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범, 서울 송파구 약국 돌다 약사 신고로 현장검거
식약처 "약국이 공모하지 않았다면 처분 이유 없어"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서울 지역 약국을 돌며 위조 처방전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받다 검거된 위조범이 최소 6곳의 약국에서 약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조 처방으로 향정 조제를 한 약국들은 행정처분을 우려하고 있지만, 식약처는 범죄 공모가 없다면 약국에 행정처분을 부과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위조 처방 환자는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약국을 돌며 스틸녹스, 졸민정 등 향정을 조제 받았다. 이 환자는 강원 지역 모 병원에서 발급한 처방전을 들고 다녔는데 수상함을 느낀 약사가 병원에 연락을 취하며 위조 처방이라는 것이 발각됐다.
약사는 병원에 처방전을 팩스로 보내 진료 내용을 확인했고, 해당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맞지만 향정 처방을 낸 환자가 아니었다. 위조 처방이라는 걸 확인한 약사는 경찰에 즉시 신고했고, 환자는 멀리 가지 못하고 약국 인근에서 검거됐다.
구약사회는 긴급 회원 안내를 통해 위조범과 처방 정보를 공유하고, 피해 약국을 취합했고 이미 6곳의 약국을 들렀다는 걸 확인했다.
관할 경찰서에서 위조범을 상대로 수사 중이기 때문에 복수의 약국에서 조제한 향정약은 모두 증거물로 보관 중인 상황이다.
지역 A약사는 “강원도 관할 보건소로부터 경찰 조사 이후 사건사고 확인서를 받아 송파구보건소에 제출해 NIMS 보고를 처리하면 된다고 안내 받았다”고 전했다.
송파구보건소에서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으며, 약국의 향정 재고 관리에 대해선 식약처에 질의, 답변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보건소 관계자는 “식약처에 1차로 질의를 남기기는 했는데 답변이 오면 약국들에 안내를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데일리팜은 식약처에 상황 설명을 하고 후속 조치에 대한 질의를 남겼고, 식약처는 위조 여부와 관계없이 향정은 기존처럼 보고하고 위조에 공모하지 않았다면 행정처분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더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봐야겠지만, 약국에서 조제를 했다면 기존과 똑같이 마약류 보고를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조 처방에 대해선 경찰이 수사를 마무리 해봐야겠지만, 약국이 위조에 공모하지 않았다면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정흥준 기자(jhj@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