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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사 전유물이었던 '공격적 특허 방어', 국내사로 확산[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다국적제약사가 주로 활용해 온 적극적인 특허 방어 전략이 국내 제약사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후발업체의 특허 도전을 기다리기보다 오리지널사가 직접 심판을 청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의약품 특허 분쟁에선 후발업체가 먼저 무효 심판이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하고, 오리지널사가 이에 대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최근에는 다국적제약사뿐 아니라 국내 오리지널 제약사들도 적극적 심판을 특허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종근당, 지엘팜텍 등에 적극적 권리범휘확인 심판…연초엔 현대약품도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고혈압 복합제 '텔미누보'의 후발제품을 허가받은 지엘팜텍 등 4개사를 상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이란, 특허권자가 후발업체의 제품이 자사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확인을 구하는 절차다. 제네릭 업체가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청구하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종근당은 이들 업체가 허가받은 제네릭이 텔미누보의 제제특허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특허심판원에 판단을 요청했다. 후발제품 개발사인 지엘팜텍의 특허 비침해 주장에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한 취지로 알려졌다. 텔미누보는 텔미사르탄과 에스암로디핀을 결합한 고혈압 복합제다. 지난 2013년 허가된 이후 연 500억~600억원대 처방실적을 유지해 온 종근당의 주력 품목 중 하나다. 최근엔 저용량 복합제를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초에는 현대약품이 치매치료 복합제 '디엠듀오'의 특허를 방어하기 위해 적극적 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엔 에스에스팜을, 3월엔 보령바이오파마를 상대로 각각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제기했다. 다만 현대약품은 지난 4월 두 심판을 취하했다. 그동안 국내 오리지널 제약사의 적극적 심판 청구는 산발적으로 이뤄졌다. 10여년 전 대웅제약의 사례 정도가 국내제약사의 적극적 심판 청구 사례로 꼽힌다. 대웅제약은 2016년 10월 유나이티드가 개발한 모사프리드 서방정 '가스티인CR'을 상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해당 제품이 자사 제제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취지였다. 심판은 이듬해 각하됐고, 이후 양사는 관련 특허분쟁을 합의로 마무리했다. 노바티스·리제네론·에자이 둥 다국적제약 적극적 방어 전략 집중 국내에선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 청구 사례가 흔치 않다. 다만 그중에서도 주로 다국적제약사가 국내 후발업체의 시장 진입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주로 시도됐다. 노바티스는 2022년 1월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의 후발제품을 출시한 경보제약·한국유나이티드제약·안국약품·안국뉴팜 등 4개사를 상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제품들이 자사 물질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판단을 구했다. 2023년 3월엔 미국 리제네론이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물질특허 관련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같은 해 6월에는 노바티스가 천식·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던 셀트리온을 상대로 제제특허 관련 적극적 심판 2건을 청구했다. 2024년 10월에는 에자이가 항암제 '렌비마'의 후발제품을 개발한 보령을 상대로 용도특허 관련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했다. 해당 심판은 지난해 5월 취하됐다. 제약업계에선 다국적제약사가 주로 활용하던 적극적 심판이 국내제약사로 더욱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제네릭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제약사들은 특허권자로서 후발제품의 침해 여부를 다투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국내제약사들도 자체 개발 신약과 개량신약·복합제 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양상이다. 독자적인 특허를 확보한 주력 품목이 늘어나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적극적 심판 청구 사례도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릭과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 인하로 수익성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한 주력 제품의 시장을 지키기 위해 특허권 행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적극적 심판을 청구한다고 후발 제품의 판매가 곧바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허권자가 직접 후발제품의 권리범위 해당 여부를 다투고, 향후 권리행사의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방어 수단으로 평가된다.2026-10-10 06:00:58김진구 기자 -
대봉엘에스, 화장품 소재 고성장…올해 영업익 132억원 전망[데일리팜=황병우 기자]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는 화장품 소재 성장과 자회사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대봉엘에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13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8일 밝혔다. 기업리서치센터는 이날 발간한 대봉엘에스 보고서에서 올해 연결 매출액을 1268억원, 영업이익을 132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24.3%, 80.1% 증가한 규모로, 영업이익률은 7.2%에서 10.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봉엘에스는 화장품 소재·원료의약품 전문기업으로, 1200종 이상의 화장품 소재를 공급하고 국내외 OEM·ODM 및 브랜드 고객사 800곳 이상을 확보했다. 자회사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P&K)는 화장품·미용기기·건강기능식품의 인체적용시험과 효능 검증 사업을 수행한다. 상반기 매출 비중은 화장품 소재 63%, 의약품 소재 15%, 기타·자회사 22%다. 실적 성장을 이끄는 분야는 화장품 소재다. 상반기 매출은 3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늘었으며, 2분기에는 216억원으로 35.9% 증가했다. 기존 고객사의 발주 증가와 신규 고객사 확대가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BASF와 40년 이상 협력 관계를 이어왔으며, Lubrizol과의 기술·소재 파트너십을 통해 펩타이드 등 고기능성 원료도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대형 ODM 업체와 공동개발한 소재의 상용화가 예정돼 있다. 코스맥스와는 합성 점증제를 대체할 친환경 점증제 Lipid Gum을 공동연구하며 독점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콜마와는 가수분해 쌀 단백질을 활용해 NMN의 안정성과 피부 효능을 높인 HRP-NMN을 공동개발하고 공동특허를 출원했다. 전방시장의 수출 증가도 소재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지난해 114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70억달러로 27.3% 증가했다고 제시했다. 중소기업의 상반기 수출은 50억7000만달러로 30.7% 늘어 ODM 생산 물량과 소재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P&K는 2분기 매출액 66억원, 영업이익 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1%, 83.0%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22.9%를 기록했다. 건강기능식품·미용기기 등 기타 인체적용시험 매출이 152.8% 증가했으며,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사업 특성상 가동률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원료의약품 사업은 신규 파이프라인 사업화가 관건이다. 상반기 의약품 소재 매출은 93억원으로 2.7% 감소했지만, 경구용 손발톱무좀 치료제 후보물질 에피나코나졸 공결정형과 진해거담제 개량신약 L-엘도스테인의 제약사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 원료 아질사르탄 신규염은 원료의약품 등록 이후 초도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GLP-1 분야에서는 지난 6월 인도 Shilpa Medicare, 중남미 Salud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리라글루티드 원료의약품의 글로벌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는 2027년 초기 공급과 바인딩 피(Binding Fee) 발생이다. CJ제일제당과 수행하는 국책과제를 통해 세포배양 배지용 고순도 아미노산의 GMP 생산공정도 개발하고 있다. 기업리서치센터는 하반기 매출액을 약 6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약 75억원, 영업이익률은 11.8%로 예상했다. 다만 의약품 파이프라인은 계약·인허가 일정에 따라 실적 반영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 추정치에 보수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해서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6.2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로 최근 5년 밴드 하단에 있다고 평가했다. 상반기 지배주주순이익이 12억원으로 88.1% 감소한 것은 영업 부진보다 통화선물 손실과 이자비용 증가 등 금융손익 악화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박선영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실적 개선에도 주가가 PER·PBR 밴드 하단까지 내려오면서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화장품 소재 성장과 공동개발 소재 상용화, P&K 수익성 개선, 원료의약품 사업화가 실적으로 확인되면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2026-10-08 11:03:43황병우 기자 -
삼천당제약, 녹내장치료제 '라타스트' 점유율 11% 돌파[데일리팜=최다은 기자]삼천당제약의 녹내장 치료제 '라타스트 점안액(라타노프로스트)'이 국내 시장에서 처방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라타스트가 국내 라타노프로스트 일회용 점안액 시장에서 점유율 11%를 넘어섰다고 8일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라타스트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월 3.1%에서 올해 8월 11.0%로 상승했다. 약 1년5개월 만에 점유율이 7.9%포인트 높아졌다. 처방이 집중되는 병·의원 채널에서는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점유율이 4.8%에서 14.2%로 9.4%포인트 확대됐다. 라타스트는 안구 내 방수 배출을 촉진해 안압을 낮추고 녹내장 진행을 억제하는 데 사용하는 무보존제 일회용 점안제다. 하루 한 번 점안하는 제품으로 실온(1~30℃)에서 보관할 수 있다. 알루미늄 파우치 개봉 이후에도 30일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삼천당제약은 장기간 매일 점안제를 사용해야 하는 녹내장 치료 특성에 따라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은 일회용 제형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다회용 제품 중심의 라타노프로스트 시장이 무보존제 일회용 제품으로 재편되면서 관련 시장도 성장하는 모습이다. 국내 라타노프로스트 일회용 점안액 시장 규모는 2021년 131억원에서 지난해 360억원으로 약 2.7배 확대됐다. 지난해 라타스트를 포함한 신규 품목 4개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제품 간 경쟁도 본격화됐다. 삼천당제약은 약 10년 전부터 일회용 라타노프로스트 제제 개발을 추진했다. 라타스트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 이후 허가받은 제네릭이지만 글로벌 임상 3상을 통해 오리지널 제품과의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개방각 녹내장 또는 고안압증 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12주 동안 비교한 결과 라타스트 투여군의 평균 안압은 24.4mmHg에서 16.6mmHg로 32% 감소했다. 해외 공급도 진행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라타노프로스트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에 라타스트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방되는 제품과 동일한 제품이 유럽에서는 해당 제약사의 오리지널 브랜드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다회용 중심이던 녹내장 점안제 시장이 무보존제 일회용으로 변화하는 흐름을 일찍 내다보고 준비해 온 전략이 국내외에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에 제품을 공급하며 확보한 점안제 개발·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처방시장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2026-10-08 10:11:31최다은 기자 -
