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이어 글로벌 제약사 2곳과 동일기술 수출 계약 성사
계약금 350억원 육박...추가 계약성사 가능성 기대감 제기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알테오젠이 6개월만에 또다시 신약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자체 개발한 하이브로자임 플랫폼기술(원천기술)을 글로벌 제약사 2곳에 각각 넘기면서 작년 매출보다 많은 계약금을 확보했다. 계약금 규모로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성사시킨 기술이전 계약 중 10위권에 해당한다. 2건의 기술수출로 벌어들인 계약금을 합치면 지난 4년간 영업손실을 만회하고도 남는다.
동일한 플랫폼으로 복수 계약이 가능한 원천기술이 결실을 맺으면서 적자에서 벗어나 연구개발(R&D) 재원을 마련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다는 평가다.
▲알테오젠, 글로벌제약사에 원천기술 이전...계약금 '193억'
알테오젠은 글로벌 제약사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에 대한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지난해 11월 같은 기술을 다른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한지 6개월 여만이다. 경영상 비밀유지 조건에 따라 계약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제형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로 바꿔주는 ALT-B4 기술 사용권한을 넘기면서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upfront fee) 1600만달러(193억원)를 확보했다. 1차계약금 800만달러는 계약일로부터 영업일 30일 이내(2020년 8월 5일 이전)에 수령하고, 나머지 800만달러는 비임상 독성자료 전달(2020년 7월 말) 후 30일 이내에 수령한다.
계약금과 별개로 수령 가능한 금액은 최대 38억6500만달러(4조6770억원)다. 계약회사가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을 적용해 복수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를 시작할 때마다 마일스톤이 추가로 발생하는 구조다. 일부 품목이 임상시험에 실패하거나 판매금액이 적을 경우 총계약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ALT-B4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이다. 약물이 인체 피하조직을 뚫고 들어갈 수 있게 도움으로써 기존에 정맥으로 투여하던 단백질 치료제를 피하주사제로 바꿀 수 있다. 정맥주사 제형의 경우 매번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으로부터 투여받아야 하지만, 피하주사는 환자 스스로 자가주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 개선효과가 기대된다.
회사 측은 새롭게 개발한 ALT-B4 기술에 '하이브로자임'이란 이름을 부여했다. 그간 글로벌 시장을 독점해온 할로자임의 기술대비 단백질 안정성과 생산성이 높고, 면역원성이 개선돼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원천기술 비독점적 계약...추가 계약성사 기대감↑
이번 계약은 알테오젠이 동일한 원천기술을 6개월새 글로벌 제약사 2곳에 이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알테오젠은 작년 11월 글로벌 제약사 한곳과 ALT-B4 원천기술의 비독점적 사용권리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으로 1300만달러(약 153억원)를 받고, 마일스톤 명목으로 최대 13억7300만달러를 보장받았다.
최근 성사된 ALT-B4 기술이전 2건 모두 계약금과 총 계약규모 면에서 그간 국내 제약사들이 체결한 역대 기술수출 계약 중 상위권이다. 이번에 알테오젠이 받은 1600만달러보다 계약금 규모가 큰 거래는 한미약품의 5개 대형 기술수출(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제넨텍)과 동아에스티, 한올바이오파마(로이반트), JW중외제약(레오파마), 유한양행(레이저티닙, NASH치료제), SK바이오팜(세노파메이트) 등 11건에 불과하다. 계약금으로만 보면 역대 12위에 해당하는 셈이다.
▲알테오젠의 연도별 매출, 영업익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알테오젠은 연이은 2건의 계약으로 총 2900만달러(약 346억원)의 계약금을 챙겼다. 알테오젠의 작년 매출 29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업계에서는 계약회사가 원천기술을 복수 신약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일스톤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데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기술이전 2건 계약의 총 규모는 52억3800만달러(약 6조3000억원)다. 단, 계약상대가 원천기술을 접목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모두 품목허가와 판매 이정표를 달성했을 때 수령 가능하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그럼에도 단일 파이프라인을 이전하는 형태의 기술수출과 비교할 경우 계약상대가 후보물질 개발을 방치하거나 갑작스럽게 반환하는 등의 위험요소가 적다는 점은 원천기술 이전 계약의 매력으로 거론된다.
가장 큰 장점은 확장 가능성이다. 알테오젠은 상대방에게 원천기술의 비독점 사용권리를 넘기면서 또다른 제약사와 추가 계약 여지를 열어놨다. 벌써부터 추가 계약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는 이유다.
▲반년만에 글로벌 기술이전 2건...계약금수익, 작년 매출 초과
연이은 기술수출 계약성사로 알테오젠은 적자 흐름을 끊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됐다.
기술수출 수익금은 실적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알테오젠의 지난해 매출은 292억원으로 전년 137억원대비 113.3% 신장했다. 영업손실은 77억원에서 23억원으로 50억원 이상 축소됐다.
지난해 말 수령한 계약금을 실적에 반영한 데 따른 효과다. 알테오젠의 지난해 매출 중 인간히알루로니다아제가 117억원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알테오젠의 기술이전 계약 현황(자료: 금융감독원)
알테오젠은 2010년 이래 크고 작은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켜왔다. 국내 기업인 옛 CJ헬스케어에 지속형 성장호르몬 기술을 이전하면서 2억원을 수령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 키세이제약과 브라질 크리스탈리아, 중국 치루제약, 3S바이오 등과 바이오시밀러, ADC 유방암 치료제 등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질 크리스탈리아로부터는 매년 소정의 기술료 수익가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에는 하이브로자임 기술수출 관련 계약금 외에도 2011년 엔브렐, 허셉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기술수출 계약 3건과 작년 7월에 체결한 지속형 성장호르몬 기술이전 계약 1건과 관련해 16억원의 수입이 반영됐다.
올해는 더 큰 폭의 실적개선이 가능하리란 전망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연결기준 알테오젠의 매출이 전년대비 57.5% 늘어난 460억 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139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 하이브로자임 기술로 6개월 내 3건의 추가 기술수출을 기대할 만하다"란 의견을 냈다.
안경진 기자(kjan@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