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을 통해 의약품을 주문하는 약국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결제 과정의 문제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서울의 한 약사는 지난달 A제약 영업사원으로부터 30만원 가량의 결제 대금이 남아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A제약이 운영하는 의약품 온라인몰이 생긴 이후 이 제약사 제품은 모두 온라인몰을 통해 거래하고 있어 별도로 영업사원에 결제해야 할 대금이 없던 터라 약사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온라인몰 특성상 온라인 상에서 결제 대금을 완납해야 제품 주문이 가능한 만큼 채권 개념으로 제품은 이미 쓰고 나중에 돈을 지불하는 금액이 남아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금액이 어디에서 발생한 건지 따져보는 과정에서 업체 측은 온라인몰에서 약사들이 이용하는 포인트 개념의 예치금이 중복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약사들이 운영 중인 의약품 온라인몰은 주문한 제품 중 반품을 하면 그 정산 금액을 해당 온라인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돌려주고 있다.

이 온라인몰의 경우 현재 이 금액을 잔고란 명칭으로 사용 중이며, 업체가 그때그때 반품 정산 금액을 온라인몰에 적립해 주면 약사들은 다음 주문 시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업체 설명에 따르면 A약사는 해당 온라인몰에서 마이너스 잔고를 30만원 더 사용한 만큼 해당 금액에 대해선 실제 결제를 더 해야 한다는 것이다.

A약사는 "업체 설명을 듣고 우리 약국에서 그간 반품 정산 내역, 예치금 사용 목록을 온라인몰에서 찾아 보려 했더니 너무 어렵고 복잡해 확인이 불가능했다"며 "원래 있던 예치금을 초과해서 사용했다면 자동적으로 막히고 따로 결제를 했어야 했는데 시스템상에 그런 장치가 없없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물론 결제해야 할 금액은 맞지만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에 마이너스 잔고, 채권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업체에 문의하니 우리 약국 이외 몇 개 약국이 더 이런 상황을 겪었다는데, 이런 상황을 확인하지 않은 약사들은 모르는 사이 마이너스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어 제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관련 업체는 일시적인 시스템 오류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A제약 측은 "일시적 시스템 오류로 적립된 예치금이 바로 상계 처리되지 않아 중복 결제되면서 해당 금액에 대한 마이너스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정 시점 오류인 만큼 다수 약국에서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체는 "사실상 관련 약국들에 금전적인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런 부분이 발견된 만큼 현재 개선 작업 중이고, 해당 약국들에도 불편이 없도록 담당자들이 안내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