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개편 논의, 2+4학제 효용성 없다는 것 반증" 주장
의사단체가 약대 통합 6년제 학제 개편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약사직역 목소리만 반영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으로, 오히려 종전대로 4년제 학제로의 환원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14일 "종합적인 논의와 사회적 컨센서스 없이 특정 직역의 목소리만을 반영한 학제 개편 논의는 부적절하므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2+4 학제의 효과가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학제개편을 주장하는 것은 직역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같은 입장은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기초과학 육성과 약대학제 발전방향 국회 토론회' 때문에 나왔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약대 학제를 현행 2+4 체계에서 통합 6년제 학제로 개편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가 있었고, 실제로 약사회, 약대 교수 등 관련 직역에서는 약대 학제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의협은 "약학교육 체계가 기존 4년제 체계에서 현행의 2+4 체계로 전환된 지 고작 7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사안으로, 이 문제는 향후 약사 인적자원의 활용성이나 학생들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교육비, 의료비 지출 증가 등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대 통합 6년제 학제 개편을 위해 필요한 교수요원 확충과 교육과정 개편방향 및 커리큘럼 등에 대한 논의와 준비가 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막연히 학제를 기존 2+4년제에서 통합 6년제로 개편할 경우 오히려 약대 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는게 의협의 입장이다.
의협은 "교육의 질 향상을 통한 능력 있는 약사 인력 배출이라는 허울 좋은 목표 실현과 반대로 교육비만 더 많이 소요되고 오히려 약사인력의 질은 떨어뜨리는 불합리한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약계 측에서는 통합 6년제 학제개편 추진의 당위성으로 내세우고 있는 약학대학 입시 관련 행정업무 경감, 약사 연구인력 확보가 용이, 우수약사 인력 양성을 통한 약화사고 감소 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의협은 "근거가 불충분한 논리로, 제반여건에 대한 신중한 검토 없이 단순히 학제개편의 실현에만 주안점을 둔 성급한 판단"이라며 "학제 개편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 즉 고3 학생들의 혼란과 입시정책의 신뢰성 저하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행 2+4학제와 달리 통합 6년제 약사양성 과정 학제는 인접학문과 연계를 통한 약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없고, 폭넓은 교양과 인격을 함양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현 약대학제(2+4)를 또다시 개편하려는 것은 현 학제가 효용성이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종전대로 4년제 학제로 환원해서 교육을 강화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2+4학제가 이공계 기초학문 분야의 인력을 끌어들이는 부작용이 있다는 목소리가 있으나 유사한 외국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며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 문제를 일부 직역의 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방향으로 무리하게 추진하면 자칫 교육의 틀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혜경 기자(hgrace7@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