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분업 도입' 주장 주수호 의협회장 선거 결선투표 진출
성분명처방·대체조제 활성화 등 발의된 법안들에 영향 가능성도
'성분명처방' 전도사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에 의료계 주목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선택분업을 주창하는 주수호 후보가 새 의협회장 선거 결선 투표에 진출하면서 추후 의료계와 약사사회 간 갈등 기류 형성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4일 진행된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기호 3번 주수호 후보의 결선 투표 진출이 결정됐다. 이들 후보는 득표율이 과반을 넘지 않아 오는 7일, 8일 양일간 결선투표를 진행해 최종 당선자가 확정될 예정이다.
약사사회는 이번 의사협회장 선거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냐에 따라 추후 의사협회와 약사회 간 관계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최광훈 집행부는 그간 의사협회와 눈에 띄는 대립각을 세우지 않았었다. 최 집행부와 임기 대부분을 함께 한 전 이필수 의협 집행부와는 비교적 평화 무드를 형성하기도 했다.
올해 초 이필수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그간 약사사회와 대립해 왔던 임현택 회장이 당선되고 긴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의정갈등에 집중하던 임 전 회장은 결국 탄핵 돼 조기 퇴진 상황을 맞았다.
의사협회가 전임 회장 퇴진으로 조기 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약사회와 의사협회 새 집행부 취임 시기가 맞물렸고, 추후 권영희 집행부와 새 의협 집행부 간 기류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권 당선인은 서울시약사회장 재임 중에도 지속적으로 성분명처방 도입 필요성을 피력하며 관련 정책 활동, 대관 등을 진행해온 만큼 의료계로서는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협회장 후보들은 연이어 입장문을 내어 권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자 숙원사업인 성분명처방 필요성 주장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특히 이번 1차 선거에서 결선 투표자로 선정된 주수호 후보의 경우 성분명처방 반대 입장과 더불어 선택분업 도입 필요성을 어필하는 등 강성 기조를 피력해 주목된다.
주수호 후보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약사가 어떤 회사의 제네릭 약을 고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약화사고의 책임을 의사가 모두 지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조제행위료를 감소시켜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국민 선택분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제도는 고쳐야 하고, 지속될 수 없는 시스템은 없애야 한다.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단일공보험제, 그리고 의약분업. 우리는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 이제 실천할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주 후보가 최종 의협회장에 당선될 경우 새로 탄생할 권영희 집행부와의 갈등 무드 형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현재 국회에 발의 돼 있는 대체조제 활성화, 성분명처방 관련 법안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현재 국회에는 김윤 의원이 발의한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성분명처방을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과 더불어 민병덕 의원의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 등이 발의 돼 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권 당선인으로서는 성분명처방을 숙원사업으로 해 왔고 이를 이번 대한야갓회장 선거 핵심공약 중 하나로 제시한 만큼 정책 추진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움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성분명처방은 의료계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서 강성 후보가 당선된다면 추후 약사회와 갈등 구조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권 후보가 의료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정부와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bob83@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