국제약품의 또 다른 경쟁력…수처리 계열사 정부 인증 3관왕[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국제약품 계열사 효림이엔아이가 정부 우수환경산업체에 세 번째 선정되며 수처리 분야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국제약품이 제약사업 외 환경·수처리 분야에서도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효림이엔아이(대표 남태훈·신호준)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2026년 우수환경산업체'에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에서 열린 지정서 수여식에서 지정서와 현판을 받았다. 올해 우수환경산업체에는 물·수질, 기후·대기, 자원순환·폐기물 등 3개 분야에서 총 9개 기업이 선정됐다. 효림이엔아이는 물·수질 분야 4개 기업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정으로 효림이엔아이는 2013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정부 우수환경산업체 지정 기록을 세웠다. 수처리 설비의 설계·제작·시공 기술과 국내외 사업 실적 등을 인정받은 결과다. 효림이엔아이의 주력 분야는 정수·하폐수·취수시설용 기자재와 플랜트 수처리 엔지니어링이다. 비금속 슬러지수집기와 유공블록형 하부집수장치 등 핵심설비를 자체 기술력으로 공급하고 있다. 해외시장에도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1986년 설립된 효림이엔아이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정수장과 하수처리장을 비롯해 발전소, 석유화학공장 등 산업용 수처리 플랜트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혀왔다. 정부 지원도 해외사업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우수환경산업체 지정 기업에는 5년간 해외 환경박람회 홍보관 운영, 맞춤형 특허전략, 다국어 기업정보집 제작, 해외 바이어 연계 등의 지원이 제공된다. 신호준 효림이엔아이 대표는 "수처리 기자재 설계·제작·시공과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국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선정을 계기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효림이엔아이는 국제약품 계열사로서 수처리 핵심기술 고도화와 해외 공급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2026-10-08 09:59:24이석준 기자 -
약가인하 충격파…제약사들, 채용 줄이고 임금체계도 손질[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약가 인하 후폭풍이 제약사 인력 감축으로 번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자연감소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데 이어 성과평가와 보상·임금체계까지 손질하면서 '인건비 다이어트'가 일회성 대응이 아닌 상시 비용관리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시행된 약가제도 개편으로 특허 만료 의약품과 제네릭의 상한금액 산정률은 기존 53.55%에서 45%로 낮아졌다. 정부는 기존에 등재된 의약품에도 새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1차 재평가 대상 1만3958개 품목은 내년 4월부터 약가가 조정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제약사에서는 신입사원 채용을 사실상 중단하거나 규모를 최소화하는 사례가 거론된다. 퇴직 등으로 발생한 자연감소 인력을 곧바로 충원하지 않고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과거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기보다 채용을 억제하고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으면서 전체 인건비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약가 인하에 따른 수익성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정비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기존 인력에 대한 성과관리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직원을 A~D 등급으로 평가하고 낮은 등급을 받은 직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사례가 거론된다. 낮은 평가가 반복될 경우 직원이 스스로 퇴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단기간에 인원을 대폭 줄이는 구조조정 대신 평가와 보상체계를 활용해 인력 규모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 인력 효율화를 지속할 수 있다. 성과급 지급 기준도 깐깐해지고 있다. 당초 지급이 예상됐던 인센티브가 사라지거나 목표 달성률이 95%에 이르더라도 기준치 100%를 채우지 못하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목표치에 근접하는 것만으로는 보상을 받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비용관리의 범위가 신규 채용과 인력 규모를 넘어 기존 직원에게 지급하는 보상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임금도 예외가 아니다. 실적과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경우 연봉 인상폭을 낮추거나 임금체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인력 규모뿐 아니라 직원 한 명에게 들어가는 비용까지 관리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퇴직연금도 비용관리 수단으로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제약사에서는 기존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도록 직원들에게 유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DB형은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 수준이 사전에 정해지고 회사가 적립금 운용과 지급 책임을 부담한다. 반면 DC형은 회사가 매년 정해진 부담금을 근로자 계좌에 납입하면 이후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지는 구조다. 회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발생할 퇴직급여 부담을 예측하고 관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다만 회사별 임금체계와 퇴직연금 운용 방식이 다른 만큼 DB형에서 DC형으로의 전환을 약가 인하에 따른 직접적인 비용 절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부 회사에서 인건비와 장기 비용 부담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함께 나타나는 변화로 보는 게 적절하다. '사람에 쓰는 돈' 줄인다…장기화 땐 경쟁력 부담 제약업계의 인력 운용 변화는 약가 인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약값을 낮추면 환자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는 줄어든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내부 비용을 다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인건비는 기업이 조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비용 가운데 하나다.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자연감소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데서 시작해 성과평가와 인센티브, 임금과 퇴직연금까지 관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다. 신입 채용 감소가 이어지면 조직 내 세대교체가 늦어질 수 있다. 반복적인 인력조정과 성과관리 강화는 구성원의 고용 안정성과 조직 몰입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개발(R&D)과 영업 등 제약산업의 핵심 인력에 대한 투자까지 줄어들 경우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약가 인하에 따른 수익성 방어가 인력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기업의 연구개발과 영업 경쟁력에 부담을 주는 구조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약가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면 결국 회사가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비용"이라며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자연감소 인력을 충원하지 않거나 기존 인력을 효율화하는 방식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가 인하의 영향은 약값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신규 채용 축소와 성과관리 강화, 인력 재배치와 보상·임금체계 변화가 반복된다면 제약사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사람에 쓰는 돈'까지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2026-10-08 06:00:58이석준 기자 -
일반약이 전문약 넘었다…약가재편 여파에 9월 '역전현상'[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내 의약품 허가 시장에서 일반의약품 허가 건수가 전문의약품을 앞지르는 이례적인 역전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승인된 의약품은 총 77개 품목으로, 일반의약품이 40품목을 기록하며 37품목에 그친 전문의약품을 넘어섰습니다. 6월(157품목), 7월(122품목), 8월(119품목)까지 견고하게 유지되던 세 자릿수 허가 규모도 70건대로 급감했습니다. 이같은 허가 역전 현상은 전문의약품의 급감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업계에서는 지난 8월 단행된 약가제도 개편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약사들이 제도 개편 이전에 개발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기존 규정에 따른 기준 약가를 확보하기 위해 상반기에 허가를 대거 몰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9월에는 허가 신청 공백이 발생하며 전문약 수치가 크게 내려앉은 반면, 일반약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전문약을 추월했습니다. ◆ 전문약 제친 일반약 40품목…아젤라산 제네릭 격돌·활명수 연계 생약액제 등 눈길 9월 승인된 일반의약품은 제네릭 24품목, 표준제조기준 13품목, 자료제출의약품 1품목(신신제약 ‘자하윤액’), 기타·수출용 2품목 등 총 40품목입니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만나는 일반약 분야에서는 여드름 치료제 제네릭 경쟁과 대형 브랜드의 신제품 라인업 확장이 돋보였습니다. 한미·광동·마더스 '아젤라산 크림' 제네릭 경쟁 레오파마의 유명 여드름 치료제 ‘아젤리아크림’ 동일 성분 제네릭 시장이 9월에도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지난 7월 GC녹십자(아젤라힐크림), 8월 퍼슨(아젤린크림)에 이어 한미약품 ‘아젤클린크림’, 마더스제약 ‘아젤클리어크림’, 광동제약 '케이아크네크림' 등이 잇따라 품목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아젤라산은 여드름균 증식을 억제하고 이상 각질화를 완화해 모공 막힘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줍니다. 