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옵디보 등 굵직한 항암제 등재 논의 지연
사태 확산 여부 따라 날짜 조율…제약업계 '난감'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코로나19가 의약품 보험급여 등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내일(26일)로 예정됐던 암질환심의위원회 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기다리던 제약사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본래 이번달 암질심 상정이 예고됐던 품목들 중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오노·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니볼루맙)' 등 대형품목들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TKI) 타그리소의 경우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Non-Small Cell Lung Cancer) 1차요법에 대한 급여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PD-1저해제 옵디보의 경우 ▲신세포암 1차요법에서 '여보이' 병용 ▲신세포암 2차요법 ▲재발성 또는 전이성 두경부 편평세포암 암 2차요법 ▲전형적 호지킨림프종 2차요법 등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단 지난 한해 이슈였던 'PD-L1 발현율 여부와 무관한 비소세포폐암 2차요법'은 신청 목록에서 빠졌다.
그러나 암질심이 취소된 만큼, 등재 절차 역시 늦춰지게 됐다.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사태의 확산 여부에 따라 3월 중 새로운 날짜를 정할지, 정규 주기대로 6주 후 개최할지 결정한다는 복안이다.
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국가적인 비상상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급여 등재 논의가 지연되면 그만큼 환자들이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암질심 일정이 연기되면서 시간을 번 제약사도 있다. 바로 MSD의 PD-1저해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이다.
키트루다는 그간 급여 등재 도전에 실패했던 비소세포폐암 1차요법, 방광암, 호지킨림프종 등 3개 적응증에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에서 페메트렉시드 및 백금 화학요법 병용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에서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 등 2개 적응증을 추가해 새로 급여 신청을 냈고 2월 암질심 상정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심의 목록에 키트루다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정확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MSD 입장에서는 재상정 일정에 맞춰 급여 필요성, 재정영향 등에 대해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한편 이번 암질심에는 입센의 항암제 '카보메틱스(카보잔티닙)'도 상정될 예정이었다. 지난달 진행성 신세포암의 2차치료제로 등재됐는데, 간암에 대한 급여 확대를 노리고 있다. 카보메틱스는 2차요법이 없는 에자이의 '렌비마(렌바티닙)' 이슈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옵션이다.
어윤호 기자(unkindfish@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