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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들의 약 배송 반발 이유…"약국 존립에 관한 문제"[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사회가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다시 거리로 나왔다. 과거 안전상비의약품 도입 때도 대규모 집회가 열렸지만 이번에는 약국 경영의 중심인 처방조제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발의 배경에 깔려 있다. 대한약사회 집행부 책임론과 회장 탄핵 주장까지 등장했고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움직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장외투쟁으로 이어졌다.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전국약사 총궐기대회에는 당초 예상했던 5000명을 넘어 전국의 약사와 약대생이 집결했다. 주최 측 추산 약사 7000여명과 약대생 3000여명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사사회가 현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와 창고형약국 확산 역시 약국의 경영 기반과 약사의 전문성을 위협하는 현안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도 약배송에 대한 반발은 이전과 달랐다. 현장의 위기감 이면에는 환자 안전과 더불어 비대면진료와 처방전 전달, 약국 선택, 조제, 복약지도와 의약품 수령까지 이어지는 처방조제 전 과정이 새롭게 재편될 수 있다는 불안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약사들 다시 거리로…약배송 반발 뒤엔 ‘처방전의 이동’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와 창고형약국은 일반의약품 판매시장을 둘러싼 문제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의약품이 늘어나면 약국의 일반약 판매 영역이 줄어들 수 있다. 대규모 매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창고형약국이 확산하면 인근 동네약국의 매약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약배송은 약국의 일반약 판매를 넘어 처방조제 업무와 맞닿아 있다. 국내 상당수 약국은 처방조제를 중심으로 경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처방전 접수부터 처방 적정성 검토, 중복·상호작용 확인, 조제와 복약지도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약사의 핵심 업무이자 약국 경영의 중심축이다. 비대면진료와 약배송이 결합하면 이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환자는 의료기관에서 처방을 받은 뒤 생활권 안의 약국을 찾아 조제약을 수령했다. 그러나 약배송이 전면 허용되면 환자의 거주지나 의료기관과 약국의 거리가 반드시 가까울 필요가 없어진다. 수도권의 한 개국약사는 “편의점약과 창고형약국은 일반약 판매영역의 경쟁이 커지는 문제였다면 약배송은 약국 업무의 중심인 처방조제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약사들이 이를 단순한 유통방식의 변화가 아닌 약국의 존립 기반에 관한 문제로 받아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처방전은 환자의 생활권을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배송이 확대되면 전국 어느 약국으로든 이동할 수 있다”며 “약이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환자와 처방전, 조제시장이 함께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이 아닌 처방전이 움직인다?…플랫폼이 바꿀 약국 지형 정부는 지난 8월 20일 비대면진료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약배송 허용 대상을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24일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은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등록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 일부 환자에 한해 약국 외 의약품 인도를 허용하고 있다. 정부 방침대로 대상을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확대하려면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약사사회가 주목하는 것은 약배송의 허용 여부만이 아니다. 비대면진료에서 환자와 의료기관, 약국을 연결하는 플랫폼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도 핵심 쟁점이다. 환자가 플랫폼에서 증상을 입력하고 의료기관을 선택해 비대면진료를 받은 뒤 처방전을 전송할 약국을 고르고 배송까지 신청할 수 있게 되면 진료부터 의약품 수령까지 전 과정이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이뤄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이 약국의 노출 순서와 재고정보, 배송 가능 여부와 소요 시간 등을 제시하면 환자의 약국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격이나 배송 속도, 서비스 편의성이 새로운 약국 경쟁 요소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약국의 입지와 지역 환자와의 관계보다 플랫폼 내 노출과 배송 역량이 처방전 확보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대형약국이나 배송에 특화된 약국으로 처방전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서 나온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약배송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의약품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수단이 하나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대면진료 플랫폼과 결합하면 의미가 달라진다”며 “환자가 어느 의료기관을 선택하고 어떤 약국에서 조제받는지에 관한 정보가 플랫폼에 모이고, 플랫폼이 약국 선택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기존 약국시장의 경쟁 질서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배송 자체가 아닌 환자 접점과 처방전 흐름을 누가 확보하느냐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진료 시장이 커질수록 플랫폼에 축적되는 진료·처방·조제 데이터도 늘어난다. 환자의 의료 이용과 처방 패턴, 약국별 조제 가능 여부와 재고정보가 결합되면 플랫폼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약국은 플랫폼을 통해 처방전을 확보하기 위해 재고를 늘리고 배송체계를 갖추거나 플랫폼이 제시하는 운영방식에 맞춰야 할 가능성이 있다. 약사사회가 약배송을 플랫폼 종속 문제와 연결하는 배경이다. ‘반대’만으로 충분한가…약사사회에도 남은 질문 약사사회는 약배송 반대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환자안전을 제시한다. 