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이 없어 환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체 뭐가 문제이고,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지난해 초 오미크론발 코로나 확산으로 발발한 의약품 품귀, 품절 사태가 1년 반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약국에서는 없는 약을 구하는게 일상이 됐고, 환자 복약지도나 상담에 앞서 재고 확보가 우선인 상황이 됐지만 1년이 넘도록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의사들이 모인 한 학회는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단순 소아용 처방의약품을 넘어 희귀, 필수약까지 품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장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의약품이 품절임에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 나선 한 의사는 약 품절 초기만 해도 약을 못 구하는 인근 약국의 나태함 때문이라고 오해도 했지만 이런 상황이 1년 이상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다 범위도 확산되고 있는건 약국을 넘어 분명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번 간담회를 지켜본 약사들은 지금이라도 의사들이 약 품절 상황에 목소리를 보탠데 대해 반가움을 표시했다. 2년 가까이 지역 약국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정부에 해결을 호소도 했지만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주도로 올해 초 품절의약품 대응 민관협의체가 구성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제도적 측면의 해결안 마련은 갈길이 멀어 보인다.
품절약의 명확한 개념과 분류부터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약 품귀, 품절의 근본적 원인 파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협의체 차원에서 식약처, 약사회, 제약협회 등과 협의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소아용 해열제에 이어 슈도에페드린 성분 슈다페드정 균등공급 추진했지만, 단기적 성과일뿐 현재 약사와 의사, 그리고 환자가 즉면해 있는 약 품절의 근원적 해결에는 동떨어져 있다.
정부는 약 품절 사태는 단순 약국, 약사들의 수고와 고생에 머무르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병원에서의 진단을 통한 약 처방, 약국에서의 조제, 투약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결국 그 결과는 환자에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약 품절 문제에 대한 구조적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할 이유다.
의사는 말했다. “의사 판단, 환자 상태에 따라 꼭 처방하고자 하는 약이 있지만 그 약이 품절이라 처방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이는 곧 환자의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힘 없는 의사라 환자들에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적어도 품절된 약으로 인해 의사, 약사가 환자들에 미안할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김지은 기자(bob83@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