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 전체가 폐업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의사들이 경쟁세력들을 의료체계내로 수용하지 않고 배타적으로 일관, 고립을 자초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끈다.

계명대 조병희(사회학)교수는 최근 자신의 저서 '의료문제와 사회화'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조 교수는 "그동안 의사들은 의료계 내부에서 약사 등 경쟁자들이 의사행세를 하는 것만 막으려 했을뿐 의료계 테두리 밖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경쟁자들과의 관계를 원만히 정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대국민적인 이미지 확립에도 실패, 결국 의사들은 권위를 행사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반대로 "미국의 경우 의사들은 간호사에게 제한된 범위의 진료를 허용하는 한편 대체의학도 의료체계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는 경쟁자가 세력을 키우기 전에 자신들의 통제권안에 포함시키려는 전통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국내실정을 비춰볼 때 약학이 의사 업무에 불가피하게 관련돼 있지만 의사들은 무조건적으로 약사를 배제시켜 오히려 약사가 1차진료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간호사도 의사 지시내에서 단순반복 업무만 수행하도록 규제해 의사가 없는 공중보건 등에서 독자 영역을 구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이외에도 "대부분의 의사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의료보험제도정책의 경우도 의사들이 이같은 문제를 의료계 내부에서만 표출했을뿐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일반 국민을 상대로 자신들의 처지와 견해를 넓혀나가는 데는 매우 소극적이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