붉은 자국이나 색소 침착을 완화하는 데 탁월하며, 항생제 성분 연고와 달리 장기간 사용해도 내성 우려가 적다는 것이 차별화된 강점입니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10대 청소년부터 성인 여드름 환자까지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끈적임 없이 피부에 빠르게 흡수되는 산뜻한 발림성을 갖춰 메이크업 전후나 일상생활 중 수시로 덧바르기에도 적합합니다. 약국가 여드름 외용제 시장은 전통의 이부프로펜피코놀·이소프로필메틸페놀 복합제와 클리어틴(살리실산) 등이 장악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2030 세대 사이에서 피부 흉터 예방과 항균·각질 케어가 동시에 가능한 아젤라산의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대형 제약사들이 잇따라 가세함에 따라 기존 제품들과의 전면전은 물론, 제네릭 간의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약국 매대 전면을 차지하기 위한 마케팅과 학술 판촉전 역시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제네릭 군단 합류로 좁쌀·화농성 여드름 치료제 시장에서 아젤라산 단일제의 위상이 확고히 자리 잡을지 주목됩니다. 동화약품 '부채표모닝셋액' 동화약품이 국민 소화제 ‘부채표 활명수’로 쌓아온 생약 제제 기술력과 브랜드 자산을 접목해 숙취·건위 일반약 시장에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새로 허가받은 ‘부채표모닝셋액’은 한방 고유의 대금음자 처방을 현대적으로 계승해 물 없이 간편하게 마시는 액제입니다. 진피, 갈근, 복령, 사인, 생강, 신곡, 감초, 후박, 창출 등 소화기와 위장관 안정에 탁월한 9가지 생약 성분을 이상적으로 배합했습니다. 과음 후 발생하는 증상(술로 인한 속쓰림·구토 등 손상)을 다스리고 위장관 팽만감과 소화불량을 신속하게 개선해 줍니다. 동화약품의 독보적인 상징인 ‘부채표’ 로고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높은 신뢰감과 친숙함을 전달합니다. 지난 120여 년간 한국인의 위장 건강을 지켜온 활명수의 헤리티지를 그대로 이어받아 약국용 숙취해소 일반약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입니다. 시중 편의점 중심의 일반 가공식품 숙취음료들과 달리 식약처에서 공식 승인받은 일반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약효와 안전성의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약국 시장에서는 기존 간장약·위장약 기반 제품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입니다. 소용량 병 타입으로 휴대와 섭취 편의성을 극대화해 음주 전후 간편하게 속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활명수를 잇는 동화약품의 또 다른 대표 생약 브랜드로 안착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읍니다. 대웅제약 '임팩타민오라정' [표준제조기준] 대웅제약의 간판 고함량 비타민 브랜드 ‘임팩타민’이 구강 점막 질환과 혓바늘 완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했습니다. 표준제조기준으로 승인받은 ‘임팩타민오라정’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만성 피로와 구내염을 달고 사는 현대인을 정조준한 제품입니다. 임팩타민은 그동안 프리미엄, 파워에이플러스, 케어, 원스 등 복용 대상별 맞춤 제품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약국 비타민 시장을 이끌어왔습니다. 구강을 뜻하는 제품명(오라, Ora)에 걸맞게 이번 신제품은 입안 점막의 염증과 궤양을 집중적으로 케어하도록 성분을 배합했습니다. 체내 흡수율이 높은 활성형 비타민 B군을 풍부하게 함유해 피로 해소와 함께 손상된 구강 점막 세포의 빠른 재생을 돕습니다. 비타민 결핍으로 발생하는 혓바늘, 입술 트임, 구각염 환자들에게 확실한 치료 효과를 제공합니다. 약국 구내염 시장은 동국제약 오라메디, 코오롱제약 아프니벤큐 등 바르거나 헹구는 외용제 중심에서 먹는 비타민 복합제로 시장이 점차 넓어지는 추세입니다. 기존 외용제 복용에 거부감이 있거나 잦은 재발로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훌륭한 복용 대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종근당 벤포벨이나 유한양행 메가트루 등 타 제약사 고함량 비타민과의 경쟁에서도 특화 적응증을 무기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할 전망입니다. 임팩타민 패밀리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더 확장하며 비타민 명가로서의 지배력을 다질 것으로 보입니다. ◆ 전문약 37품목 급감…국산 신약 ‘레코플라본’ 및 복합제 선전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신약 3품목, 자료제출의약품 9품목, 제네릭 18품목, 희귀의약품 2품목, 기타 5품목 등 총 37개 품목에 그쳤습니다. 11월 릭시아나 제네릭 특허 만료를 겨냥해 8월까지 몰렸던 허가 신청이 마무리되고 약가제도 개편 전 선허가 전략이 끝나면서 제네릭 허가가 18건으로 크게 줄어든 탓입니다. 아주약품 ‘라티카점안액’·지엘팜텍 ‘레코듀점안액’ [신약] 전문약 시장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대한민국 제44호 신약으로 이름을 올린 ‘레코플라본수화물’ 성분 점안제의 탄생입니다. 아주약품의 ‘라티카점안액5%’와 지엘팜텍의 ‘레코듀점안액5%’ 등이 공동으로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레코플라본은 플라보노이드 유도체로, 안구 표면의 술잔세포를 직접 자극해 눈물막의 안정성을 지탱하는 핵심 성분인 뮤신(점액) 분비를 촉진합니다. 단순히 인공 눈물을 보충해 일시적으로 건조함을 덜어주는 수준을 넘어 각막과 결막 상피세포의 손상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혁신 기전을 자랑합니다. 중등도 이상 안구건조증 환자가 호소하는 극심한 뻑뻑함, 이물감, 미세 염증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효과를 대규모 임상에서 입증했습니다.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그동안 히알루론산 단일제와 사이클로스포린, 디쿠아포솔, 레바미피드 성분 제제들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급여 재평가 등으로 인공눈물 처방 환경이 변화하는 시점에 레코플라본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시장에 안착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번 성과는 중견 제약사 간의 긴밀한 공동 연구개발(R&D)을 통해 신약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주목을 받습니다. 점안제 분야에서 탄탄한 생산력과 영업력을 갖춘 제약사들이 손을 잡은 만큼, 안과 전문의들의 처방 전환을 빠르게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산 44호 신약 레코플라본이 다국적 제약사 주도의 안과 질환 시장에서 대표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양약품 '놀텍플러스미니정10/250mg' [자료제출의약품] 일양약품은 자체 개발 PPI 신약 ‘놀텍’의 복합제 라인업을 한층 고도화한 ‘놀텍플러스미니정10/250mg’의 품목허가를 완료했습니다. 이 약물은 위산 분비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일라프라졸 성분에 제산제인 탄산수소나트륨을 결합한 개량 복합제입니다. 지난해 먼저 선보였던 표준 용량 ‘놀텍플러스정(20/500mg)’ 대비 주성분 함량을 절반으로 낮춰 미란성 식도염 초기 및 경증 환자에 맞췄습니다. 용량을 낮춘 것과 동시에 정제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 목 넘김이 힘든 고령 환자들의 삼킴 곤란 부담을 덜어냈습니다. 제산제가 위산을 선제적으로 중화해 장용 코팅 없이도 주성분의 흡수 속도와 약효 발현을 빠르게 끌어올려 주는 복합 기전의 강점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현재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은 HK이노엔 케이캡, 대웅제약 펙수클루 등 P-CAB 계열 약물들의 파상공세로 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입니다. 일양약품은 빠른 약효 발현과 저용량 미니 정제의 우수한 복약 순응도를 앞세워 P-CAB 제제의 추격을 방어하고 처방 점유율을 사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저용량부터 표준 용량까지 촘촘한 라인업을 구축함으로써 경증 유지 요법부터 중증 치료까지 폭넓은 임상 처방 스펙트럼을 완성했습니다. 복용 편의성을 무기로 내과 처방권에서 놀텍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을 한층 더 공고히 다져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동구바이오제약 '피마트리정60/2.5/10mg' [자료제출의약품] 동구바이오제약은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3제 복합제 ‘피마트리정60/2.5/10mg’을 허가받으며 만성질환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피마트리정은 보령의 대표 국산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핵심 성분인 ‘피마사르탄칼륨’을 기반으로 개발됐습니다. 여기에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 혈압강하제 ‘에스암로디핀’과 강력한 지질저하제 ‘로수바스타틴’을 한 알에 담아낸 3제 복합제입니다. 고혈압 환자 중 상당수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성질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처방 대안으로 꼽힙니다. 여러 알의 만성질환 약을 매일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의 번거로움과 투약 오류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습니다. 피마사르탄 복합제 시장은 오리지널 보령(듀카브·투베로 등)을 비롯해 대원제약, 안국약품 등 유력 제약사들이 앞다퉈 진입하며 경쟁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피부·비뇨기 전문의약품 영역에서 압도적인 영업력을 자랑해온 동구바이오제약은 이번 허가를 계기로 순환기·내과 처방 시장으로 보폭을 과감히 넓힐 계획입니다. 기존 만성질환 라인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원외처방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구축한다는 복안입니다. 국산 신약 기반 3제 복합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의 약가 경쟁력과 복합 편의성을 앞세워 가파른 처방 확대를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2026-10-08 06:00:52이탁순 기자 -
제네릭 약가, 14년을 관통한 하나의 질문45%, 그리고 14개 이상 유발 제품군에 적용되는 다품목 등재관리. 2026년 약가제도 개편안의 핵심이다. 얼핏 보면 전혀 새로운 제도처럼 보인다. 그런데 조문을 한 줄씩 짚어 내려가다 보면, 묘한 기시감이 든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다. 그 기시감은 착각이 아니다. 이번 개편은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2012년부터 14년간 이어져 온 하나의 질문, "제네릭의 숫자와 가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세 번째 답이다. 두 번째 기고(다품목 등재관리, 왜 14번째인가)에서는 14라는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 그 경계선의 근거를 짚었다. 이번엔 그 경계선 자체가 14년 동안 어떤 자리를 옮겨왔는지, 그 이동의 방향을 따라가 본다. 2026년 개편이 정말 새로운 정책인지는, 14년 전으로 돌아가야 답할 수 있다. 1. 순서가 곧 가격이었던 시절 2012년 이전, 제네릭 시장에 몇 번째로 들어오는지는 곧 얼마를 받는지를 뜻했다. 최초등재 제품은 80%로 조정되고, 제네릭은 동일제제 여섯 번째까지 68%를 받았지만, 일곱 번째부터는 직전 최저가의 90%를 반복 적용하는 계단식이 작동했다. 이 계단에는 끝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스무 번째쯤 되면 가격은 이미 10%대까지 내려가 있었다. 이 구조가 관리하려던 것은 단순했다. 시장 진입 순서 → 가격. 후발 진입을 가격으로 억제하는 방식이었고, 그 억제에는 사실상 하한선이 없었다. 2. 2012년, 정부는 계단을 없앴다 2012년 1월, 정부는 이 무한 계단식을 걷어내고 "동일성분 동일가" 원칙을 도입했다. 이제 제네릭은 몇 번째로 등재되든 순서와 상관없이 같은 53.55%를 받았다. 순서라는 변수가 완전히 사라진, 지금까지 네 시점 중 유일하게 평평한 구간이었다. 같은 시점, 1년간 가산 구간도 함께 설계됐고,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일괄 인하도 시행됐다. 새 원칙을 신규 제품에만 적용한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장에 있던 제품까지 한 번에 새 기준으로 정리한 셈이다. 3. 2020년, 없앴던 순서가 돌아왔다 순서를 없앤다고 제네릭의 숫자가 줄지는 않았다. 2018년 발사르탄 성분 의약품에서 NDMA라는 불순물이 검출되면서, 정부는 제네릭 품질관리와 품목 수 관리를 하나의 문제로 묶어 다시 들여다봤다. 2020년 7월 시행된 개편은 자체 생동시험·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이라는 두 가지 품질 요건에 따라 가격을 요건별로 15%씩 차등했다. 등록 원료의약품 요건은 대부분 충족하는 만큼, 실제 차이는 생동에서 갈렸다.