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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실패다] 대학생들, 시험기간 약국서 '이거' 산다
기사입력 : 17.08.19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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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친추가
[DP스페셜] 달라진 시험기간 풍속도, 각성효과 내는 드링크는 옛말





'밤을 새워도 끝낼 수 있을까. 시험범위 다 하려면 아직도 아득한데, 졸음은 밀려오고…'

시험을 하루 앞두고 벼락치기 해본 분들이 공감할 만한 상황입니다. 시험기간 졸음과의 사투를 벌이며 시험범위 필기를 외웠던 기억, 그 때 조급함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시대가 변해도 벼락치기 하는 학생들이 여전하지만 학교 앞 약국 풍경은 여전하지 않은 듯 합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치러지는 때 대학가에 위치한 약국들이 이렇게 전합니다. '이제 시험기간이면 의외의 것들이 팔린다'고요.

서울 한 유명 사립대 가까이에 위치한 약국, S약사는 시험기간이 되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시험기간이니 박카스 같은 각성효과 있는 제품들이 팔리겠지' 생각했다가 그 예상이 크게 빗나갔기 때문인데요.

박카스 판매량은 거의 변동이 없고, 피로 회복제가 약간 더 판매될 뿐이랍니다. 충격적인 건 '수면유도제'를 찾는 학생들이었습니다.

 ▲한 약국의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 진열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커피전문점에서 공부를 하고, 하루에 커피를 몇잔 씩 먹는 대학생들에게 '박카스'는 더이상 시험기간에 찾는 제품이 아니었어요. 커피와 에너지음료로 밤을 새워 공부한 학생 중에 '단 1~2시간이라도 자고 시험보려고' 수면유도제를 찾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S약사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 요즘 학생들에게 카페인은 아주 익숙한 성분입니다. 카페인이 염려될 만큼 함유된 음료도 여기저기서 출시되고요. '레드*', '*식스' 같은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는 편의점에서 너무 쉽게 살 수 있습니다. 카페인이 과다하게 함유돼 논란이 된 커피우유도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이제 더이상 '잠 안 오게 해주세요'라며 약국을 찾지 않습니다. 대신 카페인에 지친 머리를 맑게 하려고 '잠깐이라도 푹 잘 수 있는 약 있나요'라고 물어오죠. 물론 이 경우 '카페인을 너무 먹어 속도 불편하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니 이제 수면유도제를 더 준비하자'가 아닙니다. 약국이 이러한 학생들의 몸상태를 총체적으로 상담해주면 좋겠다는 것이죠.

S약사는 "이런 학생들이 오면 카페인 너무 많이 먹지 말라 당부하고 고카페인이 얼마나 위험한 지 얘기해주려 노력한다"며 "카페인 뿐 아니라 두통 여부를 묻거나 속이 편해지는 일반약을 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친 손님에게 약사가 체크할 수 있는 요소는 무궁무진합니다. 그 환자가 박카스를 사러 오든 수면유도제를 찾든지요. 좀 더 큰 틀에서 환자를 보고 '빅 픽쳐' 안에서 환자를 케어한다면 이 환자는 분명 그 약국을 다시 찾을 겁니다.
정혜진 기자(7407057@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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