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회장 외 후보 5인, 집행부 회무미흡 지적하며 차별화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에 출마한 기동훈 후보, 김숙희 후보, 이용민 후보, 임수흠 후보, 추무진 후보, 최대집 후보(왼쪽부터)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에 총 6명 후보가 출마를 최종 확정하고 본격 선거 레이스에 들어간다.
기동훈 전 전공의협의회장,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 임수흠 대의원회 의장, 추무진 의협회장, 최대집 전국의사총연합 대표(가나다 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수 개월째 의료계 뜨거운 감자인 '문재인 케어' 대응책을 공통 키워드로 내세웠다.
19일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회장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총 6명의 입후보자를 공고했다.
후보 6인은 출마회견에서 모두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에 대한 대정부 투쟁력과 협상력을 어필하고 나섰다.
정부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른 문케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요리할 수 있을지를 의제로 의사회원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란 계산에서다.
특히 추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현 추무진 집행부와 의사회원 간 소통부족과 회무미흡을 지적하며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앞서 대의원회와 의사회원들이 추무진 집행부의 문케어 대응력 부족을 지적하며 회장 불신임 상정과 비상대책위원회 설립이 성사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동훈 후보는 기성 의사사회가 정치싸움에 매몰돼 의사회원들의 곪아터진 환부를 치료할 여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문케어, 무너진 의료전달체계 등으로 젊은의사들의 미래가 잿빛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추무진 회장 집행부가 문케어 대응 과정에서 소극적으로 일관했고 비대위 활동지원 역시 비협조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기 후보는 "문케어, 고질적 저수가는 악화되기만 할 뿐 개선되지 않았다. 의사 미래가 달려있지만 현 의사사회는 기득권 세력의 정치에만 관심있다"며 "모든 것을 바꿀 때다. 이번 선거는 신세대와 구세대, 진보와 보수 싸움이 아니다. 13만 의사를 짊어질 후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숙희 후보는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문케어 대정부 투쟁력과 협상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강한 투쟁력과 부드러운 협상력으로 추무진 회장 집행부와는 결이 다른 의협을 이끌겠다고 했다.
김 후보도 대정부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투쟁상설기구를 설치하는 동시에 젊은의사들이 자유롭게 정책을 건의하는 의협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추무진 집행부는 투쟁을 말해야 할 때 협상을 추진했고, 협상해야할 때 투쟁 카드를 꺼냈다. 방법론적 미흡이 추 회장 불신을 유발했다. 나는 투쟁과 협상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것"이라며 "젊은의사를 선거캠프 중책에 임명한 것은 젊은의협을 건설해 미래를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용민 후보도 '스트롱(강한) 의협, 당신의 의협'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투쟁을 강조했다. 저수가와 문케어 등 의료계 산적한 현안을 선제적 정책대안 제시,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하겠다고 했다.
특히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투쟁 관련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는 점을 적극 어필했다. 추무진 집행부를 향해서는 의사사회 통합능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현 의협 집행부는 회원 통합이 부족했고 적은 인력풀에서 아는 사람을 불러 이사를 임명하는 등으로 운영해 문제다. 임시총회, 의사총궐기 등 집행부를 비판하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며 열렬히 비판하는 회원의 심정과 집행부의 모습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투쟁을 통한 스트롱 의협, 당신의 의협을 만들어 내겠다"고 했다.
임수흠 후보도 회장 당선 시 문케어 반대투쟁중인 의협 비대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못 박았다. 문케어 투쟁 키워드를 앞세워 의료계를 견인하겠다고 했다,
추무진 회장을 향해서는 의사들이 원하는 정책은 추진하지 않고 원하지 않는 정책은 추진하며 소통과 불신 회무를 지속했다고 비판했다.
임 후보는 "의협 비대위와 문케어 저지, 한의사 의료기기 반대 등 현안해결에 앞장설 것이다. 개혁적 의사와 보수적 의사를 모두 아우르고 의사들이 원하는 것은 투쟁과 협상으로 얻어낼 것"이라며 "추무진 집행부는 선도적 투쟁을 시행하지 않아 불통을 유발했다. 가열찬 투쟁을 현실화 할 것"이라고 했다.
3선에 도전하는 추무진 회장의 키워드도 문케어 투쟁이다. 다만 투쟁만으론 온전한 의사 권리를 쟁취할 수 없다며 협상력을 갖춘 자신을 회장으로 한 번 더 신임해 달라고 했다.
추 회장은 앞서 문케어 관련 친정부적 입장을 견지했다는 이유로 탄핵투표까지 경험한 만큼 기존 대비 적극적인 투쟁 의지와 함께 풍부한 경험을 내세웠다.
추 회장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은 수가 정상화가 급선무다. 다만 맹목적 투쟁만으로는 의사 권리를 추구하기 어렵다"며 "투쟁과 협상은 수레바퀴와 같다. 양쪽이 함께 가야 목적지에 다다른다. 추무진은 슬기롭게 싸우고 현명하게 투쟁해 어떤 후보보다 많은 결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최대집 후보는 대표적인 대정부 투쟁파로 분류된다. 최 후보는 의협 문케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투쟁위원장을 맡은 바 있고 청와대 집회 당시 삭발시위를 단행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지난 1월 10일 가장 먼저 출마회견을 가진 최 후보는 '의료를 멈춰 의료를 살리자'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전국의사 파업까지도 염두하겠다는 것이다.
추무진 집행부 탄핵을 향해서도 가장 강한 목소리를 내왔다. 최 후보는 두 번의 추 회장 탄핵 임총에서 빠짐없이 회장 즉각사퇴와 탄핵촉구 피켓시위를 강행했었다.
최 후보는 "의료계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없다. 사회적 투쟁 전문가로서 오직 투쟁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며 "추 회장은 문케어나 의료전달체계 개편 관련 의사회원 뜻을 정면부정하고 당치않은 변명을 늘어놨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의협회장 선거 출마를 확정한 6인의 후보들이 모두 문케어 투쟁을 의제로 내세운 가운데 의사회원들이 다자구도 속 표심을 누구에게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정환 기자(junghwanss@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