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53.55%, 자체 생동을 거치지 않은 품목은 45.52%(53.55%에서 15% 인하)다. 여기에 등재 순서에 따른 계단식도 다시 불러왔다. 다만 이번엔 순번이 20번째까지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압박은 21번째부터 시작됐다. 이 요건 차등도 신규 제품에서 멈추지 않았다. 기등재 제네릭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됐고, 생동을 새로 갖출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둔 뒤 2023년 9월 가격에 반영됐다. 답이 바뀐 지점이 여기다. 2012년의 답이 "순서와 상관없이 같은 가격"이었다면, 2020년의 답은 "같은 제네릭이라도 품질 요건과 진입 순서를 가격에 반영한다"에 가까웠다. 4. 2026년, 대부분은 낯설지 않다 2026년 8월 1일 시행된 개편만 놓고 보면 새로운 숫자가 많다. 기준선이 53.55%에서 45%로 낮아졌고, 요건 미충족 시 감액 폭이 15%에서 20%로 커졌으며, 계단식이 시작되는 지점도 21번째에서 14번째로 앞당겨졌다. 하지만 14년의 흐름 위에 올려놓으면, 이 변화들은 대부분 낯설지 않다. 기준선 45%만 해도, 2020년 자체 생동을 거치지 않은 품목이 받던 45.52%와 거의 같은 자리다. 기준가격을 낮추는 것도, 요건에 따라 차등하는 것도, 후발 순번에 계단식을 적용하는 것도, 새 기준을 기등재 제품까지 넓히는 것도 이미 2012년과 2020년에 있었던 정책 수단이다. 이번 개편의 상당 부분은 기존 기전의 강도를 조정한 것에 가깝다. 이번에도 45% 기준선과 요건 미충족 시 20% 감액은 기등재 제네릭에 연도별로 나눠 적용되지만, 결국 모두 같은 요율에 도달한다. 그런데 하나만은 다르다. 5.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 지금까지 산정규정 안에서 등재 이후 가격을 바꾼 것은 가산 종료처럼 내 제품의 조건이거나, 일괄 인하처럼 정책 자체의 변경이었다. 2026년 개편은 여기에 처음으로 타사의 동시 신청이라는 변수를 더했다. 그 변수를 담은 장치가 이번에 새로 도입된 다품목 등재관리다. 기등재 동일제제가 12개 이하였더라도, 같은 달에 여러 회사가 함께 신청해 기등재 품목과 신청 품목의 합이 14개 이상이 되면, 그 달 함께 신청한 품목들은 정해진 시점이 되면 15% 추가 인하된다. 별도의 사건도, 재심사도 없이. 다시 말해, 이제는 등재 순번만으로 앞으로의 가격을 가늠하기 어렵다. 같은 달 누가 함께 신청했는지까지 알아야 한다. 6. 21번째 품목이 보여주는 것 순번별로 실제 받는 가격을 계산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나온다. 10번째 품목만 놓고 보면, 2012년 이후 세 시점의 차이는 기준선 조정(53.55%에서 45%) 정도에 그친다. 차이는 계단식이 시작되는 지점 이후에서 벌어진다. 21번째 품목이 받는 상한금액은 2012년 이전 14.00%에서, 계단을 없앤 2012년 1월에 53.55%로 올랐다. 2020년 7월에는 32.89%로 내려갔고, 2026년 8월 이후에는 7.85%다. 2012년, 정부가 없애기로 했던 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식 그 자체였다. 그런데 14년 뒤, 21번째 지점의 가격은 그때보다 오히려 더 낮은 자리에 와 있다. 계단을 없앴다가 다시 불러오고, 그 끝을 더 낮춘 이유는 무엇일까. 순번별 상한금액, 네 시점 비교 답이 겨냥한 대상은 계속 넓어졌다 그 이유는 네 시점을 나란히 놓고 볼 때 드러난다. 달라진 것은 정책이 바라보는 대상이다. 2012년에는 '가격'을 관리했다. 순서라는 변수를 없애 가격을 평평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2020년에는 여기에 '품질과 숫자'가 더해졌다. 어떤 제네릭에 같은 가격을 줄 것인지를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6년에는, 함께 진입하는 동일제제의 품목수까지 가격에 연결하는 장치가 처음 도입됐다. 45%라는 기준선, 기등재 13개에 이른 뒤 들어오는 14번째부터 작동하는 계단식, 기등재와 동시 신청의 합이 14개에 이르면 작동하는 다품목 등재관리. 이 숫자들은 각각 독립된 결정이 아니다.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 겨냥하는 대상을 조금씩 넓혀 오면서 나온 숫자들이다. 재원의 관점에서 본 제네릭과 신약 정부가 2026년 3월 건정심 의결과 함께 밝힌 설계는, 이 질문이 향해 온 방향을 읽는 단서가 된다. 약가 인하로 절감한 재원을 중증 환자의 부담 경감과 혁신 신약 보상에 쓰겠다는 구조다. 건강보험 재정이 한정돼 있다고 보면, 신약이 들어설 자리를 넓히는 일과 기존 약의 가격을 조정하는 일은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앞서 본 숫자들이 다르게 읽힌다. 순번, 품질 요건, 13개라는 문턱은 제네릭 하나하나의 가격을 정하는 규칙이면서, 동시에 제네릭 전체가 차지하는 몫을 조정하는 규칙이기도 했다. 가격을 낮추는 일과 품목수를 관리하는 일은 서로 다른 정책이라기보다, 제네릭의 몫을 조정하는 두 가지 방법에 가깝다. 이 재원의 흐름을 약품비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제네릭에서 줄어든 몫이 신약의 자리를 넓히는 구조로 읽힌다. 다만 첫 번째 기고(가중평균가의 역설)에서 봤듯, 같은 인하가 모든 신약에 같은 방향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경제성평가를 거치는 혁신 신약에는 재원이 되지만, 가중평균가를 기준으로 삼는 비열등 신약에는 출발선을 낮춘다. 어느 쪽이든, 제네릭의 자리는 제네릭 안에서만 정해지지 않는다. 앞으로의 조건, 그리고 선택 제네릭의 가격은 비율로 정해진다. 비율로 정해진 가격은 비율 하나로 함께 움직여서, 한 번에 조정하기 쉽다. 특허가 끝나 다수의 동일제제가 경쟁하는 시장이라는 점도 있다. 재원의 여유가 줄어들 때 제네릭이 먼저 조정의 대상이 되기 쉬운 이유다. 14년 동안 계단의 모양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제도의 기준점은 68%에서 53.55%, 다시 45%로 내려왔다. 그 방향은 늘 제네릭이 쓰는 재원의 몫을 줄이는 쪽이었다. 이 구조에서 제네릭의 수익은 가격이 지켜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게 된다. 좋은 약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정해진 가격 안에서 그 약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먼저 물어진다. 2020년 이후 품질이 경쟁의 조건이 되었다면, 이제는 채산성이 지속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이것을 누구의 잘못으로 볼 일은 아니다. 신약에 대한 보상을 넓히려면 재원이 필요하고, 한정된 재원 안에서 그 재원이 나올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다음 개편이 어떤 모양일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흐름은 이미 드러났다. 14년의 개편을 이어 읽고 나면, 앞으로의 조건이 지금보다 너그러워질 것이라고 기대할 근거는 찾기 어렵다. 이 흐름 안에서라면, 경쟁이 치열한 성분의 제네릭이 앞으로 어떤 가격에 놓일지는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적어도 과거처럼 제네릭만으로 회사의 미래를 담보하던 구조는 약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남은 길이 하나인 것은 아니다. 신약과 개량신약, 희귀의약품, 라이선스 전문, 위수탁 생산, 소품목 대량생산까지 선택지는 여러 갈래다. 특히 연구개발은 몇 년 단위의 제도적 보상보다 훨씬 긴 시간을 견뎌야 하는 어려운 선택인 만큼, 그 시간을 견딜 설계가 함께 필요하다. 남은 질문 기등재 제네릭의 단계적 약가 인하는 2033년, 혁신형·준혁신형 기업은 2036년에야 마무리된다. 이번 개편이 시장에 온전히 반영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돌아보면 14년 동안 정책이 붙들어 온 질문은 하나였다. 제네릭의 숫자와 가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답의 모습은 매번 달랐지만, 가격의 기준선을 낮추는 방향은 반복되어 왔다. 2026년 개편은 그 질문에 내놓은 또 하나의 답이다. 다만 한 가지 생각해볼 지점은 남는다. 가격을 낮추기에 앞서 필요한 지원책을 먼저 검토하고, 이를 꾸준히 보완하면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을 하나씩 손보는 방법은 없었을까. 가격을 먼저 낮출 것인가, 시장을 먼저 살필 것인가. 그 순서가 조금 달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그리고 이제는 제약사도 자신의 답을 내놓을 차례인지 모른다. 제네릭을 몇 개 더 등재할 것인가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회사가 될 것인지, 그리고 어떤 회사로 남을 것인지. 어쩌면 그동안 미뤄왔던 선택일 것이다. 정책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제약사의 선택도 마찬가지다. 결국 두 선택의 결과는 달라질 시장과 산업의 모습 속에서 함께 확인될 것이다.2026-10-08 06:00:44박준섭 이사 -
[전문가 칼럼] 신약개발 초기부터 IP 검토 해야 하는 이유신약개발팀이 리드 후보를 확정했다. 활성과 약동학적 특성은 우수하고, 다음 개발 단계에 필요한 결과도 정리됐다. 출원을 준비하는 IP 담당자가 연구팀에 묻는다. “이 후보와 비교했던 물질도 같은 항목으로 평가했습니까?” 연구팀에는 이미 끝난 질문일 수 있다. 개발할 물질은 정해졌고, 제외한 후보에 다시 자원을 투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허 출원 검토에서는 최종 후보의 성능표만으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생긴다. 그 후보의 어떤 구조적 특징이 어떤 효과와 연결되는지, 확보한 자료로 그 설명을 어디까지 뒷받침할 수 있는지다. 리드를 고른 비교와 효과를 설명하는 비교는 다르다 가상의 상황을 보자. 공통 골격을 공유하고 한 곳의 치환기만 다른 후보 A와 B를 초기 활성시험에서 비교했다. 연구팀은 활성과 다른 개발 지표를 종합해 A를 리드로 선정했다. 이후 A의 대사 안정성을 평가해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개발 대상에서 제외된 B는 같은 항목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이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초기 시험에서 나타난 A와 B의 활성 차이다. A의 대사 안정성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A의 대사 안정성이 B보다 우수한지, 두 물질의 치환기 차이가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서로 다른 평가항목의 결과를 한 표에 모은다고 빠진 비교가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A를 리드로 고른 판단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팀은 여러 특성을 종합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선택한다. 반면 출원서에서 특정 치환기를 기술적 특징으로 강조하고, 그 구조가 대사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설명하려면 그 주장에 맞는 자료가 있는지 별도로 살펴야 한다. 후보 선정에 충분했던 데이터가 출원에서 강조하려는 효과까지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빠진 비교는 효과 설명의 범위를 바꾼다 A에서 좋은 대사 안정성이 확인됐다는 사실은 출원 검토에 유용하다. 다만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구분해야 한다. A 자체의 특성으로 제시하는 것과, B와의 구조 차이 때문에 안정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하는 것은 다른 주장이다. A와 유사한 여러 변형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따라서 B의 결과가 없다고 출원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대신 현재 자료가 뒷받침하는 효과를 중심으로 첫 출원을 설계할지, B와의 비교를 추가해 치환기의 의미를 확인할지 판단해야 한다. 평가하지 않은 다른 변형까지 포함하려 한다면 그 범위를 뒷받침하는 기술적 설명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먼저 정할 것은 원하는 청구항의 폭이 아니다. 출원서가 어떤 구조적 특징과 효과의 관계를 설명하려는지다. A의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데 필요한 자료와, A에서 바뀐 치환기의 기여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혼동하면 청구항은 넓어져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그대로다. 추가 실험은 언제든 같은 비용으로 할 수 없다 출원 준비 중 빠진 비교를 발견하면 “B도 대사 안정성을 시험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B의 시료가 남아 있고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면 검토할 만한 방법이다. 그러나 초기 후보의 시료가 소진됐거나 다시 합성해야 한다면 추가 비교에는 새로운 시간과 비용이 든다. 개발 일정상 그 결과를 첫 출원 전에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B를 반드시 출원서에 넣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출원서에서 말하려는 효과를 확인하는 데 B가 필요한지를, 아직 B를 평가할 수 있을 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하지 않다면 연구팀은 A의 개발에 집중하면 된다. 필요하다면 시료를 남기거나 A와 같은 항목으로 평가할 시점을 정할 수 있다. 이 판단을 최종 성능표가 완성된 뒤에 시작하면 연구팀은 이미 끝낸 후보 선정 과정을 되짚어야 한다. IP 담당자 역시 제한된 자료로 효과에 대한 설명을 조정할지, 비교실험 결과를 기다릴지 결정해야 한다. 문제를 일찍 발견했다면 연구계획 안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일이 뒤늦게는 출원 일정의 부담이 된다. 특허 검토를 앞당긴다는 뜻 모든 탈락 후보를 보관하고 모든 평가항목을 시험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리드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IP 담당자가 출원에서 강조하려는 효과를 연구팀과 공유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연구팀도 어떤 비교물질을 남기고, 어느 항목을 추가로 평가할지 연구 목적과 함께 판단할 수 있다. 신약 후보물질 특허에서 늦은 검토의 비용은 출원일이 뒤로 밀리는 데만 있지 않다. 개발할 물질을 정할 때는 필요 없었던 비교가, 그 물질의 기술적 특징을 설명할 때는 필요할 수 있다. IP가 일찍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출원서를 먼저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직 할 수 있는 비교가 무엇인지 제때 결정하기 위해서다. ◆글 석종헌 변리사(특허법인 린) 바이오·화학 분야의 특허 포트폴리오 설계와 IP-R&D를 자문한다. 신약 후보물질과 바이오 플랫폼의 연구데이터, 경쟁사 특허와 사업 확장 경로를 연결하는 IP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2026-10-08 06:00:38데일리팜 -
