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ARB 불순물 조사 확대…텔미사르탄은 왜 제외됐나
기사입력 : 21.06.25 06:00:52
2
플친추가
식약처, 올메·칸데·피마사르탄 추가조사 지시…6개 성분

"텔미사르탄 등, 테트라졸 고리 없어 불순물 가능성 낮아"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불순물 조사의 범위를 ARB​(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 약물 전반으로 확대했다. 다만 ARB 약물 가운데 텔미사르탄·아질사르탄·에프로사르탄은 추가조사 목록에서 제외됐다.

제약업계에선 제외된 이유에 대해 해당 성분들이 공통적으로 '테트라졸 고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3일 일선 제약사에 올메사르탄·피마사르탄·칸데사르탄의 불순물 발생가능성을 분석·평가하라고 지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해당 성분 의약품을 보유한 원료·완제업체라면 내달 22일까지 '아지도 불순물(AZBT)' 발생가능성을 분석·제출해야 한다.

불순물 조사 범위가 기존의 이르베사르탄·로사르탄·발사르탄 등 3개에서 ARB 약물 전반으로 확대된 셈이다.

국내에 허가된 ARB 계열 약물은 총 9개다. 로사르탄, 발사르탄, 아질사르탄, 에프로사르탄, 올메사르탄, 이르베사르탄, 칸데사르탄, 피마사르탄, 텔미사르탄 등이다.

이 가운데 텔미사르탄과 에프로사르탄, 아질사르탄은 식약처의 추가조사 지시 범위에서 제외됐다. 국내 허가된 '미카르디스' 등 텔미사르탄 함유 797개 품목과 '이달비' 등 아질사르탄 5개 품목, '테베텐' 등 에프로사르탄 2개 품목은 추가조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AZBT도 NDMA도…테트라졸 고리 합성과정서 발생 가능성

 ▲테트라졸 고리 분자구조. 많은 ARB 약물이 이 분자구조를 포함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선 각 성분별 분자구조의 형태가 식약처의 조사 범위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식약처가 분자구조상 '테트라졸 고리'가 있는 성분만 한정해 불순물 조사를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식약처는 아지도 불순물이 ‘Br-OTBN(4`-Bromomethyl -2-cyano-biphenyl)’과 ‘Sodium Azide(NaN3)’가 반응해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Br-OTBN은 테트라졸 고리를 합성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주요 중간체다. 여기에 Sodium Azide라는 시약을 더하면 테트라졸 고리가 합성된다. AZBT가 아자이드 계열 물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테트라졸 고리 합성을 위해 사용한 '시약(아자이드)'이 특정 조건에서 반응해 '발암의심 물질(AZBT)'로 생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18년 발사르탄 사태 때 검출된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식약처는 테트라졸 고리를 만들기 위해 용매로 사용한 디메틸포름아미드(DMF)가 고온공정 과정에서 디메틸아민으로 분해됐고, 여기에 아질산염(NaNO2)이 반응해 생성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NDEA(N-니트로소디에틸아민)도 마찬가지다. 시약으로 사용한 트리에탄올아민(TEA) 자체에 함유된 불순물 디메틸아민과 아질산염이 반응해서 생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결론적으로 테트라졸 고리를 포함한 ARB 약물은 언제든 AZBT 또는 NDMA·NDEA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식약처의 판단이다.

◆9개 ARB 중 조사대상 6개만 ‘테트라졸 고리’ 포함

이 연장선상에서 각 ARB 약물의 분자구조를 살피면, 올메사르탄·피마사르탄·칸데사르탄·이르베사르탄·로사르탄·발사르탄에서만 테트라졸 고리가 확인된다.

나머지 텔미사르탄·아질사르탄·에프로사르탄에선 관찰되지 않는다. 테트라졸 고리의 유무가 식약처의 불순물 발생가능성 조사 지시 범위와 일치한다.

 ▲9개 ARB 약물의 분자구조. 위 6개 약물은 테트라졸 구조를 포함하고 있는 반면, 아래 3개 약물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아래 3개 약물은 식약처의 불순물 발생가능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같은 성분이라도 어떤 시약이나 용매를 썼느냐에 따라 불순물 검출 가능성이 나뉜다"며 "또, 분자구조상 테트라졸 고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도 발생 가능성이 다르다. 텔미사르탄의 경우 테트라졸 고리가 없기 때문에 불순물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구 기자(kjg@dailypharm.com)
글자크기 설정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 아예 처음 밝혀진 불순물에 대해서
    무작정 새로운 불순물이 나왔으니까
    조사도 업체가 하고 시험법도 업체가 만들고
    이런 식이면 식약처가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음
    21.06.28 08:42:52
    0 수정 삭제 2 1
  • 문제되는 불순물은 매 로트 출하마다 시험하는 게 낫지 않을까?
    발생가능성 평가를 한다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생성기전도 있을 수 있고
    각 회사 평가자료에 대한 신뢰성도 이슈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바에 식약처에서 시험법과 허용 기준을 설정하고
    잔류용매 시험처럼 매 로트마다 시험한 후 출하하면 되지 않을까?
    비용 감당할 수 없는 업체들은 자연스레 품목 취소시키고..
    21.06.25 11:06:09
    0 수정 삭제 5 1
0/300
 
메일보내기
기사제목 : ARB 불순물 조사 확대…텔미사르탄은 왜 제외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