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구입가상환제 시행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 1차 의료기관이 경영난 타개를 위한 적정진료수가로 현행 6,139원에서 1만원 이상 인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18일 대한가정의학과 개원의협의회 오창석 학술이사는 인도주의사협의회가 쥐최한 '1차 의료기관의 현실과 전망' 토론회에서 실구입가제 시행 이후 약가마진이 사라져 동네의원들의 한달 수입이 한달 운영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조속한 진료수가인상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이사가 제시한 동네의원의 한달 수입은 의료보험연합회가 98년 통계에 근거해 추산한 1일 환자 56명에서 상위 30%의 의원이 전체 환자의 70%의 환자를 진료한다는 현실을 감안, 대부분의 의원들이 일평균 50명 이하를 진료할 것이라는 가정을 통해 산출한 적정환자수(50명)에 현행 진료수가 및 월평균 25일의 진료일수를 곱해 산출됐다.

또한 운영비는 50명을 진료할 때의 기본적인 운영비와 금융비용, 감가상각 등이 고려돼 산출됐다.

이에 따라 산출된 동네의원의 한달 수입과 운영비는 각각 767만원과 777만원으로 나타나 동네의원들은 매일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 오 이사의 주장이다.

오 이사는 특히 내과와 소아과 등 약가에 대한 의존폭이 타과에 비해 높은 과목의 경우 타격이 극심함을 들어 당장 진료수가 인상과 함께 추후 재인상이 검토되지 않을 경우 무더기 도산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측에 진료수가의 적정수준 인상이 곤란하다면 매년 2조원씩 5년동안 정부의 의보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정부가 약가 실구입가를 조사하는 복잡한 행정업무를 동네의원에게 떠맡기는 현재의 정책은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조속한 폐지를 촉구했다.

이와관련, 전병률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현행 수가체계로 인해 내과와 소아과 등 특정 진료과목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음을 인정한다"며 "10개 진료비 항목이 물가관리항목으로 재경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속한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전과장은 "그러나 보건지도 관리료 신설, 현안해결 태스크포스팀 구성, 본인부담금 제도 재조정 등의 방안을 통해 인상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의약분업안 확정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경제정의실천연합회 김승보 정책실장이 참석, 수가인상에 찬성하는 내용의 발언을 해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독청년의료인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밝은의료사회를 위한 누가들의 모임 ▲청년의사 등 토론회에 참석한 대다수의 관계자들도 개원의들의 어려운 처지에 공감을 나타냈다.



◎의사들의 개혁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구악을 버려야 한다. 불가피하였거나 또는 사악한 욕심에 의하였거나 간에 그 동안 저질러온 모든 편법과 불법을 버려야 한다.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의료전달체계의 개혁, 의약분업 등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야 한다.

▶사회참여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여야 한다. 국민이 올바른 의료 이용 태도를 갖도록 계도해야 하며, 사이비 의료행위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실거래가제 신고는 의사들이 할 일이 아니다. 당연히 거부돼야 하며 의료계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시민단체에게 다음의 사항을 요청한다.

▶의료인에 대한 대우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의료인이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대우받아야 우수한 인재들이 의료인이 되고자 한다. 의료의 인적 자원이 우수해야 의료의 질 향상이 가능해질 것이며 의료의 질이 향상돼야 국민들이 건강해지며 국민이 건강해야 국가 경제도 건강해진다.

▶의사들의 경제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과거에 의사들이 잘 살았느니 하는 이야기는 현재의 의사들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현재 의사의 절반은 의사면허를 취득한지 10년 미만이며, 전문의를 취득한지 5년 미만이다. 연좌제도 아닌 마당에 과거의 잣대를 현재의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의 의료재정 확충에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오래전에 약속한 2조원의 의료보험 재원을 아직 제공하고 있지 않다.

▶국민의 의료에 대한 이해를 올바로 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정부에게 다음의 사항을 요구한다.

▶동네의원을 살리기 위한 응급처방을 하라. 2000년 1월 1일부터 평균 진료비를 1만원 이상으로 하는 진료수가제를 시행하며, 특히 처방기간에 따른 비례 처방료와 고혈압, 당뇨병 등의 중점 질환 관리료를 신설하라. 또한 응급처방은 철저하게 동네의원을 살리는 방향으로 계획되고 집행돼야 한다.

▶이미 약속했던 2조원의 의료보험 재정지원을 당장 집행하고 추가의 보건재정 확보 및 지원을 하라.

▶약가 실거래가제를 조속히 실시하라. 실거래가제를 조사하는 방법은 제약사로부터 복지부가 실구입가 자료를 받고, 이를 의사단체에서 검토를 하는 방식으로 하라.

▶의료전달체계를 조속히 확립하라.

▶오늘과 같은 동네의원을 도산의 위기로 몰고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게 한, 잘못된 정책의 책임자를 문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