HLB펩 '랩센' 루마니아 수출…유럽시장 첫 진출[데일리팜=최다은 기자] HLB펩의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랩센(LABSENN)'이 루마니아 수출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HLB펩은 펩타이드 카밍 세럼, 펩타이드 리페어 마이크로 버블 에센스, 펩타이드 리페어 하이드라 선스크린, 펩타이드 리페어 베리어 크림 등 랩센 4종을 루마니아에 수출한다고 7일 밝혔다. 랩센은 HLB펩이 축적해온 펩타이드 소재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개발한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다. 회사가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한 펩타이드 소재를 제품에 적용했다. 주요 소재로는 'CMPEP™(Curcumin Peptide+Marine Peptide)'가 있다. 커큐민과 김·미역 등 해조류 유래 펩타이드를 복합 활용한 소재다. 이번 루마니아 수출은 랩센의 첫 해외시장 진출이다. HLB펩은 현지 바이어와 협의를 거쳐 랩센 4종을 공급하기로 했다. 회사는 루마니아를 시작으로 유럽 내 바이어 및 유통 파트너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수출을 논의하고 있는 아시아와 남미 지역에서도 거래선 확대를 추진한다. 제품군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HLB펩은 항염 기능을 강화한 신규 펩타이드 소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두피 개선과 탈모 방지 제품 관련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심경재 HLB펩 대표는 "이번 루마니아 수출은 자체 펩타이드 기술을 적용한 랩센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작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신규 펩타이드 소재와 두피 개선, 탈모 방지 제품 연구 등을 통해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2026-10-07 14:16:26최다은 기자 -
플러스엑스팜, 구강유산균 3종 담은 '덴탈 밸런스 락토' 출시[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플러스엑스팜이 특허 받은 구강유산균 3종을 함유한 신제품 '덴탈 밸런스 락토 구강유산균'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치아와 잇몸뿐 아니라 혀와 구강 점막 등 입안 전체에 약 700여종의 다양한 미생물이 공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구강 내 미생물 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을 함께 관리하려는 방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플러스엑스팜은 이런 변화에 맞춰 구강 환경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개발한 특허 구강유산균 3종을 중심으로 신제품을 설계했다. '덴탈 밸런스 락토 구강유산균'은 하루 1정 섭취하는 츄어블 형태로 특허 구강유산균 5mg과 21종의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배합했다. 제품에는 총 30억 CFU가 투입돼 구강부터 장 건강까지 함께 고려한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부원료로 국내산 자일리톨 200mg을 함유했으며 당류는 0g으로 설계했다.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산균 전용 특수 3중 보호 용기도 적용했다. 플러스엑스팜 관계자는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다빈도 질환 1위가 치주염 및 치주질환이었고 구강 관련 질환 발생 빈도가 증가했다"며 "입 속 유해균 관리와 구강 내 미생물 균형을 고려해 특허 구강유산균을 중심으로 자일리톨과 프로바이오틱스를 한 번에 보충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번 제품이 성인은 물론 올바른 양치질이 서툰 어린이까지 온 가족이 올바른 구강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2026-10-07 09:52:10김지은 기자 -
큐라클, 국제당뇨병학회서 CU01 임상 2b상 결과 발표[데일리팜=최다은 기자] 큐라클이 당뇨병성 신장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CU01'의 임상 2b상 결과를 국제당뇨병학회에서 공개한다.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 이어 국내외 당뇨병 전문가를 대상으로 임상 성과를 알리고 후속 개발과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큐라클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16회 국제당뇨병학회(ICDM 2026)에서 CU01의 당뇨병성 신증 임상 2b상 결과를 구두 발표한다고 6일 밝혔다. ICDM은 대한당뇨병학회가 매년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로, 당뇨병 분야 기초·중개연구부터 임상 치료까지 최신 연구성과와 치료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CU01 발표는 15일 'Next-generation technologies and drugs targeting diabetic kidney and liver disease progression' 세션에서 진행된다. 임상 2b상 총괄 연구책임자인 원규장 영남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가 유효성과 안전성 결과를 발표한다. CU01은 디메틸푸마르산염(DMF)을 주성분으로 하는 경구용 신장질환 치료제다. Nrf2 경로 활성화와 TGF-β 신호 조절을 통한 항산화·항염증·항섬유화 작용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큐라클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등에 사용돼 온 DMF를 당뇨병성 신장질환에 적용하는 약물재창출 전략을 활용했다. 임상 2b상은 국내 24개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 2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에게 CU01 240mg과 360mg 또는 위약을 24주간 투여하는 다기관·무작위배정·이중눈가림·위약대조 방식이다. 임상 결과 1차 평가지표인 요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은 위약군 대비 240mg 투여군에서 21.45%(p=0.0448), 360mg 투여군에서 22.21%(p=0.0313) 감소했다. 두 용량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은 24주 동안 기저치 대비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안전성과 내약성도 확인됐다. 표준치료제와의 병용에서도 추가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RAAS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등 기존 표준치료를 받고 있지만 단백뇨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군에 CU01을 추가 투여했을 때 uACR은 위약군 대비 최대 35.20% 감소했다. 큐라클은 해당 결과를 지난 6월 ADA 2026에서 처음 공개했다. 회사는 표준치료에도 신기능 저하 위험이 남아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CU01을 추가 치료 옵션으로 개발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지식재산권 확보에도 나섰다. 큐라클은 표준치료제 병용 시 나타난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신규 용도 특허를 국내와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출원했다. PCT 국제출원을 통해 글로벌 권리범위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큐라클 관계자는 "이번 ICDM 발표를 통해 CU01 임상 2b상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국내외 당뇨병 전문가들과 공유하고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서 가능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확보한 임상 데이터와 규제기관 의견을 종합해 후속 임상과 허가 전략을 포함한 개발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후속 개발과 함께 국내외 사업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2026-10-06 10:11:45최다은 기자 -
알피바이오, 펙소페나딘 병포장 안정성 검증…포장 규격 다변화[데일리팜=황병우 기자]알피바이오는 알레르기약 성분인 펙소페나딘 60mg 연질캡슐의 30캡슐 병포장에 대해 24개월 장기보존시험을 완료하고 품질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기존 소용량 PTP 포장에 대용량 병포장을 더해 복약 환경에 따른 포장 규격을 다변화한다. 알피바이오는 앞서 독자 제형 기술인 펙소페나딘 가용화 조성물 특허(등록번호 10-2222271)를 적용해 가용화 안정성과 용출률 개선을 입증했다. 이번 시험을 통해 연질캡슐 제형에 이어 병포장 형태의 품질 안정성도 검증했다는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펙소페나딘은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이 낮아 기존 1세대 항히스타민제보다 중추신경계 진정 작용이 적은 성분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일반의약품 제품 라벨 기준상 Non-Drowsy 표현을 사용할 수 있으며, 대한약사회의 대국민 복약지도 자료인 운전주의 의약품 목록에서도 최저 위험군(Level 0~1)으로 분류된다고 소개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기준상 펙소페나딘염산염 60mg 단일제의 효능·효과는 꽃가루와 집먼지 등으로 인한 코 알레르기 증상 완화다. 알피바이오 의약품 마케팅 장희정 팀장은 "내부 출하 경향을 분석한 결과, 일부 주요 제품군에서 대용량 병포장 패키지의 출하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제약사와 소비자의 수요 다변화에 맞춰 맞춤형 포장 규격 공급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병포장은 지속적인 알레르기 관리가 필요한 복약 환경을 고려해 기획했다. 회사는 휴대성을 강조한 소용량 PTP 포장과 장기 복용 편의성을 고려한 병포장을 병행해 생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알피바이오 연구소 김준호 소장은 연질캡슐 제형 기술과 패키징 역량을 결합해 고객사의 제품 다변화와 소비자의 가정 내 보관·복약 편의성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소장은 "당사는 특허 기반 연질캡슐 제형 차별화를 검증한 데 이어, 이번 병포장 24개월 장기보존시험을 통해 패키징 형태의 품질 신뢰성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2026-10-06 09:43:58황병우 기자 -
