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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트리플

제약계의 군대문화를 경계한다

  • 데일리팜
  • 2004-07-22 00:46:00

제약업계에 군대문화가 깃들어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즈음에는 ‘상명하복’의 복종문화가 제약업계 계율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이상한 분위기다.

이는 장기적인 경기불황에 따라 제약영업도 너나없이 모두 어렵다보니 업체마다 ‘불도저’식 밀어붙이기 영업이 보편화 되고 있는데 따른 이상 징후다. 일사불란한 통솔이 아니면 목표를 못 채운다는 식이다.

그러나 일부 경영자들의 막무가내식 지휘나 통솔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부하 임·직원에게 마구 욕을 하거나 심지어 구타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최근 꼬리를 물고 있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부회사는 사라진 ‘애국조회’를 다시 하기도 하고 책상을 치우는 해고방식을 다시 쓰는 업체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회의 때 눈을 마주치면 ‘불경죄’로 다스리는 회사가 있고 차려자세로 결제와 보고를 해야 하는 업체들이 있다는 얘기다.

업체마다 독특한 기업문화가 있으니 뭐라 ‘딴지’를 걸 수는 없으나 시대를 거스르는 잘못된 경영을 하는데는 안타깝다. 제약회사들이 60~70년대 가장 잘 나가던 시절의 문화로 되돌아가려 하는 뜻이라면 더더욱 말이 안된다. 시대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져 과거의 군사문화를 지금 꿰어 맞추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해외 유명대학 출신 2세 경영자들 중에도 군대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들은 어려운 시기에 군대식 명령이 아니고서는 ‘령’이 서질 않는다며 자기합리화를 한다.

하지만 묻고 싶다. 해외에서 배운 열린 사고를 접어놓고 왜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있는가. 진짜 이유는 뭔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변명은 궁색하고 옹색하다. 제왕적 경영자가 되고자 한다면 지금은 아니다.

위기일수록 언로를 열어 위기를 탈출할 방안을 함께 짜내야 한다. 일방통행식 언로는 어려움을 헤쳐 나올 지름길을 찾는데 방해만 된다.

국내 제약사들중 상당수는 자수성가 형이다. 1세 경영자들이 군대식 통솔을 해온 것은 이해가 가지만 아무리 어렵다고 2세들까지 군대식 문화를 따르는 것은 잘못이다. 일부 전문경영인 조차 경직된 문화에 편승하고 있는 상황이니 제약업체들의 미래가 전례 없이 어둡다고 할 것이다.

최고경영자들이 ‘자기사람’을 심어가며 군대문화를 키운다는 것은 기업에게 가장 큰 해악이다. 말 잘 듣고 머리 잘 조아리는 측근을 두고 조직을 장악하겠다는 것은 비생산적인 군대문화다.

복종을 전제로 하는 상명하달이 일시적으로는 생산성이 높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문제를 일시 덮어두고 화근을 키울 뿐이다. 기업문화가 군대식이라면 조직이 경직되고 창의성이 떨어진다. 그 결과는 생산성과 효율성 저하로 이어져 기업을 더더욱 어렵게 하는 단초가 된다.

영업목표를 무리하기 채우기 위한 ‘수치 제일주의’가 지금 제약업계에 만연해 있다. 수치싸움을 하다보니 일선 영업라인에서도 예외 없이 군대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조폭문화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영업현장에서는 특히 수금과 관련해서는 군대 이상으로 험악하다.

제약업계의 전근대적 군사문화는 청산해야 할 개혁과제다. 경기불황이라는 틈 속을 헤집고 고개를 드는 군대문화를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위기를 냉정하게 바라보려면 상명하달식 명령이 아니라 힘들지만 쌍방향 언로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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