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인터뷰] 김한곤 유한양행 글로벌BD 팀장
▲김한곤 유한양행 글로벌BD팀장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파견 업무 종료를 앞두고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 그리고 미래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오픈이노베이션·오픈콜라보레이션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제약바이오분야 R&D 리스크 헤지(Risk Hedge·위험방지)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건이다.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기업, 정부와 기업, 기업과 대학 간 활발한 오픈형 연구개발이 절실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협회와 회원사 간 경계를 허물고,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진행 중인 '해외업무 전문가 파견 프로젝트'가 성숙기에 접어들며, 다양한 성과를 도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업무 전문가 파견 프로젝트'는 유력 제약기업의 수출·라이선스 인-아웃 전문가 1명을 추천받아 협회 대외협력본부 글로벌팀에 파견, 다양한 글로벌 진출 네트워크와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창출하는 중장기 전략기획 업무시스템이다.
파견 기간은 1년이며, '1호 업무 수행'은 김동섭 일동제약 해외사업부 차장이 2020년 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맡았고, 바통을 김한곤(45) 유한양행 글로벌BD팀장에게 전달했다.
김한곤 팀장은 2021년 2월 15일에 협회로 파견돼 내달 14일 업무를 종료하게 된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김한곤 팀장은 뉴욕주립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뉴욕주지방법원·로펌에서 경력을 쌓은 후 한국전력공사 국제계약팀, 삼성중공업 준법경영실을 거쳐 2016년 유한양행에 입사한 해외사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김한곤 팀장은 "협회 근무 시간은 매주 월·목요일 이틀간 일정으로 소화된다. 주요 업무는 회원사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인·물적 시스템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산학연 연계사업, FDA·EMA·빅파마 동향·정보·지식을 공유하고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것도 중요 업무 방향성이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 ▲보유 파이프라인을 기인한 라이선스 인-아웃 ▲산학연 공동프로젝트 ▲해외거점기지 기획 등으로 대별된다.
지난 1년 간 김 팀장이 협회 파견 업무를 수행하면서 도출한 결과물은 종약학·약물전달시스템을 주제로 MIT 로버트 랭거 교수와 함께한 컨퍼런스, 10대 제약기업과 글로벌 진출 성공 사례와 권역별 전문가가 참여한 미래비전 설계, 캠브리지대학 산하 밀러 연구소와의 산학연계 프로그램, 보스톤 CIC 복합사무공간에 국내 제약기업 입주 지원, 헬스케어기업 엑셀레이터 스위스 바젤론치 맞춤형 프로그램 가동 등을 들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오픈콜라보레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김 팀장은 "개발도상국에 있어 신약개발 중요 포인트는 리스크 헤지다. 아직까지 국내기업들은 수천억원이 투자되는 퍼스트 인 클래스 R&D 분야에 있어서 여유롭게 자금을 투자할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더라도 리소스의 공유와 확장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례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다케다제약은 일본 내수시장에서 작은 거인에 불과했지만 애보트와 오픈이노베이션·오픈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알아주는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케다만이 가진 고유의 연구개발 능력·후보물질을 미국과 유럽 특성에 맞게끔 임상 프로코콜을 디자인하고, 현지 방식의 영업·마케팅 방법을 애보트를 통해 습득한 것이 성공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파견 중의 고충·애로사항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성숙과 자성 그리고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디딤돌로 발전했다.
김 팀장은 "5일 중에 2일을 협회에 출근해 집중업무를 수행해야해 물리적으로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즉각적인 성과보다 회원사 공동의 이익을 위한 거시적인 안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업무 특성도 넘어서야 할 도전이었다. 하지만 팀원들과 다양한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올바른 목표 지향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파견 업무 한 달여를 앞둔 그는 후임자에 대한 조언과 팁도 아끼지 않았다.
김 팀장이 1년 동안 파견업무를 수행하면서 얻은 협회 글로벌팀 리더로서의 자격 요건은 팀원과 자연스럽게 융합되는 부드러움의 카리스마와 대체 불가능한 전문역량 확보 등이다.
덧붙여 김 팀장은 "협회 글로벌팀에서 1년간 일하며 값진 노하우와 교훈을 얻었다. 거시·미시적 관점이 결합된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콜라보레이션을 창출해 유한양행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공생의 물꼬를 터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노병철 기자(sasiman@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