알엑스미, '리쥬영 크림마스크' 정식 출시…이달 약국 유통[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 기반 스킨케어 브랜드 RXme(알엑스미)를 운영하는 팜에이스가 ‘리쥬영 크림마스크(Rejuyoung Ultra PDRN Deep Repair Cream Mask)’를 정식 출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리쥬영 크림마스크는 선런칭 물량이 3주 만에 완판된 제품으로 지난달 출시한 쥬베클의 후속 제품 ‘쥬베클샷’에 이은 라인업 확장이다. 이달부터 약국에서 판매된다. 이번 제품은 리쥬영 크림을 밤에 두껍게 발라 수면팩처럼 사용한다는 고객 후기에서 착안했다. 리쥬영 크림의 핵심 성분과 크림 제형을 마스크팩 한 장에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팜에이스는 리쥬영 크림에 적용한 PDRN 시너지 배합비를 크림마스크에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특허 출원된 PDRN·프로판다이올·타마누오일 조합을 그대로 계승했으며, 임상시험을 통해 1회 사용 후 피부 윤기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크림 제형을 시트에 담은 제품으로, 회사 측은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서 30분 이상 부착해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평소에는 리쥬영 크림을 사용하고, 시술 후 피부가 예민해졌거나 건조가 심한 날, 중요한 일정을 앞둔 전날 밤에는 크림마스크를 활용한 집중 관리를 제안했다. 기존 리쥬영은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초도 물량이 완판됐으며 현재 누적 판매량이 10만개를 넘어섰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알엑스미는 약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피부 고민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약국 기반 스킨케어 브랜드다. PDRN을 함유한 리쥬영과 PDLLA 볼륨크림 쥬베클을 중심으로 쥬베클샷, 리쥬영 크림마스크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국내 소비자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에 더해 최근 미국, 일본, 홍콩, 대만, 터키 등으로 유통 시장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엑스미 관계자는 “리쥬영과 쥬베클이 많은 국내외 고객들의 선택을 받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약국에서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알엑스미만의 라인업을 계속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리쥬영 크림마스크의 가격과 구성 등 공급 관련 내용은 알엑스미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2026-10-02 06:00:36김지은 기자 -
샤페론 누겔, 2b상서 가려움 개선 확인…후속 임상 추진[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샤페론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누겔(NuGel, HY209gel)’의 임상 2상에서 가려움 등 일부 지표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1차 평가지표는 충족하지 못했지만 안전성과 일부 2차 평가지표에서 후속 개발을 이어갈 근거를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샤페론은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한 누겔 임상 2상 최종 결과보고서(CSR)를 수령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Part 1 33명, Part 2 175명 등 총 2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Part 1은 4개 기관에서 누겔 0.5%, 1%, 2%, 4% 용량을 위약과 비교한 용량 탐색 시험이다. 1차 평가지표인 기저 대비 EASI 개선율은 모든 누겔 투여군에서 위약보다 수치적으로 높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다만 일부 2차 평가지표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1% 투여군의 8주 EASI-50 달성률은 위약보다 55.6%포인트 높았고, 2% 투여군의 4주 vIGA 치료성공률도 50.0%포인트 높았다. 두 지표 모두 p값은 0.044였다. 환자가 직접 평가하는 증상에서도 개선 신호가 확인됐다. POEM 점수는 투약 2주 만에 2% 투여군에서 6.28점, 4% 투여군에서 7.44점 감소해 위약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DLQI 역시 2% 투여군에서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개선됐다. Part 2에서는 12개 기관에서 1%와 2% 누겔을 위약과 비교했다. 1차 지표인 8주 EASI 개선율에서는 위약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샤페론은 위약군의 EASI 개선폭이 58.1%로 높게 나타난 점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가려움 지표에서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4주 시점 가려움이 줄어든 환자 비율은 2% 누겔 투여군이 39.2%로 위약군 20.8%보다 18.5%포인트 높았다.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40). vIGA 치료성공률은 4주 시점 1% 투여군에서 23.2%로 위약군 9.4%보다 높았다. 다만 p값은 0.053으로 통상적인 통계적 유의성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안전성도 후속 개발의 근거로 제시됐다. Part 2에서 발생한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다. 중대한 약물이상반응과 사망은 Part 1과 Part 2 모두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샤페론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누겔의 개발 전략을 보다 구체화할 계획이다. 단독 치료보다는 스테로이드와 병용해 초기 치료 효과를 높이고, 이후 유지기 치료제로 활용해 재발을 줄이는 방향이다. 누겔은 염증복합체를 억제하는 기전의 아토피 국소 치료제다. 회사는 전신 노출이 없고 안전성이 양호하게 나타난 점을 활용해 기존 비스테로이드 국소 치료제와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샤페론 관계자는 “1차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vIGA와 가려움 등에서 같은 방향의 개선 신호를 확인했다”며 “스테로이드와 병용해 2~4주 치료한 뒤 유지기 단계에서 재발을 줄이는 방향으로 후속 임상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샤페론은 향후 기술이전 파트너와 협의를 거쳐 후속 임상의 최종 설계를 확정할 예정이다. 누겔 관련 에버그린 특허를 기반으로 임상과 사업화를 함께 추진할 파트너도 찾고 있다.2026-10-01 10:07:47이석준 기자 -
"특허만료약 거품 빼고 혁신신약 채우자"…건보재정 전략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고가 치료제의 재정부담 해법을 신약의 약가 인하에서만 찾아선 안 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존 약품비 지출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허만료 의약품의 가격경쟁으로 재정 여력을 확보하고, 중증·희귀질환 신약은 신속등재와 사후평가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증질환 신약 접근성 확대와 건강보험 재정효율화 전략 토론회'에서는 중증질환 신약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토론회에서는 국내 의약품 지출구조를 비롯해 항암제의 허가·급여 간극, 희귀질환 치료제의 초기 접근 문제, 신약 평가와 사후관리 체계 등이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신약 가격만 누를 문제 아니다"…약가 인하보다 시장 경쟁 유도 권용진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국내 중증질환 의료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를 고가 신약만의 문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건강보험 진료비는 2021년 95조4000억원에서 2024년 116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약품비도 약 22조원에서 27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산정특례 환자 약품비는 5조6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암 환자 약품비 역시 약 3조100억원에서 4조1400억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환자 수 증가와 치료기회 확대, 신약 사용 증가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만큼 약제비 증가를 신약 가격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권 교수의 의견이다. 권 교수는 "신약 지출을 억제하기에 앞서 전체 약품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허만료 의약품 시장의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특허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 시장은 약 19조4000억원 규모다. 이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유도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여기서 확보한 재정 여력을 중증·희귀질환 신약 접근성 확대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저가 대체조제와 참조가격제, 리베이트 차단 등은 가격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됐다. 반면 혁신신약은 비용효과성 평가 원칙을 유지하되 환자 접근이 지나치게 늦어지지 않도록 신속등재와 사후평가를 병행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권 교수는 "약가정책 역시 일률적인 가격 인하에서 벗어나 치료 성과와 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현장선 "항암·희귀질환 치료제 허가·급여 장벽 낮춰야" 한 목소리 의료현장에서는 신약이 허가되거나 해외에서 사용되고 있어도 실제 국내 환자의 치료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장벽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희준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항암제의 허가와 급여 사이에 발생하는 시간적 간극을 문제로 꼽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치료제라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고가 치료비를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고, 세부 급여기준 역시 실제 치료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선책으로는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된 항암제의 신속 급여와 위험분담제, 조건부 급여 등이 거론됐다. 김 교수는 "초기 임상에서 치료효과가 확인됐지만 장기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면 우선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이후 실제 성과를 토대로 가격이나 급여조건을 조정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가치 평가 역시 약제비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입원과 응급실 이용 감소, 간병 부담 완화, 환자의 사회·경제활동 유지 등 치료 이후 발생하는 효과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귀질환은 국내 도입 단계부터 접근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환자 수가 적고 대체치료가 제한적인 희귀질환 특성상 해외에서 치료제가 개발돼도 국내 허가와 공급, 급여까지 이어지는 데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제약사의 국내 허가·급여 신청 유인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해외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 정식 허가나 급여 이전 단계인 치료제에 환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조기접근프로그램 등을 활성화하고 정부와 관련 기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신속등재·사후평가 유연하게" 제안…미국 MFN 정책도 변수 패널 토론에서는 접근성 개선을 위해 신약의 초기 불확실성을 사후평가로 관리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약가 환경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인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전무는 환자 수가 적거나 장기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특성을 고려해 초기 근거의 불확실성만으로 급여를 늦추기보다 신속등재와 위험분담, 성과기반 계약 등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최 전무는 "먼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축적되는 자료를 토대로 효과와 재정 영향을 다시 평가하면 접근성을 높이면서 불확실성도 관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약가정책 변화가 국내 신약 도입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현장 의견도 나왔다. 