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알보젠 등 일부 제약사 재택근무 종료
"확산 가능성 남아...시차 출퇴근제·유연근무제 적극 활용"
[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일부 제약사가 재택근무를 종료하면서 영업 담당자도 하나둘 현장에 복귀하고 있다. 지난주와 이번주를 기점으로 제약업계 재택근무 축소 변화가 감지되는데, 재택근무 대신 유연근무제와 시차 출근제 등 감염확산을 최소화하려는 분위기는 유지되고 있다.
정부가 초중고생의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고 일반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있어 사회 전반적인 정상업무 복귀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장기화된 재택근무에 업무효율 저하를 고려한 회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내근직과 요양기관 영업 담당자의 재택근무를 종료했거나 종료하기로 결정한 제약사가 늘어나고 있다.
◆재택 종료 후에도 소극적 영업·출퇴근 시차제로 확산 위험성 최소화
최근 1~2주 사이 재택근무를 종료한 제약사는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알보젠, HK이노엔 등이다.
동아에스티는 3월 마지막 주인 지난 주부터 대구·경북을 제외한 영업사원들이 병원 인근에 대기하는 형태의 '소극적 영업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정상화 시기를 대비해 거래처 현황파악과 대응 마련, 외부에서의 고객 면담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도 대구지역 영업사원을 제외한 대부분 영업직이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근직은 2개 조로 나눠 재택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HK이노엔은 병원 영업담당자의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근직의 격일 재택근무는 이번주부터 해제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에 시차 두는 방식으로 대중 접촉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반면 재택근무를 아직 유지하는 제약사도 적지 않다. 에자이, 애보트, 화이자업존, 사노피, 오노제약 등 외자사들과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동화약품 등 국내사 일부도 일단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의 경우 영업직과 내근직 모두 4월 둘째 주인 다음주까지 재택이 확정된 상황이다.
그러나 재택근무 연장 여부를 일주일 단위로 갱신하는 회사들이 많아 이주 내 다음주 재택근무 해제를 결정하는 제약사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재택이 종료된 회사라 해도 근무현장 운영 방식은 이전과 달라졌다. 감염 확산 가능성이 남아있는 탓에, 제약사들은 직원 간 대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차용하고 있다.
오노제약은 이번주부터 재택과 출근 중 선택이 가능한데다, 출근 직원도 단축근무를 할 수 있고, 한미약품은 사무실에 출근하는 내근직의 유연근무제를 권장하고 있다. HK이노엔 본사 직원들도 시차 출퇴근제를 적용하고 있다.
◆대기업 재택 종료 등 사회적 분위기 영향...재택 장기화에 업무효율 하락도 원인
이처럼 재택근무 형태에 변화가 시작된 데에는 사회 전반적인 정상업무 복귀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정부는 온라인개학이긴 하나 전국 초·중·고 개학을 결정했다. 9일 고3·중3 학생을 시작으로 16일과 20일 순차적으로 개학해 집에서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SK그룹과 같은 대기업들의 재택근무 종료 결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SK그룹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이 최근 재택근무 종료를 선언하며 정상 근무형태를 되찾아가고 있다.
아울러 영업을 기반으로 하는 제약사가 더 이상 영업활동을 중단하기 어렵다는 내부적 고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재택근무를 도입한 회사는 2월부터 3월까지 최장 2개월 간 영업활동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영업활동 중단과 직원들의 업무효율 하락, 내부 콘텐츠 교육의 한계 등이 재택근무 종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매출을 결산한 제약사 중 적지 않은 수가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위기감이 영업활동 재개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아직 하루 두자리 수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지만 직원들의 사기 저하, 영업활동이 중단된 상황을 이어갈 수만은 없다"며 "재택근무를 지속하는 제약사들도 재택 종료 시점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7407057@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