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비타민 센트룸이 일반의약품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될 것으로 알려지자 다수 약사들은 "약국 취급 의약품이 하나 더 사라졌다"며 불만섞인 목소리를 냈다.
2011년 고려은단 비타민C가 일반약에서 건기식 전환으로 약국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과 유사 상황이 반복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센트룸이 그동안 고가격 저마진 제품으로 구색맞추기 미끼상품으로 약국에 진열됐기 때문에 실질적 약국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12일 데일리팜은 센트룸의 건기식 전환 예고에 따른 약국가 반응을 들어봤다.
화이자는 지난 4일자로 일반약 센트룸과 센트룸실버의 품목허가를 자진취하했다. 향후 신고 절차를 거쳐 센트룸을 건기식으로 수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곧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가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금까지 불법이었던 해외직구 역시 합법으로 풀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 이상 소비자들이 센트룸을 사기위해 약국을 찾을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약사들은 센트룸 건기식 전환이 약국가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약사들이 다룰 수 있는 의약품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특히 센트룸 같은 대중 지명도가 높은 일반약이 건기식으로 바뀌어 매출 향상 등 성공사례가 되면, 다른 비타민이나 미네랄 제품들도 약국 밖으로 유통경로를 넓히는 연쇄작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원지역 A약사는 "센트룸 건기식 전환은 결국 약국과 슈퍼 경계가 모호해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약국 역할이 일반약 부분에서 감소하는 상황은 큰 문제다. 의사 진료가 필요없는 환자 케어를 위한 원외약국의 존재의미가 희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군포 B약사도 "이런 식으로 각종 영양보조제가 건기식으로 풀리면 일반약의 약국 내 판매 포션이 크게 줄게된다"며 "특히 약사는 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전문가인데, 건기식이 될 센트룸은 더이상 소비자에 대한 약사 설명이 필요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서울 C약사는 "센트룸은 약국에서 지명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올린 품목이다. 약국 입장에서 기분이 좋지 않은 문제"라며 "고려은단 비타민C와 같은 상황이다. 약국이 열심히 팔던 제품을 매출을 위해 약국에서 뺀다면 다시 약국에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센트룸의 건기식 전환이 실제로는 약국가에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권매 품목이 아닌 지명품목인데다 고가격 저마진이라 매번 약국에 들일 때 마다 계륵같은 제품이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경북 D약사는 "약사 없이 온라인이나 마트를 통해 판매하겠다는 계산인데, 워낙 마진이 낮은 품목이라 건기식으로 바뀌어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향후 화이자가 어떻게 가격정책을 세우느냐에 따라 센트룸의 약국판매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E약사도 "큰 약국만 구색으로 갖춰 판매하고 있다. (건기식 전환 시) 대부분 약국에서 사라지지 않겠나"라며 "그래도 일반약이라 지금까지 열심히 설명하며 팔았는데 이제 그 필요성이 없어졌다. 취급하지 않는 약사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취재종합=김지은·정혜진·이정환 기자]
이정환 기자(junghwanss@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