어윤호 데일리팜 기자는 미국 최혜국약가(MFN) 정책 등의 영향으로 국내 허가 이후에도 본사나 지역본부 단계에서 한국 급여 신청을 중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형성된 약가가 다른 국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국내 담당자가 등재를 추진하려 해도 회사 차원에서 이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 기자는 "국내 담당자가 등재를 추진하고 싶어도 회사에서 하지 못하게 하는 약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이는 결국 한국 시장의 신약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신약 접근성 향상 필요성에는 공감대..."전체 환자 고려해야" 정부는 중증질환 신약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전체 의약품 지출구조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소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은 평가기준에 대한 업계와 심평원의 해석 차이로 자료 보완이 반복되면서 등재가 지연되는 문제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특히 검토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료 보완이 반복되는 부분에는 심평원의 책임도 있다고 인정했다. 평가 절차 자체에서 줄일 수 있는 지연은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선등재 이후 실제 사용자료를 토대로 성과를 확인하는 사후평가 방향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제약사의 자료 제출과 비용 부담 등 이해관계자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실장은 "검토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료 보완 등으로 지연되는 부분은 심평원의 역할과 책임이 있다"며 "충분히 개선하도록 실무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정부가 희귀질환 신속등재 시범사업과 약가유연계약제, 위험분담제, 경제성평가 면제 등을 활용해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보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희귀질환·항암제 건강보험 약제비는 연평균 약 4100억원씩 증가했다. 김 사무관은 접근성을 확대하면서도 고가 치료제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적 유효성이 확인된 치료제라 하더라도 어느 수준까지 비용효과성을 인정할 것인지, 고가 치료제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급여와 비급여로 양분된 구조 사이에서 선별급여를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치료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전면 급여가 어려운 약제에 중간적인 접근 경로를 마련해 환자 부담과 재정 영향을 함께 고려하자는 취지다. 김 사무관은 "신속한 급여와 혁신성에 대한 가치 인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며 "고가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고 비용효과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2026-10-01 06:00:52손형민 기자 -
경보제약, 135억 품목 허가취소 제동…집행정지 인용[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경보제약이 연매출 135억원 규모의 전문의약품 23개에 내려진 품목허가취소 처분의 효력을 다시 멈춰 세웠다. 1심에서 패소했지만 항소를 제기했고,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항소심 판단이 나올 때까지 허가취소 처분의 효력이 정지된다. 30일 경보제약이 공시한 주요사항보고서에 따르면 법원은 회사가 신청한 품목허가취소 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경보제약은 이날 결정문을 송달받았다. 법원은 품목허가취소처분 취소 청구 항소심 본안 사건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품목허가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경보제약은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결정은 품목허가취소 처분 자체가 취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처분의 적법성을 다투는 본안 소송은 항소심에서 계속된다. 이번 행정처분 대상은 총 23개 품목이다. 해당 품목의 2024년 연간 매출은 134억8304만원으로 같은 해 경보제약 전체 매출 2385억5613만원의 5.65%에 해당한다. 경보제약은 앞서 두 가지 사유로 품목허가취소 처분을 받았다. 첫 번째는 판매업무 정지 기간 중 의약품을 출하한 건이다. 엘도코프캡슐 등 10개 품목은 2024년 3월14일자로 판매업무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경보제약은 같은 해 4월2일부터 6월27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의약품 도매업체 보관소로 제품을 출하했다. 두 번째는 동일 의약품 등에 대한 판매금지 규정 위반이다. 자누스틴정25mg 등 10개 품목을 등재특허권 존속기간 만료일인 2023년 9월1일 이전에 출고해 GSP 창고에 입고했다. 다파칸정10mg 등 3개 품목 역시 우선판매품목허가 기간 중 GSP 창고에 입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2025년 6월24일부터 해당 23개 품목에 대한 품목허가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경보제약은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회사는 지난 8월31일 1심 판결문을 송달받은 뒤 항소했다. 경보제약은 항소와 함께 품목허가취소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처분 효력은 다시 정지됐다. 향후 핵심은 항소심 본안 판단이다. 집행정지 효력은 항소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 유지된다. 경보제약은 항소심 본안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내용을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2026-09-30 15:25:47이석준 기자 -
씨티씨바이오 소송 규모 85억…예금 9.6억원 가압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씨티씨바이오가 피고로 진행 중인 소송 7건의 청구액이 총 85억원에 이른다.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가 제기한 위약금 소송과 관련해서는 예금계좌에 9억6000만원의 가압류가 실행됐다. 씨티씨바이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은 7건이다. 소송가액은 84억8437만원이다. 지난해 말 8건, 80억8437만원과 비교하면 건수는 한 건 줄고 청구액은 4억원 늘었다. 피고 소송가액은 회사의 사업 규모와 비교해도 적지 않다. 씨티씨바이오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681억원이다. 피고 소송가액 84억8437만원은 상반기 매출의 약 12.5%에 해당한다. 회사는 인체약품과 동물약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상반기 매출은 각각 412억원, 269억원이다. 가장 큰 사건은 인트론바이오가 제기한 43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다. 인트론바이오는 최소주문수량(MOQ) 미준수를 이유로 9억6000만원의 위약금도 청구했다. 두 사건의 청구액은 52억6000만원으로, 씨티씨바이오가 피고인 소송가액의 약 62%를 차지한다. 두 소송 모두 1심이 진행 중이다. 위약금 소송과 관련해서는 예금계좌가 가압류됐다. 반기보고서는 원고의 요청으로 9억6000만원의 가압류가 실행됐다고 밝혔다. 가압류는 판결이 나오기 전 재산을 묶어두는 조치다. 위약금 지급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양사의 법적 다툼은 씨티씨바이오가 제기한 소송으로도 이어졌다. 씨티씨바이오는 인트론바이오를 상대로 특허권 이전등록과 약 21억79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양사가 서로 원고와 피고로 얽힌 소송은 총 4건이다. 인트론바이오가 씨티씨바이오에 제기한 2건의 청구액은 52억6000만원이고, 씨티씨바이오가 인트론바이오에 제기한 2건의 소송가액은 31억7900만원이다. 양사 간 소송가액을 단순 합산하면 84억3900만원에 달한다. 특허권 이전등록 소송에서는 이미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월 9일 씨티씨바이오의 청구를 기각했다. 씨티씨바이오는 같은 달 23일 항소했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1심이 진행 중이다. 양사 간 4건의 소송 가운데 판결이 나온 사건은 현재 특허권 이전등록 소송의 1심이다. 인트론바이오 외에도 위드윈인베스트먼트가 우선주 상환과 관련해 2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대금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2심에 계류 중이다. 씨티씨바이오는 임금·약정금·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피고이기도 하다. 씨티씨바이오가 6월 말 장부에 반영한 소송충당부채는 약 3억8522만원이다. 소송충당부채는 소송가액 전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회사가 소송 등으로 경제적 자원이 유출될 가능성과 금액 등을 고려해 회계상 부채로 인식한 금액이다. 소송가액 85억원 역시 상대방이 청구한 금액의 합계로, 회사가 실제 지급해야 할 금액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씨티씨바이오는 계류 중인 소송의 결과를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2026-09-30 12:00:06이석준 기자 -
신라젠, 항암바이러스 ‘SJ-607’ 중화항체 회피 특허 등록[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신라젠은 차세대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7’의 중화항체 회피 특성에 관한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고 30일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특허 등록으로 중화항체 회피 특성을 기반으로 한 반복 정맥 투여와 치료 용도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SJ-607은 신라젠 연구센터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GEEV’의 기반 기술이다. 회사가 개발 중인 SJ-600시리즈의 모태가 되는 플랫폼이다. 바이러스 외피막에 CD55를 발현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신라젠은 이 기술이 보체와 중화항체에 의한 바이러스 중화반응을 회피해 반복 정맥 투여를 가능하게 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항암바이러스는 정맥 투여 시 보체와 중화항체에 의해 빠르게 제거될 수 있으며, 반복 투여 과정에서 중화항체가 증가하면 항암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추가 항암물질을 탑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항암 효과와 기술 확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SJ-600시리즈는 이탈리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레이테라에서 공정 개발과 독성시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관련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에 소개됐다. 신라젠 관계자는 “항암바이러스의 반복 정맥 투여 기술은 전이암에서도 유의미한 항암 효능을 보인다는 점에서 SJ-600시리즈 상용화 시 높은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특허 등록으로 반복 정맥 투여에 관한 치료 용도를 권리화한 만큼 향후 상용화와 사업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2026-09-30 09:38:06최다은 기자 -
