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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제네릭 위기…동일성분 대체조제 악영향 우려
기사입력 : 19.03.23 0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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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계단형 약가제, 정책적 가격 차등화에 '싼 약' 시장 철수

채산성 떨어져 저가약 수 감소하면 제도 취지 역효과 불가피




정부의 제네릭 약가개편이 가시화 되면 '공동생동 1+3년' 원칙에 따라 한시적으로 제네릭 보험의약품 시장에 충격파가 예상된다.

공동생동을 이용해 저가 제네릭을 생산하는 상당수 제약기업이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네릭 생산을 일부 포기하거나 단독생동으로 재편할 때 그 비용은 고스란히 가격(보험상한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보험약가제도는 상한선을 정해 그 이상의 가격으로는 급여를 받을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상한가 이하의 저가 판매는 시장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제네릭 사이에서도 상한가 차등은 엄연히 존재한다.

때문에 정부는 '검증된' 동일효능 약제가 있을 경우 이왕이면 요양기관에서 저렴한 약제를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갖가지 방법을 채택해 사용해왔다. 보험급여 약품비를 줄여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대표적인 저가약 장려정책은 외래 약국 등에 적용하는 대체조제제도다. 대체조제는 일명 '동일성분조제'로 불리는 기전으로, 생물학적동등성을 입증한 동일성분·동일효능 약제로 바꿔 조제하는 행위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회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또한 약품비 절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체조제 장려·독려책을 정부에 주문해왔다.

현재 보험약제 2만여개 가운데 대체조제를 할 수 있는 약제는 무려 절반에 가까운 1만여개에 달하며, 심사평가원이 매월 선별해 그 수를 늘리고 있다. 이는 그만큼 대체조제 제네릭 가운데 '더 싼' 약제들이 유효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제약기업들이 제네릭을 상한가 이하로 낮춰 경쟁 의약품보다 더 싸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공동생동과 저가 원료 대체, 위탁생산 등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대체조제가 활성화 또는 보편화되지 않은 우리나라 의약품 소비구조에서 계단식 약가 차등제도, 예를 들어 티어(Tier)제도나 참조가격제 등 강력한 가격통제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약기업들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방책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를 앞둔 제네릭 계단식 약가인하정책은 이렇게 만들어진 '저렴한' 약제를 정책적으로 차등화시키면서 사회적으로도 '저질 약' 또는 '가치가 떨어지는 약'으로 규정될 공산이 다분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내 저가약 대체조제 목록 페이지. 심평원은 국회 등의 요구로 매월 저가약 대체조제 가능 품목을 업데이트 하면서 간접적으로 외래 약국 대체조제를 장려하고 있다.


결국 제약사들은 채산성이 맞지 않고 '저질 약' 이미지로 굳어질 싼 약을 아예 포기하거나, 단독생동으로 살아남더라도 기존의 저가를 유지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또한 제네릭 품목 수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의도를 공식화 한 만큼 이는 불가피한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도 전체 약국 0.3% 수준도 못미치는 동일성분·동일효능의 저가약 대체조제율을 바탕으로 한 이 제도의 장려정책에서 '장려'는 빠지고 정책의 흔적만 남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발사르탄 사태가 낳은 이번 약가개편은 제네릭 질 향상과 품목 수 감소를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이지만, 이면의 나비효과는 이 같이 여러 프리즘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정주 기자(jj0831@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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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일성분 의약품 가격들 비교해보면 금방 나오는 걸...
    처음보는 회사들 약이 유명 회사약보다 비싼 경우가 허다한데...
    제네릭끼리 가격차이 별로 안나서 저가인센티브도 유명무실한 것 아니었나요?
    저렴한 제네릭 없어진다고 동일성분 대체조제에 무슨 악영향을 미친다고 이런 기사를...
    19.03.25 15:21:39
    0 수정 삭제 1 1
  • 불법리베이트 주고받는데 지장생길 제약사와 의사들이나 좀 신경쓰이려나??
    알아서들 잘 해보슈ㅋㅋㅋ
    그간 약사들 ㄷㅅ취급할땐 언제고 이제와서ㅋㅋㅋㅋㅋ
    19.03.24 13:19:19
    0 수정 삭제 5 3
  • 존경하는 공무원님, 약사여러분~ 제약회사 수가 1/10수준으로 정리되면 천국이 올것 같죠? 환자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 계실수 있어요. 수요 공급의 게임에서 현재 공급자인 다수는 약자입니다. 환자(공단)이 수요자로서 유리한 게임을 한다고 토종중소기업 패서 부숴버리면 큰데만 남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남은 소수가 외국계라면 심각하죠. 유한 대웅 동아... 간판품목 보시면 사실상 외국계 도매상입니다. 잘못하는 자식이라고 패기만하면 지나가던 행인도 같이 팹니다. 내자식 내가 죽이고나면 탓할곳도 없죠. 그러고 나면 미국에서 약가가 너무 정부주도로 이뤄진다고 불공정성을 주장할 겁니다. 약가가 오르겠죠? 재정이 어려우니 행위료를 깎겠죠? 장기적으로 환자와 약국에 나쁜 영향을 주게됩니다. 정신차려야 합니다. 중소제약사는 제거해야할 악의 축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렇게 갈지도 모릅니다.
    19.03.24 02:56:42
    2 수정 삭제 6 10
  • 공동생동이란 이름아래 다른 회사 임상자료에 숟가락만 걸쳐서 외국원료 가져다 리베이트줘서 영업하는게 관행이었는데 이런 적폐를 드디어 조금이나마 개선할수 있겠군요. 사실 약국에선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닌데 제약회사 자기네들 밥그릇에 피해갈까봐 호들갑이군요. 이런 내용은 1면에 실리기에 부적절합니다.
    19.03.23 12:26:25
    0 수정 삭제 16 6
  • 서구의 모든 국가가 제너릭을 사용하는게 일반화되어 있는데 한국은 특정 집단의 이익에 밀려 제너릭을 법제화하지도 못하고 있으니...심지어 대체조제를 하는 약에 대해서는 자기는 책임을 못진다고 처방전에 도장을 찍어 보내는 의사가 있으니 제대로 흘러 가겠나...
    19.03.23 11:20:32
    0 수정 삭제 9 2
  • 수많은 제네릭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 대체조제의 필요성을 만들고 있는겁니다.

    (가격, 약효) 경쟁력 없는 제네릭이 사라져서 품목수가 줄어드는 것은 대체조제를 해야 할 이유 자체를 사라지게 할 수 있는겁니다.

    마치 대체조제를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서 제네릭이 많아야 할 것처럼 말하는 것은 궤변에 지나지 않습니다.
    19.03.23 10:46:22
    3 수정 삭제 8 1
  • 지금 저렴한 제네릭이 어디있지????
    리베이트 주다가 걸려서 약가 떨어진것말고 뭐가있지?
    아 한올이 넘어가기전 전략적으로 싸게했던경우가 있긴했구나
    근데 넘어간이후 똑같잖아

    솔직히 제약사 애들 배부르고 리베이트로 의사들 약사들 배부르고
    국민은 힘들어지고
    그것밖에 없잖아요

    좀 망할애는 망합시다.
    19.03.23 09:12:43
    1 수정 삭제 1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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