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상 결과 치료불응성 갑상선암 환자 18.3개월 생존 연장 입증
▲정준기 교수
넥사바(소라페닙)가 독식해 왔던 갑상선암 표적항암제 시장에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한국에자이(대표 고홍병)는 1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방사성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분화갑상선암 치료제 렌비마(렌바티닙)의 3상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에자이가 자체 개발한 렌비마는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 1-3 및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 1-4,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α), RET 유전자, KIT 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다.
기존 표적항암제와는 달리,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를 함께 억제하기 때문에 분자결합속도가 빨라 종양반응이 빠르고, 오랜 기간 작용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미 FDA 승인의 근거가 된 SELECT 3상 임상에 따르면, 렌비마 24mg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은 18.3개월(중앙값)로 위약군(3.6개월) 대비 15개월이나 생존기간을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반응률(ORR)이 64.8%로 투약을 시작한지 평균 2개월 만에 빠른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고혈압, 설사, 피로, 무기력증,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이 보고됐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은경 국립암센터 박사는 "약제감량 또는 고혈압 약제 추가로 조절 가능한 수준이었다"면서 "방사성요오드에 반응하지 않고 질병 진행을 보이는 환자는 5년 생존율이 20~30%에 불과해 고혈압의 경우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냈다.
2015 NCCN 가이드라인(ver. 2)에서도 방사성요오드에 불응한 전이 분화갑상선암 치료로 렌비마와 넥사바를 권고했으며, 특히 렌비마의 경우 반응률이 높아 65세 이상 뼈전이를 동반한 환자들에서 더욱 뛰어난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부연이다.
정준기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흔히 갑상선암을 착한 암으로 알려졌지만 원격전이가 있고 방사성요오드에 반응하지 않는 사망률이 30%에 이른다"며 "임상현장에서는 기대가 높다. 보험 문제만 해결된다면 상당수 환자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렌비마는 작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방사성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진행성 분화갑상선암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에자이 관계자에 따르면 올 12월을 목표로 급여권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안경진 기자(kjan@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