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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공급 독려가 전부...감기약 사용단계 대책이 없다
기사입력 : 22.08.30 1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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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스페셜] "코로나, 우크라 사태 등 외부변수와 무관한 자생환경 구축을"

약사들 "성분명 처방 인정하고 한시적 사후통보 폐지를"

제약 "원료 공급 지원 필요... PVA가 부담, 약가 문제도 해결을"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코로나19 이후 의약품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약국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약 부족 현상을 개별 약국의 부담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생산·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사용량을 검토해 쏠림 없이 고루 치료제로서의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약국가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생산·공급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사용 단계에 대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A약사는 "적정한 양의 약이 생산되고 공급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되고 공급된 약이 얼마나 잘 사용되고 있는지 분석이 전무하다"면서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 있는 약국들이 고충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가 만든 동일성분 의약품 관련 카드뉴스.


◆'약심 대변' 약사회는 뭐하나= 약 부족 현상에 대한 비난은 약사회로도 쏟아졌다. 현장에서 약사들은 매일 같이 약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 비해 약사회 측의 움직임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사회도 약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제약바이오협회, 의약품유통협회 등과 간담회를 갖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설명이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이 직접 지오영 인천물류센터와 코오롱제약을 방문해 생산과 유통의 협조를 구하는 등 균등한 공급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

 ▲지오영 인천물류센터를 방문한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다만 약사들은 실효성 없는 정부 감기약 신속대응시스템을 왜 약사회가 나서 건의했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십 년 넘게 방치돼 오던 소포장 공급 시스템을 이용해 감기약 수급 현상을 풀겠다는 것은 약사들이 볼 때도 실현 불가능한 조치였기 때문이다. 사용 약국이 많지 않고 실제 요청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소포장 의약품이 잘 공급되지 않는다는 한계로 무용지물에 불과했던 SoSDrug에 감기약 신속대응시스템을 붙이는 것은 애초에 예상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약사회 관계자는 "확진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식약처가 코로나 관련 제제들의 모니터링을 중단한다고 밝혀 약사회가 관련 모니터링을 계속해야 한다고 적극 의견을 피력했던 부분"이라며 "SoSDrug에 매주 10품목씩 관리하자는 논의가 식약처, 의사협회, 제약계, 유통계와 함께 이뤄졌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사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생산이 안 돼 사실상 무용지물인 프로그램이 돼 버렸다는 것.

이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원료가 수급이 돼야 하고, 지금 만들어 져도 2개월 뒤에나 현장에 나오다 보니 식약처도 이 기간을 1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라며 "생산과 사용, 약가 등 얽혀 있는 문제가 유기적으로 풀릴 때 수급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매주 6000통씩 수입…재유행땐 긴급조치 검토"= 정부는 우선 이번 주부터 매주 조제용 타이레놀 500정 덕용제품을 6000통씩 수입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2만여개 약국이 한꺼번에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공급받을 수는 없지만 여기에 국내 생산 물량이 함께 공급되면 일정 부분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또 재유행 시 긴급조치 등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약사회와 가진 감담회에서 "9~10월에 재유행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사전에 품절약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공적 공급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부가 품절약 사태에 적극 개입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긴급조치는 특정 품절 의약품에 대한 퇴장방지 의약품 지정, 긴급 명령에 따른 관련 제약사에 대한 손실 보상, 약사회 긴급 수정 조정 요청권 부여 등이 포함된다.

◆"한시적 조치, 약국에도 적용해 달라"= 약국은 의약품 재고 부족 사태에 있어 정부가 약국에도 한시적 사후통보 제외, 성분명 처방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계와 의료계에 대체조제 독려를 당부하는 정도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문제가 제기되자 복지부가 의료계 등을 통해 처방시 주의를 당부했으나 현장에서는 공염불에 그친다는 평가다.


약사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약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약국이 중간에서 중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국에서 약이 없는 경우 동일 성분으로 대체조제를 하는 게 우선이고, 그 다음이 동일효능군에 대한 처방변경 조제를 하는 순서라면, 현재는 동일효능군에 대한 변경 조제가 절실하지만 일부 의사들의 비협조와 인식 부족으로 인해 약국에서 환자를 돌려 보내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재 역할을 하는 약국에 협조하지 않고, 동선을 왜곡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아세트아미노펜이 품절일 경우 처방 목록에서 제외하거나, 대란이 빚어지고 있는 품목에 대해 성분명 처방을 적용하거나, 한시적으로 품목군을 지정하는 등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약사회장도 "약사의 의약품 중재 활동인 동일성분명 조제와 변경 조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국민 홍보와 적정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감염병 심각단계에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는 것처럼 사후통보 등 행정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회장도 "마스크와 자가검사키트, 일반약 타이레놀 대란 때는 정부가 수요와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해 왔다. 문제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손을 놓고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라며 "생산부터 사용까지 식약처와 복지부가 유기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B약사도 "감염병 상황에서 필수의약품 처방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확진자 1인에게 아세트아미노펜 650mg을 2정씩 1회, 3회 7일분으로 총 42정을 처방하는 등의 문제가 현재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관계 부처와 현장의 '품절약에 대한 정의' 개념이 상이하여 생기는 행정적 오류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약사 자생능력 키울 수 있는 제도, 위기대응시스템 절실= 제약사들도 할 말은 많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철야, 주말 근무에 연구소 직원들까지 생산라인에 투입해 가동량을 최대로 올린 지 오래라는 설명이다.

제약회사 관계자는 "생산 물량을 최대로 잡고 있다. 일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경우 작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생산량만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된다. 여기에 약가 인하 등이 발목을 잡는 것도 사실"이라며 "회사 차원에서는 손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건정심이 가격을 통제하다 보니 낮은 약가와 원료 생산에 따른 인센티브 등이 전무한 점, 사용량 약가 연동제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 등이 복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제약회사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구축돼 있지 않다는 문제도 유념해야 한다. 저약가 우선 정책으로 인해 제약사들이 특허약에만 매진하고, 그 외 약들은 위수탁을 맡기는 등의 일련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원료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약가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며 "이미 오미크론 사태로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진해거담제가 망가진 전적이 있는 만큼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우크라 사태 등 변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국내 자생 환경이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상시 위기대응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정부가 이 같은 위기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약국에서 자체적인 위기 관리 방식인 사재기를 할 수밖에 없고,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품절 문제를 오롯이 약국의 문제로 돌릴 게 아니라 그들의 처방 중재 등에 대한 역할 부여와 의약단체의 협업 등이 이뤄질 때 제2, 제3의 품절 대란으로부터 환자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혜경 기자(khk@dailyphar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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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량이 문제가 아니라, 비대면 처방으로 인한 중복처방 등 무분별한 end-user 단계에서 효율적으로 사용이 안되는 것임.
    코로나로 제약사들 품목별 매출이 다늘었는데 왜 커버가 안될까
    22.08.30 16:22:14
    0 수정 삭제 0 0
  • 무능
    22.08.30 14:44:10
    0 수정 삭제 0 0
  • 의사들이 협조하여 수요를 줄여야 하고
    일부약국으로 쏠리는 유통 왜곡을 잡아야 한다.

    많이 만들면 뭐하나 힘 있는 약국에서 쓸어가는데......

    " 정부는 우선 이번 주부터 매주 조제용 타이레놀 500정 덕용제품을 6000통씩 수입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2만3천여 약국에 6000통/1주일, 택도 없다.
    골고루 나눠줘도 1주일에 약국당 0.3통 이게
    언발에 오줌 누기다.


    22.08.30 13: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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