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바이오팜 좌담회…"디클로페낙, 효능·지속시간에 강점"
증상별·부위별 제품 선택 가능…부작용·사용편의성 따져야
비타민B와 상승효과 연구결과…약국매출에도 긍정적 영향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약국판매 일반약 중에 꽤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지명구매 비율은 높지 않은 품목. '파스'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플라스타 혹은 카타플라스마 패취다.
종류도 다양하다. 이로 인해 '파스는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 환자가 그렇다. 일부 약사도 마찬가지다. 많이 팔리기 때문에 제품별 특장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제품별로 분명한 특장점이 있다. 성분에 따라 통증경감도와 부작용 정도가 다르다. 어떤 증상인지, 붙이는 부위가 어딘지, 피부 민감도는 어디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제품을 구매하는 환자가 냄새에 민감한지, 얼마나 오래 붙이려는지, 뗄 때 아프거나 자국이 남는지, 보관이 용이한지 등 사소한 특징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환자도 있다.
많고 많은 파스 중에 어떤 상황에 어떤 제품을 추천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최근 삼양바이오팜 판교연구소에서 지문철 약사(팜스웰약국)를 좌장으로 진행된 이 좌담회에는 약사 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저마다의 복약지도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선택 기준을 피력했다.
◆디클로페낙, 항염증효과·광과민성 부작용 비교우위
파스에 주로 사용되는 성분은 케토프로펜, 플루비프로펜, 피록시캄, 디클로페낙 등이다. 여기에 멘톨이나 노닐산바닐아미드(또는 캡사이신) 성분이 첨가돼 차갑거나 뜨거운 느낌을 준다.
환자는 온도자극에 보다 민감하지만, 통증완화 효과를 내는 것은 NSAIDs 계열의 주성분이다.
결론적으로 여러 성분 중에 디클로페낙이 비교우위라는 것이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약사들의 공통적인 견해였다.
▲배현 약사(밝은미소약국)
배현 약사(밝은미소약국)는 "주로 쓰이는 케토프로펜·플루비프로펜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피록시캄·디클로페낙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토프로펜은 쓰기 까다롭다. 광과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라며 "제품에 따라 2주가량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록시캄은 증상·통증 완화 효과가 뛰어나다. 약효 지속시간이 48시간으로 길다"며 "다만 지속시간이 너무 길다보니, 접착력도 강력하다. 이로 인해 피부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싸다는 점도 환자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디클로페낙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디클로페낙은 지속시간이 24시간으로 길면서 전반적으로 통증완화 효과가 좋다"며 "모든 성분들은 광과민성이 있어, 떼어낸 후에 햇볕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디클로페낙은 다른 성분들에 비해 광과민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급성통증엔 '쿨파스'…만성통증엔 '핫파스'
증상에 따른 적절한 제품선택 방법도 공유됐다. 간단하게는 '쿨(cool)파스'와 '핫(hot)파스'의 용도가 다르다.
무리한 신체활동으로 인한 근육통엔 시원한 느낌을 주는 쿨파스가 좋다. 반면, 만성적인 관절염이나 허리통증에는 핫파스가 효과를 낸다.
▲최용한 약사(부츠약국 하남스타필드점)
최용한 약사(부츠약국 하남스타필드점)는 직접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를 설명했다.
그는 "환자에게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은 시원한 걸 찾느냐, 따뜻한 걸 찾느냐다. 만약 환자가 답을 하지 못한다면 갑자기 아픈지, 오래 아팠는지를 묻는다"며 "급성통증엔 쿨파스를, 만성통증엔 핫파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갑거나 따뜻한 정도도 제품마다 차이가 있다"며 "지나치게 차갑거나 따뜻한 제품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두 파스의 원리는 이렇다. 쿨파스의 경우 통증부위를 차갑게 하고, 이를 통해 혈액의 흐름을 낮춘다. 결국 부종이 줄어들고 급성염증이 가라앉는다.
핫파스는 통증부위를 따뜻하게 한다. 혈액의 흐름이 원활해져 만성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를 낸다. 단, 핫파스를 사용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사용 후 사우나·찜질방·온탕 등 고온자극을 피해야 한다. 패치를 붙인 부위에 화상 위험(1도)이 있기 때문이다.
