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제약사들 세파 항생제 매출 반등...'계륵'의 반전스토리
기사입력 : 23.04.13 12:10:45
0
플친추가

세파 항생제 처방액 1년 새 33% ↑…작년 코로나 확진자 급증 영향

주요 생산업체 실적 덩달아 증가…매출 감소 이어가다 지난해 반등

"작년 수요 급증 따른 일시적 상황일 뿐…여전히 생산성 낮다"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이른바 '세파 항생제'를 생산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숨통이 트였다. 지난해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관련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상당수 기업이 사업 철수를 고민하던 직전년도의 상황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매출 증가는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선 기업들은 전반적인 항생제 처방률 감소와 생산단가 상승이 꾸준히 이어지는 최근 흐름에서 여전히 사업 축소·중단과 관련한 고민이 작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세파 항생제 매출 반등 성공…코로나 확진자 급증 영향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진약품의 항생제 관련 매출은 2021년 596억원에서 지난해 686억원으로 1년 새 15% 증가했다.

크라모넥스·세파클러·세프타지딤 등 직접 생산·판매하는 제품의 매출은 306억원에서 427억원으로 40% 늘었다. 이 기간 세파 항생제 원료의 특판 매출은 2억원에서 18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세프카펜·세프디토렌·세프타지딤 등 수출 실적은 289억원에서 242억원으로 16% 감소했다.

영진약품의 항생제 관련 매출은 2021년까지 꾸준히 감소한 바 있다. 2019년 1022억원에 달하던 관련 매출은 2020년 856억원, 2021년 596억원으로 2년 새 42%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증상 완화 목적의 처방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경구용 세팔로스포린제제의 지난해 처방금액은 2596억원으로 전년보다 33.4% 증가했다 '세파 항생제'라고도 불리는 세팔로스포린제제는 폐렴, 인후두염, 편도염, 기관지염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항생제다.



코로나 1·2년차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019년 2711억원 규모이던 세파 항생제 처방시장은 2020년 2115억원, 2021년 194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 초기엔 감기·독감 환자가 급감하며 크게 위축됐지만, 지난해엔 진해거담제와 함께 코로나 증상 완화 목적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년 새 처방액 33%↑…사업 철수 고민하던 기업들 '숨통'

다른 세파 항생제 생산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직전년도까지 꾸준한 매출 감소로 사업 철수를 고민하던 기업들의 숨통이 트였다.

보령의 세파 항생제 관련 매출은 2019년 253억원에서 2020년 20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지난해엔 217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코러스는 코러스세파클러·코러스세프트리악손·케이악손·세포졸 등 세파계 항생제를 생산한다. 이 업체의 합산 항생제 매출은 2019년 60억원에서 2021년 45억원으로 2년 새 24% 감소했으나, 지난해엔 53억원으로 반등했다.

위더스제약의 위더스세파클러캡슐은 2019년 15억원이던 매출이 이듬해 6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엔 21억원으로 2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제품을 포함한 위더스제약의 항생제 매출은 2020년 20억원에서 지난해 50억원으로 2년 새 2.5배 늘었다. 대웅바이오 역시 세파 항생제 '시클러' 매출이 2021년 74억원에서 지난해 98억원으로 32% 증가했다.



이밖에 경보제약, 국제약품, 제일약품의 세파 항생제 관련 완제약 매출이 지난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보제약의 세파계 항생제 원료의약품(API) 매출은 2021년 376억원에서 지난해 363억원으로 4% 줄었다.

◆"세파 항생제 수요 확대 일시적…여전히 수지타산 안 맞아"

상당수 업체가 사업 철수를 고민하던 2020·2021년도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20년엔 대형제약사 A사가 세파 항생제 수탁생산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A사는 현재 다른 제약사가 위탁한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고, 현재는 자사 제품만 생산한다.

또 다른 대형제약사 B사는 지난해 세파 항생제 전공용장을 매물로 내놨었다. 몇몇 업체가 인수를 검토했으나, 이 제약사가 매각 의사를 철회하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중견제약사 C사 역시 지난해 세파 항생제 사업 철수를 고민한 바 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 장기화 과정에서의 세파 항생제 처방 감소가 이유였지만, 고질적인 수익성 악화 문제가 이들로 하여금 사업 철수를 고민케 했다는 분석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세파 항생제 사업 철수 고민이 올해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선 기업들은 원료가격은 날로 뛰는데 비해 공급가격은 건강보험에 의해 유지되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중국·인도로부터 수입하는 세파 항생제 주요 원료의 가격은 최근 2년 새 10~20%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제품 가격은 급여 등재된 가격이 장기간 유지 중이다.

여기에 정부가 꾸준히 항생제 처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급성 상기도감염에서 항생제 처방률은 2010년 52%에서 2020년 36%로 감소한 상태다.

세파 항생제를 생산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1·2세대 세파계 항생제의 경우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생산량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 하려고 해도 항생제 처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며 "최근엔 국내 인건비도 크게 올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진구 기자(kjg@dailypharm.com)
글자크기 설정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0/300
 
메일보내기
기사제목 : 제약사들 세파 항생제 매출 반등...계륵의 반전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