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초기 종양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항암백신 임상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치료·예방 목적을 동시에 지닌 항암백신의 기전은 면역체계를 자극함으로써 종양을 축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T세포라고 불리는 면역세포는 종양 항원을 인식 하고 암을 공격하는데, 이 같은 치료방식은 면역관문억제제(키트루다, 옵디보, 여보이 등)와 면역세포치료제(CAR-T세포 치료제 등) 개발과 연결돼 있어 향후 항암백신 제품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항암백신 임상과 관련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는 국가는 미국으로 대형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임상 2상 중간단계에서 미국계 빅파마를 중심으로 대형 라이선스 아웃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존스홉킨스병원은 암에 걸리지 않았지만 유전적 돌연변 및 가족력으로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은 25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돌연변이 KRAS 펩타이드를 함유한 백신에 대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췌장암은 대부분 KRAS라는 성장 단백질의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되는데, KRAS는 여러 유전자 중 가장 먼저 돌연변이가 발생함에 따른 치료제 개발 착안이다.

MD앤더슨암센터는 암에 걸린 적이 없거나 관해상태가 있는 린치증후군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결장암과 자궁내막암 임상2상에 돌입했다.

개발 중인 백신은 린치 종양에서 발견되는 무려 209개의 프레임이동(frameshift) 신생항원에 대한 DNA를 전달하도록 변형된 바이러스로 구성돼 있다.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다음 단계로 5~10년에 걸쳐 수백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펜메디슨연구팀은 유방암 및 기타 일부 암의 위험을 높이는 암 유전자인 BRCA1 또는 BRCA2의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으며, 암이 발생한 후 관해 상태에 있는 16명을 대상으로 백신에 대한 안전성 및 면역 반응을 검증 중이다.

지금까지 대학병원과 연구기관의 항암백신 개발이 순항 중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바로 임상환자 모집군 확보가 대표적인 어려움이다.

건강한 사람이 종양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 예방 백신의 승인까지 15~20년 상당의 시간이 걸려 특허권 설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항암백신의 종류는 DNA, 단백질 등이 대부분인데, 수율과 가격 확보 측면에서 mRNA 백신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따라서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 성공을 기반으로 지질 입자를 사용해 항원 mRNA를 세포로 운반하는 플랫폼 구축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국 FDA는 지난 2010년 전립선 암 치료 백신 '프로벤지(Provenge)'를 승인하면서 치료백신 시장이 본격 개막됐다.

글로벌 빅파마 중 환자맞춤형 항암백신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는 머크와 제넨텍이다.

머크는 지난 2016년 모더나 테라퓨틱스(Moderna Therapeutics)사와 mRNA 암백신 'mRNA-5671'의 개발을 위해 제휴관계를 체결했다.

mRNA-5671는 인간의 암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변이 형태인 KRAS에 반응하는 항암백신으로 2017년 11월 임상1상에 돌입했다.

제넨텍은 바이오앤테크(BioNTech)와 협력해 NGS를 기반으로 환자 본인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종양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항암백신의 임상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