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처방된 약제비를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에서 삭감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지침을 놓고 정부와 병원계가 서로 다른 법률적 해석을 내리며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복지부는 "과잉처방된 약제비에 대해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에서 상계처리하는 것이 법적인 하자가 없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금명간 내릴 것으로 알려져 약제비 삭감을 둘러싼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병원협회는 16일 심평원의 약국약제비 삭감환수조치와 관련 "명확한 법적근거가 없으며 사전통보없이 일방적으로 부당하게 시행된 조치로 조속한 시정을 복지부에 최근 요구했다"고 밝혔다.

병협에 따르면 심평원은 약국약제비 심사과정에서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했거나 비급여, 100/100 본인부담 약제처방에 대해 의료기관의 진료비를 삭감하거나 환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병협은 이에 대해 "건강보험법 등 관렵법에서 처방전을 발행한 의료기관의 진료비를 삭감 또는 환수할 수 있다는 근거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며 "심평원이 정한 기준을 관련단체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법적근거가 미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의약분업 시행당시 복지부는 행정해석을 통해 "요양급여비용 심사시 비용의 조정을 지급할 비용과 그 항목에 대해 이뤄지는 것이 원칙인 바 약제비용을 청구하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해 비용을 조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해석했다는 것이 병협측의 주장이다.

반면 복지부는 이와관련 "의료기관이 약제 과잉처방으로 보험공단에 손실을 주었다면 법적인 규정없이도 진료비에서 상계할 수 있다"는 병협과 상반된 견해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법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관의 진료비에서 상계처리할 수 있다는 법률자문을 복지부가 받아 논 상태"라고 전했다.

과잉처방 약제비와 관련, 건강보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김성순 의원실 관계자도 "부당청구는 아니지만 요양급여기준에서 벗어난 처방에 대해 의료기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다수설"이라고 밝혀, 논란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