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배송 반대 홍보물 시민 배포...현수막·전광판 눈길
권영희 회장 "정부는 약사들과 논의해야...부작용 우려 커"
▲서울시약사회와 24개 분회 회원 200여명이 서울역 앞 결의대회에 모였다.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물 오남용 부추기는 의약품 배송 결사 반대". 오늘(12일) 오전 서울역에 모인 200명의 약사들이 출근길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시민들은 걸음을 멈춰 약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가 하면, 약사들이 직접 나눠준 비대면진료-약배송 반대 홍보물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또 플랫폼 약배송의 위험성을 담은 전광판 광고와 현수막들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서울시약사회는 24개 분회 임원, 회원들과 함께 서울역 앞 결의대회와 대국민 홍보를 진행했다.
먼저 결의대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약사들은 국민들을 향해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의 우려점을 전달했다.
윤종일 동대문구약사회장은 “주먹구구식이다. 이대로 물러서지 말고 약사들이 뭉쳐 국민건강을 지켜야한다. 비대면진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비정상을 정상화해야한다”면서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오늘 새벽부터 나왔다. 시민들이 우리 목소리에 귀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외쳤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광판 광고 트럭, 현수막 등이 눈길을 끌었다.
김종환 시약사회 자문위원과 최흥진 구로구약사회장도 “약사들이 함께 국민 건강권을 지켜야 한다. 믿음을 갖고 힘을 합쳐 나가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위학 중랑구약사회장은 “국민건강권 사수를 위해 이른 아침 국민들에게 외쳐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제일 문제는 플랫폼을 매개로 시장을 형성하고, 이로 인해 의약품 남용이 이뤄지는 현실이다. 약사들이 들고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더 열심히 투쟁하겠다”며 결의를 보였다.
이날 행사를 주도한 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은 정부의 일방적인 시범사업 추진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시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비대면진료가 필요한 일부 환자층에 대해선 공론화해 소통하고, 약 배송 문제점에 대해선 약사들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영희 회장이 직접 시민들에게 약배송 문제점 홍보물을 전달하는 모습.
시범사업 예정인 6월 전까지 국민들에게 계속 문제점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대로 시범사업이 추진되면 온라인약국, 법인약국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권 회장은 “복지부가 국민건강을 무시하고 보건의료계를 산업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일부 비대면진료가 필요한 환자도 있을 것이다. 이를 공론화하고 논의해야 한다”면서 “6월 1일부터 시행하려면 시행안이 나와야 하는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하고 있다. 의약품 배송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다. 직접 전달을 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배송을 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지난 3년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할 것들을 연구해서 진행해야 한다”면서 “비대면진료 공백이 있으니 밀어붙인다는 건 부적절하다. 모든 것이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비대면진료만 정상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며 정부와 약사, 국민들에게 더 신중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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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을 입은 약사들이 골고루 퍼져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건넸다.
권 회장은 “의약분업을 할 때도 이렇게 많이 바뀔 줄 몰랐다. 비대면진료가 생기면 30개 플랫폼이 나와있지만 대기업도 진입하게 될 것이다. 보건의료계가 산업화되고 민영화될 것이다”라며 “또 이대로 진행되면 처방약만 배송하리란 법이 없다. 일반약도 배송을 요구할 것이고, 온라인약국 개설과 법인약국으로 확대될 것이다. 일부 약사들은 유혹을 느낄 수 있지만 멀리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약사회는 남은 기간 계속해서 약사들의 목소리를 국민들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권 회장은 “오늘 현장에서 배포하는 전단지를 회원 약국에서 배포할 것이고, 전광판 차량 광고를 통한 대국민 홍보도 이어간다”면서 “또 다음주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성분명처방 없는 비대면진료는 안된다는 입장을 계속 전하겠다”고 밝혔다.
정흥준 기자(jhj@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