간혹 만성통증에 쿨파스를 찾는 환자도 있다. 이에 대해 배현 약사는 "이땐 한방파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핫파스만큼은 아니지만 한방물질이 혈액순환을 적당히 원활히 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테일이 선택 가른다…환자편의성 고려해야
환자편의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약효의 지속시간과 피부 알레르기 여부, 심지어는 접착력, 크기·두께, 신축성, 보관상 용이성, 포장문구조차도 제품선택의 이유가 된다.
최용한 약사는 "냄새가 심한 건 싫다, 뗄 때 아픈 거나 끈적이는 건 싫다, 너무 큰 건 싫다는 환자가 있다"며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카모마일향이나 라벤더향처럼 냄새가 저자극인 제품만 찾는 환자도 있다. 여기에 손목이나 손가락처럼 파스를 붙이기 어려운 곳에 크기가 작으면서도 신축성이 좋은 제품을 찾는 환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문철 약사(팜스웰약국)
지문철 약사는 "지퍼백이 있어서 보관이 쉬운 제품도 경쟁력이 있다"고 거들었다.
그는 "대개 파스제품의 포장을 보면 네 모서리가 날카롭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있으면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카타플라스마의 경우 자체로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더 시원한 느낌이 들지만, 플라스타에 비해 두껍다는 단점이 있다"며 "압박대를 사용하거나 스타킹을 신는 경우엔 패치의 두께도 주요 고려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윤수진 약사(수원메디칼약국)
윤수진 약사(수원메디칼약국)는 "일반약이고 환자의 손에 닿는 곳에 있기 때문에 포장도 중요하다"고 공감했다.
그는 "특히 포장에 적힌 문구에 따라 선택이 갈리는 경향"이라며 "업체가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 명확히 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정석 약사(동대문 장안제일약국)가 거들었다. 그는 "개인적 경험으로는 파스의 경우 약사추천 제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60~70%로 높다"며 "포장에 적힌 문구 하나가 약사의 설명에 힘을 실을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배현 약사는 "한 회사가 여러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면 아무래도 추천하는 게 수월하다"며 "쿨파스와 핫파스 외에도 온도자극이 없는 저자극 일반파스까지 라인업을 갖춘 제품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덧붙였다.
◆'디클로페낙+비타민B 상승효과' 시장가능성
여기에 다른 성분과의 시너지효과도 강조할 수 있다. 특히 디클로페낙 성분은 비타민B와의 상승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 부작용 경감과 함께 약국매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오정석 약사(동대문 장안제일약국)
오정석 약사는 "디클로페낙 성분은 비타민B와 함께했을 때 효과가 더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증경감도에 있어 둘의 상승효과를 연구한 논문이 있다. 디클로페낙 경구제를 비타민B와 병용했을 때의 연구이긴 하지만, 패취제에서도 어느 정도 시너지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반면, 다른 성분의 경우 관련 연구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가장 많은 환자가 원하는 것은 강력한 통증경감 효과"라며 "이들에게 경구용 진통제를 함께 주는 것보다는, 비타민B와의 상승효과를 함께 설명하면서 판매하는 것이 부작용을 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좌담회에 참석한 모든 약사가 공감을 표했다. 약국매출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를 함께 나타냈다.
▲홍승혜 약사(서울중앙약국)
홍승혜 약사(서울중앙약국)는 "수많은 파스 중에 어떤 성분의 효과가 더 좋은지 약사들이 먼저 이해해야 한다"며 "침투력(흡수성)이나 통증경감도에 있어 디클로페낙이 효과가 우월하다는 연구결과를 수치로 알리면 환자를 설득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 약사 역시 "디클로페낙이 왜 우월한지를 대중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관련 논문이 나와 있으니,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며 "제조업체가 먼저 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포장에 강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좌장인 지문철 약사는 "전반적으로 디클로페낙 성분의 플라스타에 대한 비교우위를 공감한 자리였다. 약사들이 확신을 갖고 이 성분을 환자에게 설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정리했다.
끝으로 "이번 좌담회를 통해 관절염, 외상 후 통증, 어깨·허리 통증,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으로 파스를 찾는 환자에게 각 상황에 맞는 제품을 추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진구 기자(kjg@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