처방의약품은 환자의 질환과 연령, 병용약물과 이상반응 가능성을 고려해 투약해야 한다. 약사는 조제 과정에서 처방 오류와 중복투약, 약물 상호작용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에 처방 변경을 요청한다. 환자가 약국을 직접 방문하면 약사는 환자 본인 여부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복약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배송 과정에서는 누가 의약품을 수령했는지, 적정한 온도와 환경에서 보관됐는지, 환자가 복약지도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약사사회의 주장이다. 비대면진료와 약배송이 결합하면서 환자가 원하는 처방을 받기 위해 의료기관을 옮겨 다니거나 여러 플랫폼을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약국이 환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상황에서 반복·중복처방과 오남용 우려 의약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확인하고 중재할 수 있는지도 과제로 꼽힌다. 다만 약사사회의 반발을 환자안전 논리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약배송이 처방전의 이동과 조제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약국의 생존권과 경제적 이해관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약배송이 약국의 경영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처방조제는 약국 운영의 핵심이고 배송 확대가 처방전 집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현실적”이라며 “그렇다고 생존권과 환자안전을 완전히 별개의 문제로 나누기도 어렵다. 동네약국이 지역 안에서 환자의 투약 이력을 살피고 문제가 생겼을 때 즉시 대응하는 구조가 무너지면 결국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약료 안전망도 함께 약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약국의 생존이 곧바로 국민건강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산업 활성화와 환자 편의를 이유로 기존 약료체계의 역할을 모두 기득권으로 치부하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약사사회가 국민을 설득하려면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보다 지역약국이 환자안전과 보건의료체계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여기에서 나온다. 약배송 논의에서 환자 편의 역시 외면할 수 없는 가치다. 약사사회로서는 공공심야약국과 취약지역 공공약국 확대, 방문진료·방문약료 활성화, 지역약국을 활용한 제한적 전달체계 등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편의성만 앞세워서는 안 된다. 비대면진료와 약배송이 진료량과 처방량, 약제비와 건강보험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고 반복·중복처방과 의약품 오남용을 차단할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체계와 비대면진료 전담약국 금지, 약국 외 인도 과정의 표준지침, 배송 가능 의약품과 포장·보관 기준, 본인수령 확인,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도 제도 확대에 앞서 정리돼야 할 과제다. 또 다른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사회가 국민에게 단순히 약은 배송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약국에 오기 어려운 환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의약품을 안전하게 전달할 것인지 대안을 내놓고,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제도를 먼저 평가한 뒤 확대 여부를 논의하자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약배송을 산업이나 물류정책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처방과 조제, 복약지도와 사후관리까지 연결된 국민건강정책으로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2026-09-28 06:27:47김지은 기자 -
'안전한 약'이라더니…지사제 허가변경이 던진 편의점약 논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 절차에 착수하면서 약사사회 내부에서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는 그동안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가 있을 때마다 대표적인 추가 요구 품목으로 거론돼 왔다. 복약지도가 비교적 단순하고 오남용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식약처가 최근 납 노출 우려 등을 반영해 만 19세 미만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허가사항 변경 절차를 진행하면서 약사사회에서는 "의약품 안전성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제계와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요구가 이어지고 정부도 일정 부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례가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시판 후 안전관리의 현실…"만약 편의점에서 판매됐다면" 이번 허가사항 변경은 단순히 한 성분의 사용 연령이 바뀐 사례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는 2019년에도 원료 중 납 검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만 2세 미만과 임부·수유부 사용이 제한된 바 있다. 이후 추가적인 위해성 평가와 품질검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다시 소아 적응증 삭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약사사회에서는 이를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사례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전한 의약품’이라는 개념 역시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 시켜 준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약품은 허가 이후에도 이상사례 보고와 품질관리, 해외 규제기관의 안전성 정보 등을 반영해 허가사항이 지속적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현재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의약품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근거가 축적되면 사용 대상과 복용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약사사회에서는 이번 사례를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문제와 연결해서 바라보는 분위기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은 최근 정책보고서를 통해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사례를 근거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약준모 측은 "당시 지사제는 편의점 확대 요구 품목 가운데 대표적인 효능군이었다"며 "만약 품목 확대가 이뤄졌다면 허가사항 변경 이후 연령별 사용 제한을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할 수 있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약준모는 현재 편의점 위해의약품 판매차단시스템은 제품 판매 여부만 통제할 수 있을 뿐 실제 복용자의 연령이나 사용 목적까지 확인하는 기능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약국에서는 약사가 연령과 증상을 확인한 뒤 복약상담과 함께 다른 치료 선택지를 안내할 수 있다는 점을 차이로 제시했다. 