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정부가 빠르면 오늘(14일) 오후 협상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파국으로 치닫는 의료계 폐·파업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12일 각 직능별 대표자 10인으로 비상공동대표 소위원회(이하 비공대)를 구성한 의쟁투는 1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시간 회의를 갖고 대정부 협상을 위한 개략적인 요구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대는 금일 오후 2시 회의를 갖고 최종 협상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저녁에는 정부와 막판 조율을 위한 의정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의료계의 협상 창구가 마련되면 언제든지 대화를 갖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화의 문이 단절된채 극한으로 만 치닫는 의정간 타협에 숨통이 트여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공대는 정부와의 협상 전제조건으로 구속자 석방 및 수배자 해제외 12일 집회때 다수의 전공의들이 부상하는 등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에 대해 사과할 것을 공식 요구, 정부측 대응이 주목된다.

12일 자정까지 마라톤 회의를 벌였던 의공대는 13일에도 장시간 회의를 갖고 정부에 요구할 협상안에 어느정도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대는 협상 내용이 어떠하고 정부와 언제 협상을 전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는데 협상안중에는 전공의들의 입장이 많이 반영됐다는 후문이 전해졌다.

의쟁투 주수호 대변인은 "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기존 회의에 비해 회의가 빨리 끝난 것을 보면 비공대 회의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5시 회의가 끝난 뒤 비공대 대표들은 각 직능별 대표들끼리 별도 모임을 갖고 시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금일 최종안 도출 가능성을 높였다.

따라서 의료계 재폐·파업의 장기화 여부는 의정간 협상 개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번주 초가 고비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와 협상을 통해 어떤 합의점을 이끌어내도 최종 결정은 전체회원들의 뜻을 투표로 물어야 하기 때문에 의외로 늦어질 수도 있는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의쟁투가 산하에 소위원회로 구성한 비공대에는 의협 상임이사 1명, 의쟁투 중앙위원 2명, 의대교수 1명, 전임의 1명, 전공의 비대위 2명, 개원의 1명, 병원의사 1명, 학생대표 1명 등 총 10명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