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원, 의료기관 신증설 관련 공급자 인식조사]

중소병원 개원초기 총 투자에 약 45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 이상은 부채로 대부분 은행권에서 자금을 융통했다.

중소병원장 중 절반 가량은 직접 병원경영에 참여하고 싶어서 병원을 설립했지만, 개원초기부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개원 준비는 철저한 투자와 자금운영계획 수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사실은 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공개한 '의료기관 신증설 관련 공급자 인식조사(중소병원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인식조사에는 종합병원 7곳, 병원 93곳 등 총 100곳이 참여했다. 이 중 61%는 100병상 미만의 중소병원이었다.

17일 설문결과를 보면, 개원 이유는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어서' 26.3%, '전문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25%, 기타 10%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성별로는 '직접 경영참여'의 경우 시 지역, 공동개원, 2007년 이전 개원 기관의 응답률이 높은 편이었다. 반면 군 지역, 전라권, 단독개원은 '지역사회 기여'를 꼽은 비중이 더 컸다.

또 특·광역시, 수도권, 100병상 이상, 병상이용률 60% 이상, 2007년 이전 개원 그룹에서는 '전문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답변이 더 많았다.

개원지는 '연고지'가 51.1%로 가장 선호됐다. '미래 잠재적 의료수요에 대한 기대'와 '현재 해당지역의 열악한 의료서비스 수준' 등도 각각 21.6%를 차지했다.

출신학교 소재지와 현 병원 소재지와의 상관관계 면에서는 경상권 89.5%, 전라권 66.7%로 두 지역의 일치도가 가장 높았다. 수도권 소재 대학 졸업자의 수도권 개원비율은 57.7%였다.


이전 근무지역과 현 병원 소재지의 일치도는 전반적으로 더 높았다. 이전 근무지가 수도권이고 현재도 수도권에 개원한 비율은 86.2%였다. 경상권과 전라권은 각각 97.2%, 93.3% 등으로 압도적이었다.

개원초기 투자비용은 평균 44억700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중 32.4%는 50억원이 넘는다고 답했다. 개원 초기 부채규모는 평균 52.6%였다. 이 중 37.5%는 총 투자금액 중 부채비율이 50~70%에 달했다. 또 29.2%는 70%가 넘는다고 응답했다.

개원 투자금 이용경로는 은행이 94.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친인척 등과 제2금융권 이용비율도 각각 31.9%, 17%(중복응답) 나타났는 데, 2007년 이후 개원 의료기관에서 제2금융권이나 사금융 이용빈도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

개원초기 1년 동안의 운영상태는 54%가 '양호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운영상의 난관요인(중복응답)으로는 '투자 및 경영지식 부족'(56.8%), '직원관리 및 수급'(54.7%), '환자수급'(32.6%), '홍보'(16.8%) 등이 꼽혔다.

극복방안으로는 '진료시간 연장'(50%)이라는 응답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홍보강화'(25%), '진료영역 조정'(22.7%), '직원만족도 개선노력'(19.3%), '진료환경 개선노력'(15.9%)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양호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기관은 극복방안으로 '진료시간 연장'을 선택한 경우가 60.4%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향후 병원경영 전망은 어두웠다.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율이 48%로 '지금과 비슷할 것'(38%)이라거나 '지금보다 더 호전될 것'(14%)이라는 답변보다 더 높았다.

개원을 고려 중인 동료들에게 필요한 충고사항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40.7%가 '철저한 투자 및 자금운영계획 수립 필요'를 꼽았다.

또 '전문적 의료서비스 제공노력'(33.3%), '인력수급 및 관리 계획 수립'(14.8%), '입지조건 고려'(12.3%) 순으로 나타나, 입지보다는 자금계획과 의료서비스, 인력관리 측면에서 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