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을 보기 드문 시대에 '잔뼈가 굵었다'는 말만큼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잔뼈가 굵었단 말은 한 분야의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해 긴 세월의 역경을 잘 견뎌낸 후, 업계의 귀감이 되는 사람에게 통용되는 말.

물론 제약업계에도 이같이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제법 있긴 하지만, 사실 분업 이후 이들의 존재가 점점 퇴색되어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오직 한방의약품 개발에만 전념, 약국영업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정우약품이 최근 OTC 매출이 부진한 업계에 귀감이 되고 있어 전업 26년째 류국현 사장을 만나 그의 경영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지난해보다 30% 성장한 370억원대 매출 목표달성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본격적인 해외수출을 개시함으로써 글로벌한 전문한방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2002년을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세우고 있는 류국현 사장은 올 한해 교두보 마련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사업들이 내년에 차곡차곡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이태리에 한방엑기스 제품을 수출하면서 한방제품의 해외시장 활로를 개척한 정우약품은 올해 중국 베이징과 러시아 모스크바에 설치한 연락사무소를 거점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지난 5월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북한 개선무역총회사와 한약재 수출에 대한 계약을 체결, 향후 한방의약품 및 식품분야의 남북 교역의 폭을 넓혀나갈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폭발적인 주력제품은 없지만 잔잔한 한방제품들을 통해 내수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 정우약품의 경영비결에 대해 류 사장은 약국의 니즈를 살린 전략제품 개발과 직거래를 통한 투명 유통망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달 중 계약이 완료될 일본 가네보제약을 비롯한 일부 제약사에 내년부터 인삼 추출액을 수출하게 됨으로써, 국내 한방제품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 사장은 또한 최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의약품에 대한 업계의 흐름을 한방에 반영, 현재 동국대학교와 노화방지제 및 만성질환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업이후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병원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우약품은 앞으로도 한 우물만 팔 생각입니다. 특히 내년에는 파격적인 한방 전략제품 출시를 통해 500억원대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끊임없는 노력, 오직 한방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내실있는 정도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류 사장의 경영 철학속에서 21세기 제2도약을 준비하는 정우약품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