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비스' 퇴출 대웅, 니자티딘 시장서 약진...일동, 고전
보령 '스토가' H2수용체길항제 시장 점유율 1위
동아에스티 점유율 2위...'가스터' 3년 새 처방액 3배↑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항궤양제 ‘라니티딘’의 퇴출 이후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제약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보령제약과 동아에스티가 동일 계열 의약품의 약진으로 영향력을 크게 확대했다. 대웅제약은 주력 제품의 판매금지로 큰 손실을 입었지만 최근 니자티딘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반격을 시작했다. 일동제약은 '큐란'의 판매금지 이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9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보령제약이 가장 많은 198억원의 외래 처방금액을 기록했다. H2수용체길항제 전체 처방금액 1518억원 중 13.0%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H2수용체길항제는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등에 사용하는 약물로 라니티딘, 파모티딘, 니자티딘, 라푸티딘, 록사티딘, 시메티딘 등이 있다. 지난 2019년 라니티딘 성분이 불순물 초과 검출로 전 제품이 퇴출되면서 최근 시장이 요동쳤다. 2018년 라니티딘 함유 의약품의 처방액은 H2수용체길항제 시장의 77.7%를 차지했다.
보령제약은 불순물 파동이 발생하기 전인 2018년 12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는데 3년 만에 58.1% 늘었다. 보령제약은 H2수용체길항제 중 라푸티딘 성분의 스토가 1개 제품을 보유 중이다. 불순물 파동 이후 스토가가 빠른 속도로 라니티딘의 처방을 흡수하면서 처방액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해 처방액은 전년대비 5.2% 감소하며 성장세가 주춤했다.
동아에스티가 지난해 처방액 172억원으로 점유율 11.3%, 2위를 차지했다. 동아에스티의 H2수용체길항제 제품은 파모티딘 성분의 동아가스터 1개다. 동아에스티는 2018년 61억원에서 3년 새 180.5% 신장했다. 보령제약보다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선두권에 안착했다.
영업력 강화 전략이 높은 성장세의 원동력으로 지목된다. 동아에스티는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 일동제약과 손을 잡았다. 일동제약이 라니티딘 단일제 큐란의 판매중지 이후 동아가스터의 영업에 가세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됐다.
대웅제약이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웅제약의 H2길항제수용체의 처방금액은 75억원으로 2020년 7억원대에서 무려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대웅제약의 니자티딘제제 액시드가 수직 상승했다.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퇴출로 가장 큰 손실을 입은 업체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복합제 알비스와 알비스D가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했다는 이유로 판매 금지됐다. 알비스와 알비스D는 라니티딘, 비스무스, 수크랄페이트 등 3개 성분으로 구성됐다.
대웅제약은 2018년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63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이중 알비스와 알비스D가 62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알비스와 알비스D의 퇴출로 대웅제약은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사실상 소멸되는 위기에 처했다. 니자티딘 성분의 액시드의 2018년 처방액은 5억원대에 불과했다. 최근 대웅제약이 알비스의 퇴출 이후 니자티딘 공략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액시드의 처방액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액시드 1개 제품의 약진으로 지난해 니자티딘제제의 전체 처방액은 전년대비 32.9% 증가하며 H2수용체길항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휴텍스제약이 지난해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94억원의 처방액으로 점유율 3위에 올랐다. 한미약품, JW신약, 팜젠사이언스가 각각 50억원대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반해 일동제약은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큰 손실을 입은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2018년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24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라니티딘 단일제 큐란이 231억원어치 처방됐다. 하지만 큐란의 판매금지 이후 일동제약은 지난해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올린 처방액은 1억원에도 못 미쳤다. 일동제약은 현재 시메티딘 성분의 하이메틴을 보유 중이다.
H2수용체길항제 품목별 처방액을 보면 스토가와 동아가스터가 선두권을 형성했고 액시드가 3위로 뛰어올랐다. 한미파모티딘, 휴텍스파모티딘, JW신약의 베스티딘 등이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