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추가 조치 언급…비약사 출신 이사장 선임도 검토
지부들 “본부·식약처 갈등에 새우등 터져”...지부장협의회 구성
대한약사회장이 식약처장 등과 만날 가능성 제기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식약처의 마약퇴치운동본부 4개 지부 국고보조금 지급 중단 결정을 두고 식약처와 지부들 간 갈등이 심상치 않은 기류로 흐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마약퇴치운동본부 대전, 충남, 충북, 경남 4개 지부에 국고보조금 지급 중단을 통보했다. 식약처의 이번 결정으로 이들 지부는 3분기부터 사업 운영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문제는 식약처가 마퇴본부 조직 운영, 사업 현황 등에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이 없을 시 추가 조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달 말 임기가 마무리되는 현 장재인 이사장 후임으로 비약사 출신 이사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약사회와 갈등 가능성을 내포하는 부분이다.
마퇴본부의 전신이 대한약사회이고 조직 구조 상 13개 지부 대부분이 각 지역 약사회가 후원금과 인력을 보태야 사업이 가능했던 만큼, 비약사 출신 이사장 선임은 약사회에 적지 않은 내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마퇴본부와 식약처 간 갈등이 애꿎은 지부들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현재 마퇴본부 구조 상 각 지부들이 사실상 독립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부와 식약처 간 뜻이 다른 부분을 조율하지 못한 게 결국 각 지부들에 대한 제재 조치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부들에서는 별다른 대안 없이 4개 지부의 사업 중단 통보와 다름 없는 국고보조금 지급 중단을 통보한 식약처와 더불어 이 같은 상황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본부 측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는 형편이다.
마퇴본부 지부 한 관계자는 “4개 지부에 이어 추가로 국고보조금을 중단할 수 있다는데, 사실상 해당 지역은 마퇴본부가 개점휴업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식약처는 마퇴본부가 유관기관이라며 관리 감독을 주장하고 있는데, 당장 4개 지역 지부 활동이 중단되는 데 대한 대안은 있는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부들은 당장 생존 여부가 달린 상황인데 본부에서는 이에 대한 어떤 대처나 갈등 봉합을 위한 움직임도 없다”면서 “오랜 기간 식약처와 본부 간 갈등이 지부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지부 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그간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해 일 해 왔던 지부들에서는 현재 상황에 분노가 상당하다”고 했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13개 지부들은 최근 지부장협의회를 구성하고 협의회장을 중심으로 대응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이 나서서 식약처장이나 관련 부서와 만남 자리를 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퇴본부 또 다른 지부 관계자는 “우선 지부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부장협의회를 구성했고 협의회장과 간사를 세웠다”면서 “상황이 심각한 만큼 대한약사회장이 나서서 식약처와 협의하는 자리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bob83@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