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동환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
위험인자는 ‘나이’…전조증상 없어 꾸준한 검사 필요성 대두
“뇌졸중 예방 위해 주기적인 경동맥 초음파 검사 필요”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뇌졸중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꾸준히 실시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동환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경동맥질환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동맥은 목의 양쪽에 위치한 기관으로 뇌에 혈액 공급 역할을 한다. 경동맥질환은 '플라크'라고 불리는 지방 물질이 동맥 내부에 쌓일 때 발생하는데 플라크가 쌓이는 것을 동맥경화라고 한다.
플라크는 경동맥을 천천히 막거나 좁힐 수 있고 갑자기 혈전이 형성될 수도 있다. 혈전이 동맥을 완전히 막게 되면 시술이 불가능한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이동환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
이 교수는 “경동맥이 좁아졌더라도 피는 정상적으로 가는 사람이 있을 거고 잘 못 가는 사람도 있다. 뇌 입장에서는 피의 공급이 안 되다 보니 피를 급속도로 수급해 혈관이 좁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혈관이 스스로 넓어질 일은 절대 없기 때문에 유일하게 뇌가 해볼 수 있는 것은 이 경동맥을 통과하는 속도를 빠르게 해서 피를 빨리 받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경동맥이 좁아졌다고 하더라도 혈류의 속도가 정상이냐 빠르냐에 따라서 접근 방법 달라질 수가 있다는 것이다. 경동맥이 좁아졌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하거나 시술을 하는 건 아니다. 경동맥이 좁아지고 혈류가 빨라졌다고 하면 CT, MRI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MRI에 관한 보험 적용 조건이 까다롭다. 머리를 찍어보겠다 하면 CT로도 충분하게 알 수 있다. CT가 오히려 조영제 부담만 없으면 훨씬 더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경동맥질환, 나이 주요 위험 인자…꾸준한 검사 만이 큰 질환 예방
이 교수는 동맥 경화의 가장 큰 위험인자로 나이를 꼽았다.
이 교수는 “위험인자로 음주, 흡연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나이다. 대부분 고령 환자들은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음주와 흡연력은 누적돼 나타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동맥질환은 뇌졸중 주요 발병 원인 중 하나다. 다만 전조 증상이 없어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혈관의 협착 정도가 50% 이상이 되면 스텐트를 진행하고 무증상 환자 중 시술을 하는 경우는 경동맥 협착 비율이 70%가 넘는 환자들이다.
이 교수는 “뇌졸중은 전조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전조 증상이 있으면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다만 증상이 있는 경우 한쪽 팔다리 마비가 되기도 했다가 좋아지기도 하는 경우 뇌졸중을 의심해 볼만 하다. 또 한쪽 눈이 깜깜하게 안보였다가 다시 좋아졌다가 하는 전조 증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텐트는 외부 물질이기 때문에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 같은 항혈전제를 최소한 6개월 이상을 복용해야 한다”며 “보통 응급실로 오는 사람들은 준비가 안 돼 있어서 결국은 약제들을 대량으로 투여하기도 하는데 이때 스텐트가 막히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에 이 교수는 스텐트 시술을 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전에 경동맥에 대한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동맥질환, 뇌졸중 등은 전조증상이 없기 때문에 꾸준한 검사를 통한 골든타임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경동맥질환 관리를 위한 꾸준한 초음파 검사의 필요성과 함께 1년에 한번쯤은 뇌 MRI나 CT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보호자들에게 뇌가 많이 죽어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얘기하면 굉장히 아쉬워 한다"라며 "사실 환자에게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있었다. 한 번이라도 뇌 MRI를 찍거나 했으면 심각한 지경까지는 흘러가지 않았을 수 있다. 미리 약제를 복용하고 시술했으면 괜찮았을 환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규칙적으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MRI는 1년에 한 번 정도 진행하는 것이 좋다”며 “경동맥 초음파는 비급여이지만 10만원 초반 대로 환자에게 큰 부담이 가는 수준은 아니다. 한번 해보고 이상이 없으면 촬영 간격을 늘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손형민 기자(shm@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