엔트레스토 특허 분쟁, 한-미 다른 결말…남은 장벽은 허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노바티스의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를 둘러싼 특허 분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법원이 엔트레스토의 초기 조합특허를 오렌지북에 등재한 노바티스의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단하면서다. 국내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 이번에 등재 적법성을 인정받은 특허와 같은 초기 발명에서 출발한 국내 특허는 이미 2024년 무효가 확정됐다. 이후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에 적용된 복합체 관련 후속 특허에서도 올해 제네릭사들이 최종 승소했다. 국내에선 주요 특허 장벽을 사실상 모두 넘었지만, 아직 제네릭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엔트레스토 제네릭의 진입 장벽이 특허에서 제제기술과 허가로 옮겨간 모습이다. 미국 법원 "엔트레스토 조합특허 등재 문제없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연방법원은 최근 미국 철강노조지역보험기금(Iron Workers Local 580 Insurance Fund)이 노바티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노바티스의 소송 기각 신청을 받아들였다. 쟁점은 미국 특허 제8101659호를 엔트레스토의 오렌지북에 올린 것이 적법했는지였다. 이 특허는 발사르탄과 사쿠비트릴을 약 1대 1 비율로 함께 사용하는 제약 조성물을 명시한다. 특허 만료일은 2025년 1월 15일이었지만, 소아독점권이 붙으면서 같은 해 7월 15일까지 특허 기간이 연장됐다. 철강보험기금 측은 실제 엔트레스토가 두 성분이 결합한 복합체 형태인 만큼, 복합체 자체를 직접 다루지 않은 이 특허를 오렌지북에 등재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특허가 없었을 경우 제네릭은 2025년 1월16일부터 출시될 수 있지만, 소아독점권이 끝난 7월까지 제네릭 진입이 늦어졌고 그동안 보험기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오리지널 엔트레스토의 약값을 더 부담했다는 게 소송의 골자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특허가 엔트레스토의 핵심 성분인 발사르탄과 사쿠비트릴의 조합을 다루고 있는 만큼, 실제 제품에서 두 성분이 복합체 형태로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엔트레스토와 무관한 특허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도 2025년 이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했다. 당시 법원은 이 특허가 보호하는 대상이 사쿠비트릴·발사르탄 '복합체' 자체가 아니라 두 성분의 '조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선 특허 무효 판결…초기 특허 장벽 먼저 해소 국내에서는 같은 발명에서 출발한 특허가 살아남지 못했다. 노바티스는 국내에서 '발사르탄 및 NEP 저해제를 포함하는 제약학적 조성물' 특허를 확보했다. 미국 '8101659 특허'와 청구 범위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발사르탄과 사쿠비트릴 계열 NEP 저해제의 조합을 다루는 특허라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 등 국내 제네릭사들은 이 특허의 유효성에 도전했다. 특허법원은 2023년 11월 제네릭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두 성분을 함께 사용했을 때 심부전 등에 어떤 치료효과가 나타나는지 특허 명세서에 충분한 시험자료나 구체적인 설명이 담겨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024년 4월 노바티스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특허 무효가 확정됐다. 미국에서는 같은 계열의 초기 조합특허가 엔트레스토를 보호하는 특허로 인정됐지만, 국내에서는 특허 자체가 무효가 된 것이다. 엔트레스토는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을 단순히 섞은 제품이 아니다. 두 성분과 나트륨, 물 분자 등이 일정한 구조를 이루는 초분자 복합체 형태다. 초기 특허가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을 함께 사용하는 큰 틀을 보호했다면, 후속 특허는 실제 제품에 쓰인 복합체와 결정형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호했다. 국내 제네릭사들은 이들 복합체 관련 특허에도 도전했다. 관련 분쟁 가운데 하나는 엔트레스토에 적용된 2.5수화물 초분자 복합체와 제네릭사가 개발한 다른 수화물 형태가 같은 특허 권리범위에 포함되는지가 쟁점이었다. 결국 대법원은 올해 1월 제네릭사 제품이 노바티스 특허의 권리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최종 판단했다. 오리지널의 복합체는 발사르탄·사쿠비트릴·나트륨·물 분자가 1:1:3:2.5 비율인 반면, 제네릭사가 개발한 제품은 1:1:3:3 비율로, 결정 구조와 특성이 다르다고 봤다. 다른 복합체 특허에 대한 무효 소송에서도 제네릭사들이 승리했다. 대법원은 특허에 포함된 여러 형태의 복합체를 실제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제조 방법이 충분히 설명돼 있지 않다고 보고 올해 1월 노바티스 측 상고를 기각했다. 특허는 이겼는데 제네릭은 아직 '0개'...허가 변수 여전 그럼에도 국내 엔트레스토 제네릭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특허를 무효화하거나 피하는 것과 실제 엔트레스토와 동등한 제품을 만들어 허가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엔트레스토는 두 성분이 특정 구조를 이루는 제품이다. 제네릭사가 특허를 피하기 위해 다른 결정형이나 제형을 만들더라도 오리지널과 비슷한 약물 흡수와 용출 특성을 구현하고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해야 한다. 특허 분쟁에서 승리했다고 곧바로 출시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국과도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특허의 소아독점권이 끝난 직후인 2025년 7월 22일 MSN의 엔트레스토 제네릭이 출시됐다. 이틀 뒤에는 10개 제네릭이 추가로 시장에 진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18개 업체가 엔트레스토 제네릭 허가를 신청했고 이 가운데 13곳이 최종 승인을 받았다. 반면 국내에서는 주요 특허를 모두 넘어섰지만 아직 허가 품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엔트레스토 제네릭 경쟁의 핵심이 이제 '특허를 깰 수 있느냐'에서 '특허를 피하면서도 오리지널과 동등한 제품을 실제로 만들어 허가받을 수 있느냐'로 옮겨간 셈이다.2026-09-30 06:00:50김진구 기자 -
MSD, '포스트 키트루다' 출격 속도…항암신약 확보 잇따라[데일리팜=손형민 기자] MSD가 '포스트 키트루다'를 대비한 다양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인수합병(M&A)과 기술도입, 공동개발을 통해 신규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한편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을 앞세워 기존 프랜차이즈의 경쟁력 유지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바이오기업이 개발 중인 KRAS 표적 항암제 후보물질까지 확보했다.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여전히 회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향후 특허만료와 바이오시밀러 경쟁을 고려해 표적치료제부터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T세포 인게이저까지 후속 항암 자산을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항암신약 자산 수혈 지속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D는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브런치 테라퓨틱스(SciBrunch Therapeutics)와 경구용 KRAS G12D 억제제 'SPR2015'에 대한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SPR2015는 KRAS G12D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이다. MSD는 사이브런치에 선급금 4억달러를 지급하고 향후 개발·허가·상업화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21억3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MSD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SPR2015의 개발과 제조, 상업화 권리를 확보한다. KRAS G12D 변이는 췌장암과 대장암, 폐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확인된다. MSD는 SPR2015 확보를 통해 정밀표적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추가했다. MSD는 앞서 올해 5월에 턴스 파마슈티컬스(Terns Pharmaceuticals) 인수를 완료했다. 핵심 자산은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로 개발 중인 경구용 BCR::ABL1 알로스테릭 티로신키나제억제제 TERN-701이다. 현재 1/2상 CARDINAL 연구가 진행 중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2024년 11월에는 중국 라노바 메디슨(LaNova Medicines)으로부터 PD-1/VEGF 이중항체 LM-299의 글로벌 독점 개발·생산·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계약에 따라 MSD는 라노바에 선급금 5억8800만달러를 지급하고 개발·허가·상업화 성과에 따라 최대 27억달러 규모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 LM-299는 PD-1과 VEGF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로 MSD의 면역항암 파이프라인에 추가됐다. 같은 해 3월에는 하푼 테라퓨틱스(Harpoon Therapeutics) 인수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DLL3 표적 T세포 인게이저 MK-6070을 포함한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MK-6070은 기존 HPN328로 개발되던 후보물질로 DLL3가 높은 수준으로 발현되는 소세포폐암과 신경내분비종양 등을 겨냥한다. MSD는 하푼 인수를 통해 기존 항체와 ADC 외에 T세포 인게이저까지 항암 모달리티를 넓혔다. 대규모 항암 협력도 이어졌다. MSD는 2023년 10월 다이이찌산쿄와 3개 DXd 계열 ADC를 공동개발·상업화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상 자산은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HER3-DXd), 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I-DXd), 랄루도타투그 데룩스테칸(R-DXd)이다. MSD는 선급금 40억달러와 향후 24개월간 15억달러를 지급하고 판매 마일스톤 최대 165억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구조로 계약했다. 전체 잠재 계약 규모는 최대 220억달러다. 이처럼 MSD가 최근 확보한 항암 자산은 특정 기전에 집중되지 않는다. KRAS 표적치료제와 PD-1/VEGF 이중항체, T세포 인게이저, ADC 등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키트루다 이후를 겨냥한 항암 파이프라인을 넓히고 있다. 키트루다 매출 300억달러 돌파…SC로 기존 시장 방어 외부 항암신약 자산 확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키트루다는 여전히 MSD 실적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키트루다 매출은 2023년 250억달러 수준에서 2024년 약 295억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키트루다와 SC 제형 키트루다 QLEX 합산 매출이 317억달러에 달했다. 전년 대비 7%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2026년 2분기 키트루다와 키트루다 QLEX 매출은 약 84억달러를 기록했다. MSD는 키트루다의 적응증 확대와 함께 SC 제형 시장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키트루다 QLEX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의 투여 부담을 줄인 SC 제형이다. MSD는 기존 키트루다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투여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력 유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키트루다 특허만료와 바이오시밀러 진입에 따른 매출 감소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핵심 특허는 2028년 만료될 예정이며 MSD는 2028~2029년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MSD는 현재 키트루다의 성장세가 유지되는 동안 외부 항암 자산을 확보하며 후속 성장동력을 준비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행보를 보면 기존 면역항암제 중심에서 표적치료제와 이중항체, ADC, T세포 인게이저 등으로 개발 축을 넓히는 흐름이 뚜렷하다. 키트루다는 SC 제형을 통해 기존 시장을 방어하고 외부에서는 다양한 항암 모달리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포스트 키트루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2026-09-30 06:00:46손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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