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 제기…1심선 동아 승리
'프로드럭' 방식 새 특허회피 전략도 갈림길에
▲포시가 제품사진.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SGLT-2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특허분쟁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신 아스트라제네카가 도전자인 동아에스티를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제네릭사의 손을 들어준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불복, 특허법원에 이 심결을 취소해달라는 소를 제기한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특허분쟁을 2심으로 끌고감에 따라, 동아에스티가 들고 나온 '프로드럭' 방식의 특허회피 전략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제약업계에선 모처럼 나온 새로운 특허전략이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특허법원의 판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8일 동아에스티를 상대로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특허심판원이 내린 심결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특허심판원은 지난 6월 23일 동아에스티가 포시가 물질특허에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동아에스티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 심결은 제약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많은 제약사가 포시가 물질특허에 도전했지만, 유일하게 동아에스티만이 회피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가 홀로 특허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프로(pro)드럭'이라는 기술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파글리플로진 화학구조. 여기서 일부 치환기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동아에스티는 포시가 특허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프로드럭은 염 변경과 같은 듯 다른 전략이다. 원리만 놓고 보면 비슷하다. 일종의 개량신약이다. 물질의 치환기를 변경해 본래 물질과 조금 다르게 개량하는 식이다.
다만, 염과 치환기는 차이가 크다. 염 변경의 경우 물질의 화학구조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프로드럭은 화학구조가 일부 변경된다.
기술력에도 큰 차이가 있다. 염의 경우 단순 이온결합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프로드럭의 경우 공유결합이라는 더 까다로운 방식으로 치환기를 변경해야 한다. 성공가능성도 더 낮다.
제약업계에선 '염 변경' 전략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프로드럭이 새로운 특허전략이 될지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과거 많은 제네릭사가 채택했던 염 변경 전략은 지난해 1월 이른바 '솔리페나신 판결'로 불가능해진 상태다.
프로드럭을 완전히 새로운 물질로 봐야할지, 기존 물질을 일부 개량한 정도로 봐야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특허심판원(1심)은 프로드럭을 오리지널 물질과 다른, 새로운 물질로 해석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동아에스티가 개발 중인 제품이 다파글리플로진과 동등한 체내 약물동태를 나타내며, 다파글리플로진으로 전환되어 효과를 발휘하므로 포시가 물질특허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 물질특허의 권리범위를 재확인하고, 포시가의 지적재산권을 지켜가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김상표 대표이사 사장은 "다파글리플로진 물질특허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투자된 연구개발의 성과물"이라며 "이같은 우수한 특허기술이 존속기간 만료일까지 존중받는 동시에, 특허권의 부당한 사용에 대한 엄정한 대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시가 물질특허는 2개다. 하나는 2023년 4월 7일 만료되고, 다른 하나는 2024년 1월 8일 만료된다. 이 가운데 2024년 만료되는 특허무효 소송은 제네릭사가 1심에서 승리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두 건의 특허를 모두 회피한 곳은 동아에스티가 유일하다. 특허장벽을 없앤 동아에스티는 임상과 허가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다른 업체보다 9개월여 앞서 제네릭을 출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진구 기자(kjg@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