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이란 특수 상황으로 인해 처방전을 약국에서 소화하게 되면서 제약회사의 직거래가 약사들에게 메리트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의약품 성실신고회원조합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의약분업 이후 제약회사의 도매거래 비중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 상반기 제약회사들이 도매업체에 공급한 매출 거래액은 지난해 5,439억여원에서 8,357억여원으로 무려 53.6%나 늘어난 것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3일 개국가에 따르면 약사들이 약을 직접 사입하던 분업 이전에는 제약회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고정 직거래가 가능했으나, 분업 이후에는 제약회사들의 영업형태가 병·의원 중심으로 바뀌면서 대량 주문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제약사의 직거래가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약을 사입한 후 발생하는 의사들의 잦은 처방 변경과 계속되는 약가인하로 인한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량 주문이 가능하고 재고의약품의 반품처리가 확실한 도매업체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

또한 도매상으로 주문할 경우 여러 제약회사에 각각 주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그때그때 신속하게 필요한 물량의 주문이 가능하고, 수금 및 업무 효율상 훨씬 편리하다는 점도 꼽았다.

개국가의 한 약사는 "분업초기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제약회사에 매달리는 약사들이 빈번했지만, 이제는 도매상들이 대부분의 약을 모두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직거래를 선호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분업이후 약국 영업을 등한시하는 제약회사들보다는 특별한 서비스는 없지만 변함없는 영업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도매업체와의 거래를 유지하는 건 인지상정의 이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 제약회사 관계자들은 병·의원의 디테일한 영업에 중점을 두면서 약국의 직거래가 크게 줄어든 반면 도매업체의 매출이 늘고 있다는데 공감했다.

이와함께 앞으로 제약회사는 병·의원 영업을 중심으로, 도매상은 약국영업 위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제약회사 관계자들은 직거래가 줄고 도매업체의 거래비중이 늘어난다고 해서 경영상의 손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매상을 통해 거래실적 리스트를 받지 않는 이상 영업사원들의 실적 파악이 불투명해지므로 영업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