기호 2번 정세영 후보(서울대약대, 54)는 현재 약학회가 약대 교수 중심의 친목단체 수준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명하며 명실상부한 약학 관련 종주 단체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정 후보는 산·학·연·관을 하나로 묶어 지속적인 신약 개발 연구를 추진하는 작업을 학회 발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산학연관 공동 발표 세션을 활성화하고 신약개발 관련 심포지엄으로 지속적으로 지원해 이를 대형 국책과제로 연계시키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회원 확대와 학회 재정 확충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약학회 학술간사, 부회장 등의 학회 내부 활동 뿐만 아니라 복지부, 식약청 및 지식경제부의 각종 심사위원, 자문교수로 활동해 온 경험은 통해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 후보의 설명이다.

특히 정 후보는 학회 영문학회지(APR)의 SCI 등재와 관련해 현 집행부의 추진 경과를 지켜 본 후 세부방침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타 후보들과 달리 생물과 화학 분과 분리 등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영문학회지를 생물과 화학으로 나눠 SCI 등재를 추진하고 나머지 분과는 국문학회지를 중심으로 SCIE, SCI의 순차적 등재를 진행할 경우 국문과 영문학회지 모두 SCI 등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장미빛 공약을 나열하는 것보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 실천력이 있는 지를 유권자가 판단해 달라"며 "회장에 당선된다면 공약 실행에 대한 검증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함원훈 후보 "약학회가 약학R&D 경쟁력 강화 주도…회장은 연륜 필요"


기호 3번 함원훈 후보(서울대약대, 58)는 R&D를 약학 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으며 약학 R&D 분야 경쟁력 강화를 선도해 신약 개발의 중심에 약학회가 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함 후보는 "신약 개발 없이는 약학의 발전도 없다"고 하고 "이미 원료의약품 생산기술의 산업화를 이뤄 cGMP 시설 완비 및 해외시장에 120억의 수출실적을 달성한 벤처를 설립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 후보는 "약학 R&D분야 기획, 제약산업 및 의약정책 등을 위해 학회 차원의 연구사업을 유치하거나 자체 예산을 확보해 전문가들이 학회 내에서 연구하는 풍토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함 후보는 이번 선거가 사상 첫 회원 직선제라는 것에 주목해 위원회 및 지부별 실질적 활동 강화를 꾀하는 등 회원들의 학회 참여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학회를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약학 분야의 경우 여성 학자들의 비중이 타 학문에 비해 크다는 점에서 이들의 활동을 적극 장려하겠다는 것도 함 교수의 공약 가운데 눈에 띠는 대목이다.

특히 함 교수는 타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장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다양한 분과 학회와 회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연륜을 갖추는 것이 학회장의 덕목 가운데 하나라고고 주장했다.

함 후보는 "회장 개인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인재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구조로 집행부를 구성해 회원들의 뜻을 합리적으로 결집해 가는 방식으로 학회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회장 선거답게 최초로 진행되는 직선제 선거에서 학자로서의 양식과 철학을 가지고 선거에 임할 것"이라며 "국내 최고의 권위와 선진성에 걸맞는 활동은 학회의 세계적 성장의 기본"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