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건소에 청구 시 '필수비급여 소명서식' 첨부 지침
"동네 병의원이 발행 안 해... 현장 상황 모른 채 부담만 안겨"
약사회 "서식 없는 비급여 약제는 환자에게 약값 받아야"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비급여 약제를 처방한 건데 소명서식이 추가로 왜 필요한가요. 현장을 모르는 정부의 행정편의적 지침에 혼란만 커집니다."
▲의료기관에서 처방과 함께 발행해야 하는 소명서식.
재택환자 비급여 청구 시 의료기관이 발행한 필수비급여 소명 서식을 첨부하라는 정부 지침에 일선 약사들이 행정편의적이라며 공분하고 있다.
동네 병의원에서는 코로나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면서 필요에 따라 유산균, 정장제, 성인시럽제 등 비급여 약제를 포함시키고 있다.
정부는 이때마다 ‘필수비급여’임을 소명하는 서식을 발행하고, 약국에선 의료기관이 발행한 서식을 함께 첨부해 보건소 청구해야 한다는 지침이다.
정부는 의사협회를 통해 동네 병의원에서도 서식 발행을 하도록 안내했다고 하지만, 서식을 받아 본 적 없다는 약사들이 대다수다.
우선 약사들은 병의원에 확실한 안내가 있었어야 한다며, 정부가 통보에 가까운 안내로 현장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다.
서울 A약사는 "서식을 받았다는 곳은 없다. 병의원에서 하지 않는 걸 약국에서 지키라고 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그동안 받았던 비급여 약값에 대해서는 사실상 약국에서 떠안으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A약사는 "액수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급여 청구를 받으려고 병의원에 말해서 다시 서식을 적어달라고 요청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해서 비급여 약을 처방한 건데 그걸 소명할 자료를 왜 첨부해야 되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은 약국에서 본격적으로 청구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오늘(25일)을 기점으로 급여 청구와 함께 비급여 청구를 하는 과정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B약사는 "아직은 약사들이 비급여 청구에 대해서는 인식을 못하는 면이 있다. 급여 청구도 몰아서 할 것이기 때문에 그때 비급여 청구 문제에 불만이 한꺼번에 나올 것"이라며 서식 첨부 문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비급여 처방을 추가 소명하라고 안내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비급여 처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A약사는 "이럴 거면 차라리 의료기관의 비급여 처방을 제한하는 편이 맞다. 또 급여와 비급여를 나눠 청구하도록 하면서 약국이 떠안는 행정부담이 지나치다"면서 "서식을 간소화해주거나 한 곳으로 청구를 일원화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약사회도 회원 문자를 발송해 비급여 소명 서식이 발행되지 않은 경우, 약국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환자에게 비급여 약값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정흥준 기자(jhj@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