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글로벌 제약 인수합병 거래 분석…32건 체결·하반기 빅딜
오라클, 전자의료기록 '서너' 인수에 33조원…MSD는 엑셀러론 인수
사노피 올해 5건 인수 계약 '최다'…mRNA·자가면역질환 강화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의 바이오텍 인수가 이어지고 있다. MSD-엑셀러론, CSL-비포파마, 오라클-서너 등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빅딜'이 하반기에 이뤄졌다.
데일리팜이 올해 주요 글로벌 기업의 바이오텍 인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32건의 딜이 이뤄졌다. 인수 규모는 약 1171억5500만 달러(약 139조2387억원)에 달한다. 7건의 비공개 딜을 감안하면 인수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단계의 바이오텍 인수가 주를 이뤘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 굵직한 빅딜이 이어졌다. 빅파마들이 관심을 보인 분야는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에 집중됐다. 또 코로나19 백신으로 관심을 받은 mRNA 기술을 사들이려는 행보도 이어졌다.
제약업계 '빅딜', 오라클-서너·CSL-비포·MSD-엑셀러론
가장 큰 인수합병은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전자 의료기록 업체 '서너' 인수로 인수 금액은 283억 달러(약 33조6346억원)다. 일반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세계 2위를 차지하는 오라클은 서너를 인수함으로써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오라클 역사상 가장 큰 거래로 기록되기도 했다.
제약업계에서 화제가 됐던 엑셀러론 인수자는 MSD로 결정됐다. MSD는 BMS와 경쟁 끝에 엑셀러론을 115억 달러(약 13조6678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올해 글로벌 제약사가 진행한 인수합병 중 가장 큰 규모다. 희귀약 전문 개발 업체인 엑셀러론은 골수암 및 베타지중해빈혈 치료제 '레블로질'을 갖고 있으며,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소타터셉트'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이다. 희귀질환 영역을 강화해 키트루다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2월 MSD는 판디온 테라퓨틱스를 18억5000만 달러(약 2조1201억원)에 인수하며 면역 질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도 했다.
호주 제약사 CSL은 스위스 제약기업인 비포 파마를 117억 달러(약 13조9055억원)에 인수하며 눈길을 끌었다. 기존 보고서에서 언급된 '85억 달러 이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거래다. 비포 파마는 신장질환 관련 치료제를 다수 시판 중이며,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을 합하면 CSL은 약 37개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백신과 혈장 제품이 주를 이뤘던 CSL의 새로운 행보로 보여진다.
100억 달러를 웃도는 빅딜을 성사시킨 또 다른 제약사는 박스터다. 디지털 의료기기 전문 기업 힐롬을 105억 달러(약 12조4793억원)에 인수했다. 박스터는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 침대 등을 보유한 힐롬을 인수함으로써 디지털 헬스케어를 강화하고자 했다.
사노피, 6건 M&A에 10조원 투입…노바티스 유전자 치료제 강화
사노피는 올해만 무려 6건의 거래를 단행하며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올해 1월 카이맵과 4월 타이달을 각각 14억5000만 달러(약 1조7233억원), 4억7000만 달러(약 5586억원)에 인수했고 이어 8월 트랜스레이트를 32억 달러(약 3조8032억원), 카드몬을 19억 달러(약 2조2582억원)에 사들였다. 12월에는 오리짐과 아뮤닉스 두 곳과 인수 계약을 맺었다. 아뮤닉스의 계약 규모는 12억2500만 달러(약 1조4559억원)이며, 오리짐의 계약 규모는 비공개다.
타이달과 트랜스레이트는 모두 mRNA 기술을 가진 곳이다. 원조 백신 명가로 꼽히지만 mRNA 개발 기술은 마땅치 않아 코로나19 사태에서 화이자, 모더나에 밀렸던 사노피다. 이에 사노피는 올해 6월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1월에 인수한 카이맵은 자가면역질환 신약 개발사이며 12월에 인수한 오리짐은 피부질환 치료 백신을 개발 중이다. 사노피가 올해 바이오텍 인수에 쓴 금액은 82억 달러(약 9조7457억원) 이상이다.
노바티스는 올해 두 곳의 안질환 유전자 치료제 전문 개발 기업을 인수하며 유전자 치료 신약에 의지를 드러냈다. 9월 인수한 아크토스와 12월 인수한 자이로스코프 모두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이다. 앞서 노바티스는 2018년 아벡시스 인수로 AAV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를 성공적으로 상업화한 바 있다.
화이자는 아레나와 트릴리움을 인수에 약 90억 달러를 투입했다. 트릴리움은 CD47을 표적하는 항암제 개발 기업으로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CD47 약물을 개발 중인데, 이번 거래도 화이자도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레나는 S1P를 표적하는 자가면역질환 신약 개발 기업으로 알려졌다.
암젠과 다케다도 각각 두 건의 거래를 체결하며 항암제 영역 강화에 나섰다. 암젠이 인수한 파이브프라임과 테네오바이오는 각각 FGFR2b, PSMA/CD3를 타깃하는 신약을 개발 중이다. 다케다는 CD3 이중항체 개발 기업인 매버릭을 인수한데 이어 감마델타 T세포를 활용하는 감마델타를 사들였다.
정새임 기자(same@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