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약 냉장보관했다가 자칫 낭패본다" "쓰고 남은 약은 과감히 버려라" "여분으로 받은 시럽병이나 계량스푼은 세척해서 써라"

약사들이 어린이에게 처방의약품 사용여부를 결정하고 복약, 보관관리, 다쓰고 남은 의약품을 처리하는 전 과정에서 부모들이 주의할 사항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의 [약자지껄2] '아이에게 처방약 안전하게 먹이는 9가지 규칙'이 그것이다.

"약이 꼭 필요한 경우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감기약과 ADHD치료제를 언급했다.

우선 감기약은 2008년 미국 식품의약국이 2세 미만 어린이에게 감기약 사용을 금지시키고, 캐나다와 영국은 2009년 6세 미만 어린이에게 감기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발표한 점을 환기시켰다.

감기약이 어린이에게 별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라는 배경도 설명했다.

또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아직까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가장 좋은 약은 충분한 휴식과 수분 보충이라는 것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인정한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ADHD에 대해서는 그 원인이나 진단법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치료 약물로는 뇌 속의 도파민 농도를 조절하는 메칠페니데이트 제제(얀센의 콘서타 등)와 노르에피네프린을 조절하는 아토목세틴(릴리의 스트라테라)이 있는데, 이 약물들은 심혈관, 간 질환을 일으키거나 성장 지체, 자살 충동 등의 부작용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건약은 "아이가 주의력이 떨어지고 충동적으로 행동할 때는 약을 복용시키기보다는 상담 등의 비약물 치료부터 시작하라고 권유하고 있다"면서 "약물 치료는 가장 쉬워 보이지만, 가장 위험할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약을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낮은 용량부터 시도하세요!"

건약은 "대부분의 약물 부작용은 용량 때문에 발생한다"면서 "정량을 초과하는 양은 독으로 작용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어린아이는 체중이 작고 내부 장기가 덜 성숙돼 있어서 최소 용량부터 시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3~6ml 1일 3~4회로 처방됐을 때는 3ml, 1일 3회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되도록 원 포장으로 처방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건약은 "어린이 약 중에는 시럽제가 많다"면서 "대부분 약국에 들어오는 시럽제들은 1ℓ, 1.8ℓ 정도의 큰 병에 들어있기 때문에 덜어서 조제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이물질 혼합, 개봉 후 변질 우려 등 위생이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을 감안해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을 때 원포장으로 처방해 달라고 요구하라고 건약은 권했다.

"정확한 용량을 먹이세요!"

건약은 "종종 약국에서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부모들을 보면 대충 가늠해 한 스푼, 두 스푼 먹이는 걸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아이들은 몸무게가 작고 약물을 대사시키는 기관들이 덜 성숙한 상태이므로 아주 작은 용량 차이가 큰 부작용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약국에 계량컵이나 계량스푼을 달라고 해서 정확한 용량을 복용시키라는 설명이다.

"여분으로 받은 시럽병 세척해서 사용하세요!"

건약은 약국에서 여분으로 받은 계량 컵이나 계량 스푼, 시럽병 등은 반드시 세척해서 사용하라고 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런 제품이나 제품 생산업체에 대해 위생 검사나 관리를 하지 않고 있고 대부분의 병원이나 약국에서도 세척해서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리 약을 섞지 마세요!"

건약은 "가루약과 시럽약을 미리 섞어 달라고 요구하는 부모님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약은 화학약품이기 때문에 미리 섞었을 경우 어떤 화학 반응이 일어날지, 이것이 약의 효과나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약은 되도록 성분별로 따로 따로 받아가서 먹이기 직전 혼합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보관장소를 엄수하세요!"

건약은 "모든 약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부모들이 많다"면서 "일부 항생제의 경우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약은 그늘진 실온에 보관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보관방법을 지키지 않고 냉장고에 보관하면 오히려 습기가 차고,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건약은 "특별히 보관장소나 방법에 대한 주의 설명을 듣지 않은 경우에는 그늘진 실온에 보관하러"고 당부했다.

"복용이 끝난 약은 버리세요!"

조제약을 보관해 뒀다가 나중에 비슷한 증상에 나타날 때 복용시키는 것도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건약은 "그때 그때 증세에 맞춰 조제된 약이기 때문에 괜히 필요없는 약을 더 먹이거나 정작 필요한 약은 덜 먹일 우려가 있다"면서 "특히 대부분의 어린이 약들은 여러 가지 약을 혼합해서 조제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그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복용이 끝난 약은 미련없이 버리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약을 버릴 때는 약국을 이용하세요!"

건약은 "쓰고 남은 약을 일반쓰레기통이나 하수구, 변기에 버리곤 한다"면서 "이처럼 아무렇게나 버려진 약들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8년 대한약사회 조사 결과 구리하수처리장 및 반포대교 남단 등 한강 6곳에서 항생제 등 11개 의약품 성분이 다량으로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건약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폐의약품은 가까운 약국으로 가져다 달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