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힙하게' 제작사-작가 동일 의혹
"시청에 불편함 없고 유사사례 재발 않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 약속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넷플릭스 신작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편향되게 병원약국과 약사를 표현해 폄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드라마를 제작한 제작사와 작가가 최근 약사를 폄훼해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와 최근 방영됐던 JTBC 드라마 '힙하게'와 제작사와 작가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왼쪽)'와 JTBC '힙하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제작사는 필름몬스터, 힙하게 제작사는 스튜디오피닉스, SLL(스튜디오룰루랄라)이지만 2022년 SLL이 필름몬스터를 인수하며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3명의 작가 역시 이름이 모두 동일하다.
힙하게에서 약사는 본인의 이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남자주인공인 이민기가 지명하는 약이 아닌 다른 약을 강권하며 "내가 알러지 환자를 얼마나 고쳤냐"고 도리어 타박하는 장면이 연출돼 논란이 됐었다.
이에 대해 9월 SLL은 대한약사회의 항의에 사과 입장을 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당시 SLL은 "다양한 사회 기여 활동과 공공심야약국 등 지역 주민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시는 약사들에게 제작진 또한 깊은 감사의 마음과 신뢰를 갖고 있다"며 "코믹하게 묘사하기 위한 여러 씬들 중 하나로 약사가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시작 전 전면 자막을 통해 드라마가 명백히 픽션이라는 걸 고지하고 오해가 없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약사에 대한 설정으로 자긍심에 큰 상처를 받으셨다는 의견에 사과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시청에 불편함이 없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또 다시 폄훼 논란이 빚어지게 된 것.
◆"약사 폄훼-악의적 묘사" 대약-병약 공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0화에서 병원약사가 조제실수를 하고도 환자에 대한 책임이나 사명감 없이 핑계 대기에 급급하고 무책임을 넘어 무능력한 캐릭터로 그려진 데 대해 병원약사회가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병원약사회는 9일 오전 긴급 임원 회의를 소집하고, 이 같은 연출이 환자 안전과 약제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만성적인 인력 부족 상황에서도 과중한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전국 8000여 병원약사의 현실을 도외시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병원약제부 업무와 역할에 대한 이해나 현장조사 없이 약사를 폄훼하고 악의적으로 묘사한 데 대해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약사회는 대응방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받는 동시에 ▲해당 내용 삭제 ▲사과 내용의 자막보도 ▲재발 방지 등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공문을 작성해 대한약사회와 같이 제작사를 항의방문 한다는 계획이다.
◆우연인가, 악연인가= 약사 폄훼로 논란이 된 두 드라마의 제작사와 작가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일부에서는 강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불과 두 달 전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상황에서 또 다시 폄훼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인사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약사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깔려 있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고, 고의성이 있었다면 이에 대한 사과가 필요할 것"이라며 "연거푸 각기 다른 드라마에서 전체 맥락과 크게 관계 없는 내용을 개국 약국과 병원 약국을 등장시켜 넣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사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OTT분야 1위를 차지할 만큼 파급력과 영향력이 큼에도 불구하고 사실과 전혀 다르게 약제부를 묘사하고 있다. 약제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병원약제부를 보거나 경험해 보지 못한 많은 이들이 병원약국과 약사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게 될 까 우려스럽고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강혜경 기자(khk@dailyphar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