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토픽] 6월 처방액 60억...작년 3월 발매 이후 누계처방 605억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에이치케이이노엔(옛 CJ헬스케어)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올 상반기 외래에서만 307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발매 이후 1년 여만에 누계처방 600억원을 넘어서면서 국산 신약 흥행기록을 갈아치웠다.
17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은 지난 2분기 162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73억원보다 121.9% 상승한 액수다. 상반기 누계처방액은 307억원에 달한다.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라는 새로운 계열의 항궤양제다. 위벽세포에서 산분비 최종 단계에 위치하는 양성자펌프와 칼륨이온을 경쟁적으로 결합시켜 위산분비를 저해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첫 적응증으로 위식도역류질환을 확보하고 작년 7월 위궤양 치료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케이캡은 발매 첫달인 지난해 3월 15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발매 첫해 300억원에 육박하는 처방실적을 올리면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국내개발 신약 중 발매 첫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제품은 케이캡이 유일하다.
▲케이캡의 원외처방액 월별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올해 들어서는 3월 처방실적 5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 60억원을 찍으면서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발매 이후 16개월동안 케이캡의 누계처방액은 605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케이캡이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대비 약효발현이 빠르고, 식전 식후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다는 편의성을 갖춘 데다 우수한 약효지속력으로 야간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등의 차별성이 처방 현장에서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소화기계 분야 강한 영업력을 지닌 종근당과의 공동 판매도 시너지를 냈다. 옛 CJ헬스케어는 지난해 1월 종근당과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고 케이캡 발매 준비에 나섰다. 국내 종합병원과 병·의원 등 전 부문에서 케이캡의 국내 영업, 마케팅 활동을 함께 진행하는 조건이다.
지난해 불거진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의 반사이익을 봤다는 평가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말 항궤양제 라니티딘을 함유한 완제의약품 전체에 대해 제조·수입과 판매를 중지하고 처방 제한 결정을 내렸다.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초과 검출됐다는 이유에서다.
케이캡은 라니티딘과 일부 사용영역이 중복된다. 불순물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9월 케이캡의 월처방액은 31억원 수준이었지만, 9개월만에 2배가까이 치솟았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은 케이캡의 해외시장 진출활로도 적극 모색 중이다. 국내 허가 이후 중국,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 등 총 23개 국가에 진출했고, 지난달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건강한 성인 대상으로 케이캡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평가 등을 진행하는 1상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안경진 기자(kjan@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