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희귀질환 분야 도전장…치료제 없던 1형에 신약 내놔
피부·뼈·신경계 종양 발생해 여러 장애 일으켜…암 가능성도
코셀루고, 68% 종양크기 감소…연 2억원 달하는 비용에 급여 등재 관심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그간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던 희귀질환인 신경섬유종증에 처음으로 치료 옵션이 생겼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셀루고(성분명 셀루메티닙)'로 희귀질환 영역에 발을 들였다.
신경섬유종증은 신경 조직, 뼈, 피부 등에 종양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약 85%가 17번 염색체 장완의 NF1 유전자가 면이된 1형에 해당한다. 1형 유병률은 3000명 중 1명 꼴이다.
1형 환자의 약 절반이 경험하는 총상신경섬유종(PN)은 신경을 따라 몸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는데 생긴 위치와 크기에 따라 운동범위가 제한되거나 통증, 외형상 문제를 일으킨다. 내부에 종양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내부 장기를 압박하게 된다.
종양은 대부분 양성이고 천천히 자라지만, 일부는 악성으로 진행되거나 여성에서 유방암으로 이어질 확률이 있다.
신경섬유종증은 소아 때 1~3cm 크기의 밀크커피반점이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6세경 시신경교종(뇌종양), 6~10세에 척추측만증 등의 증상을 겪는다. 성인에서는 홍채에 생기는 과오종인 리쉬 결절이 대부분 발견된다.
▲자료: 아스트라제네카
현재까지 이 질환은 치료제가 없어 증상이 나타나면 그때그때 대증 치료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가능한 부위를 수술로 제거하거나 항암·방사선 치료를 하는 식이다. 하지만 수술을 해도 대부분 재발하며, 대부분 큰 수술이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부담감이 크다. 특히 소아 환자에서 재발이 잦아 수 차례 수술을 해도 진통제를 달고 살아야 하고 언어·운동 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다.
코셀루고는 아스트라제네카와 MSD가 공동 개발한 치료제다. MEK 활성을 차단해 세포주의 성장을 억제한다. 허가 근거가 된 SPRINT 2상 임상에서 코셀루고는 투여 환자의 68%에서 종양 크기를 20% 이상 감소시켜 1차평가지표인 객관적반응률(ORR)을 달성했다. 또 부분반응을 보인 환자의 82%는 12개월 이상 반응이 지속됐다. 치료를 하지 않은 환자들은 1.5년이 지나면 절반이 질병 진행을 겪는데, 코셀루고를 쓴 환자들은 3년까지도 15% 정도만 질병이 진행됐다.
통증 개선에서도 12개월 시점에서 베이스라인 대비 2점 정도의 통증 감소를 기록해 임상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이를 근거로 코셀루고는 증상이 있고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 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인 만 3세 이상 소아 환자 치료제로 국내 허가됐다.
첫 치료제의 등장은 의료진과 환자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오지영 세브란스병원 임상유전과 교수는 24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개최한 코셀루고 온라인 간담회에서 "그간 대증치료만 가능했기에 환자들도 굉장히 힘들어했고 의료진으로서도 제시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없이 경과만 볼 수밖에 없어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첫 옵션으로 등장한 코셀루고는 나아가야 할 길이 많다. 먼저 아직까지 국내에서 받은 적응증은 소아 환자에 국한된다. 허가 근거가 된 SPRINT 임상도 2~18세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신경섬유종증은 성인 환자들도 많아 오 교수는 적응증 확대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이 병은 성인이 되면서 종양이 더 커지거나 개수가 늘어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추후에는 성인으로까지 적응증이 확대돼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비용으로 급여 등재는 필수다. 하루 2번씩 휴지기 없이 복용해야 하는 코셀루고는 해외의 경우 한달 드는 비용이 1500~2000만원 정도에 달한다. 연간 2억원에 육박하는 돈이다. 아직 국내 가격은 미정이나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허가-급여 연계 제도를 통해 허가 전 급여 신청을 한 상태다.
정새임 기자(same@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