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기술수출 솔리암페톨 허가심사 기간 연장...GC녹십자-한미도 지연
앱스틸라 이후 2년만의 신약 미국 진출 불발...IVIG-SN 9월 자료보완 통보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2종 올해 FDA 승인
2년 만의 국내 개발 신약 미국 허가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신약 '솔리암페톨'의 허가 예정시기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다. 올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2종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녹십자,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일부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 문턱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 개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의 연내 미국 시장 진출이 무산됐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솔리암페톨의 검토기간을 내년 3월로 연장했다.
솔리암페톨은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선택적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저해제(DNRI)다. 기면증 또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을 동반한 성인 환자의 각성상태를 개선하고, 주간 졸림증을 완화하는 용도로 개발됐다.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의 임상1상시험을 완료한 뒤 2011년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했다. 이후 SK바이오팜과 재즈사가 공동개발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글로벌 임상3상을 마무리했다.
재즈사는 지난해 12월 FDA에 솔리암페톨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20일 허가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었는데, FDA는 솔리암페톨의 라벨 초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검토기간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처방약유저피법(PDUFA)에 따른 새로운 심사기한은 2019년 3월 20일이다.
제드 블랙(Jed Black) 재즈파마슈티컬즈 수석부회장은 "FDA와 협력을 통해 허가검토절차를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겠다. 수면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옵션을 제공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앱스틸라 이후 2년 만에 기대됐던 국내 개발 신약의 FDA 허가는 내년 이후를 기약하게 됐다. 국내 개발 신약의 FDA 허가는 단 3건에 불과하다. 지난 2003년 LG화학의 항생제 신약 '팩티브'가 처음으로 미국 관문을 통과했다. 2014년 동아에스티가 기술수출한 ‘시벡스트로’에 이어 2016년 5월 SK케미칼이 개발한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가 FDA 승인을 받았다.
솔리암페톨의 FDA 승인 지연으로 올해 국내업체가 개발한 신약은 단 한 건도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
올해 FDA 승인이 기대됐던 GC녹십자의 혈액제제 'IVIG-SN'은 지난 9월 FDA로부터 제조공정 자료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공문을 받았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GC녹십자의 간판 혈액분획제제 중 하나다.
IVIG-SN의 미국 품목허가 보완은 두 번째다.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 11월 FDA에 이 제품의 생물학저제제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당초 이르면 2016년 말 품목허가를 기대했다. 그러나 2016년 말 제조공정 관련 보완사항을 지적받고 한 차례 허가가 지연된 바 있다. 또 다시 보완 조치를 받으면서 품목허가 일정은 더욱 늦어지게 됐다.
최근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항암제 포지오티닙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혁신치료제 지정이 불발됐다. FDA의 혁신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제도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병의 치료가 기대되는 신약 후보물질을 우선 심사해 2상 임상 결과만으로도 신속한 허가 부여를 도와주는 제도다.
혁신치료제 지정은 불발됐지만 포지오티닙의 개발 일정은 문제가 없다는 게 스펙트럼 측 설명이다.
사실 FDA 허가심사 일정지연은 흔히 발생하는 변수 중 하나다. 매년 FDA 허가를 받는 신약은 50개를 채 넘지 못한다. 지난해 총 46개의 신약이 FDA 승인을 받았는데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FDA 관문을 뚫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연도별 FDA 승인 신약 건수(자료: FDA 홈페이지)
시장 환경의 변화와 해외 파트너사의 전략도 개발 일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메디톡스가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액상형 보툴리눔독소제제 '이노톡스'는 5년 만에 개발 일정이 확정됐다.
엘러간은 지난 9월 미용 분야 신제품과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소개하면서 액상형 보툴리눔독소제제 '니보보툴리눔톡신A'를 2022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니보보툴리눔톡신A는 메디톡스가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이노톡스의 성분명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3년 엘러간과 총 3억6200만달러 규모의 이노톡스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노톡스는 동결 건조 방식의 기존 보툴리눔독소제제를 액상 형태로 개선한 제품이다. 이 계약으로 메디톡스는 계약금 6500만달러를 받았다. 보툴리눔독소제제의 경쟁구도와 엘러간의 신제품 전략에 따라 임상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미국시장 진출 지연 사례가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난 10월 FDA로부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3'의 바이오의약품허가신청(BLA) 심사기간 연장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FDA에 허가신청서를 냈고 올해 하반기 승인을 기대했지만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SB의 허가심사 기간 연장의 구체적인 연장사유와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 외신은 'SB3'의 FDA 판매허가가 빨라야 내년 초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6년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FDA 관문은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4월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의 FDA 승인을 받은 경험이 있다.
국내 개발 의약품 중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2종이 올해 FDA 승인을 통과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미국 시판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14일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FDA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2016년 FDA 승인을 받은 램시마를 포함해 총 3개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