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유한양행 사장 "렉라자 글로벌 출시 총력"
"기술수출 신약개발 속도...신규 신약과제 연구 확대"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올해 항암신약 렉라자의 1차치료제 승인을 기대합니다.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와 미래 지속성장을 위해 신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58)은 올해 기대되는 R&D 성과로 렉라자를 지목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레이저티닙’ 성분의 렉라자는 2021년 1월 국내 개발 31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을 방해해 폐암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렉라자는 1, 2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투여 후 T790M 내성이 생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2차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최근 렉라자는 임상시험에서 1차치료제 가능성이 확인됐다. 렉라자는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활성 EGFR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3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진행한 임상3상시험(LASER301)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이 임상 결과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총회에서 공개됐다.
유한양행은 LASER301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1차치료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렉라자가 1차치료제로 승격되면 처방규모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렉라자는 국내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렉라자는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 115억원을 기록하며 발매 2년째에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개발 항암신약 중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것은 렉라자가 처음이다.
조 대표는 “렉라자의 1차 치료제 국내 판매와 함께 글로벌 출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테크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다. 얀센은 레이저티닙 판권 도입 이후 자체 개발한 이중항암항체 '아미반타맙' 등 다양한 약물을 활용해 임상시험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얀센은 이르면 연내 FDA 허가 신청도 예상된다.
조 대표는 렉라자 뿐만 아니라 기술수출 신약의 개발 진전을 기대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포함해 지난 2018년부터 총 5건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2018년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 YH14618 기술을 이전했다. 2019년 1월에는 길리어드사이언스와 NASH 치료를 위한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치료제 YH25724를 기술이전했고 2020년 8월 미국 프로세사파마수티컬에 기능성 위장관 질환 치료후보물질 YH12852를 기술수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NASH치료제 YH35324는 지난해 유럽 임상1상시험에 진입했고 올해 1a상 완료와 1b상 진입이 목표다. 유한양행은 2021년 말 YH25724의 임상1상시험 진입으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1000만달러를 수령한 바 있다. 후속 임상단계에 돌입하면 추가 기술료 취득이 가능하다.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은 미국 임상3상시험이 전개 중이다. 위장관운동장애치료제는 프로세사 주도로 미국 임상2b상이 진행 중이다. 길리어드와 공동개발 중인 NASH/섬유증 치료제는 전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조 대표는 “차세대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대사·섬유증 질환과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R&D 전략을 제시했다.
유한양행이 보유한 항암제 신약 파이프라인은 총 13개에 달한다. 대사질환 분야는 NASH 및 비만치료제 등 7개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CNS 질환은 알츠하이머, 고셔병, 말초신경병증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주요 신약 과제를 보면 만성두드러기, 식품알레르기,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치료제 YH35324는 국내 임상1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은 국내 임상1상시험에 돌입한 상태다. 새로운 작용기전의 장기지속형 단백질 비만치료제 YH34160는 단독 및 병용 투여에서 체중 감소효과를 확인했고 올해 미국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
조 대표는 “자체 기술과 함께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전략적 연구협력과 파이프라인 도입으로 글로벌과 한국시장을 겨냥한 혁신 신약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 거점별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유한양행은 미국과 호주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설립된 유한USA는 유망 바이오벤처 투자, 글로벌 임상과 기술 수출 등을 담당하는 미국 현지법인이다. 유한양행의 100% 자회사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맡는다.
유한USA는 미국 동부 보스턴과 서부 샌디에이고에 각각 사무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유한USA가 미국 현지의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을 직접 방문해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망 기술이나 신약 후보물질에 직접 투자하는 전략이다.
유한USA는 지난 2020년 위장관질환치료제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유한USA는 미국 현지에서 기술수출 파트너 물색과 계약 협상을 직접 진행했고 프로세사파마수티컬과 최종 계약을 성사시켰다. 유한양행은 유한USA에 총 231억원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은 2019년 호주에 유한ANZ를 설립했다. 호주는 임상연구에 대해 세제혜택 및 임상절차 간소화로 저비용·고효율 진행이 가능하다. 유한양행은 유한ANZ를 활용해 오세아니아 및 아태지역의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수출과 도입을 추진 중이다.
조 대표는 “그동안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R&D와 신규사업을 위한 투자에 매진했다”라면서 “올해에도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과 기반기술 확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다양한 투자 방법과 협력 관계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에도 활발한 투자를 통한 오픈이노베이션 활동도 지속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10년간 55개 기업을 대상으로 총 5572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를 단행했다.
조 대표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규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기존 사업강화와 R&D 개발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업 확장을 통한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회를 끊임없이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