일선 지역 약국 약사들도 이번 사태를 단순 허가 변경의 행정 절차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수도권의 한 개국약사는 "당시 경제계에서는 지사제를 편의점 판매 품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는데 만약 실제 판매가 허용됐다면 이번 허가사항 변경 이후 회수와 소비자 안내를 어떻게 했을지 의문"이라며 "이번 사례는 의약품 안전관리에 전문가 개입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선정 역시 접근성뿐 아니라 허가사항 변경 가능성과 시판 후 안전관리 체계까지 함께 고려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안전성 평가는 정치적 판단이 아닌 식약처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등 전문기구 중심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접근성과 안전성의 균형…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 정부는 그동안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비롯해 비대면진료, 의약품 재택수령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해 왔다.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다. 반면 약사사회는 접근성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허가 이후에도 안전성 정보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허가사항이 변경되는 특성을 가진 만큼 전문가에 의한 관리체계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의약품은 시판 이후 이상사례 보고와 위해성 평가, 품질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사용 대상이나 용법·용량, 주의사항 등이 수시로 변경된다. 이번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 사례 역시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가 작동하면서 허가사항이 변경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앞으로의 정책 논의도 단순히 편의점 판매 품목을 늘릴 것인지 여부를 넘어 변화하는 안전성 정보를 국민에게 어떻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변경된 허가사항을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할 것 인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접근성 확대 정책이 추진될수록 판매 채널 확대 자체보다 변화하는 안전성 정보에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와 전문가 개입 구조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국민 안전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라는 지적이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특정 품목의 허가사항 변경에 그칠 문제가 아니라 의약품 안전성은 새로운 근거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준 사례"라며 "안전상비의약품 정책 역시 접근성 확대뿐 아니라 시판 후 안전관리와 허가사항 변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까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6-07-15 06:00:50김지은 기자 -
"1000시간 어떻게 채우나"…약국 전문약사 준비 로드맵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지역 약국 약사에 대한 국가 공인 전문약사제도가 올해 본격 시행되면서 약사들의 관심이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로 집중되고 있다. 기존 전문약사 제도가 병원약사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면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는 지역 약국 약사도 참여할 수 있는 첫 국가 공인 전문약사 분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내년 말 첫 자격시험이 예정된 가운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느냐"는 현장 문의도 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응시 요건인 1000시간 수련교육을 어떻게 이수할 수 있느냐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 수련교육은 오는 7월 18일부터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관련 제도는 대부분 정비를 마쳤으며 복지부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1000시간 수련 어떻게 채울까…"운영 약국, 수련기관으로 협약 가능" 개국 약사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수련교육 이수다.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 수련과정은 총 1000시간으로 구성된다. 지역 약국 약사의 경우 3년 이상의 실무경력과 1000시간의 수련교육을 이수해야 자격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외부 기관에서 별도 시간을 내어 수련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지역 약국 약사 업무 특성을 반영해 개설 약사의 경우 자신이 운영 중인 약국에서, 근무약사의 경우 근무 중인 약국이나 여타 수련기관으로 지정된 약국에서 수련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세팅됐다. 정병욱 대한약사회 전문약사관리원장은 "약국 현장 특성상 나홀로약국이 적지 않다"며 "개설약사가 다른 약국에 가서 장기간 수련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본인이 운영하는 약국을 수련약국으로 협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정 요건을 갖춘 약국은 수련약국으로 협약, 해당 약국에서 통합약물관리 서비스를 수행하면서 수련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약사는 환자 상담, 약물 검토, 복약관리 등 약료서비스를 수행한 뒤 관련 내용을 시스템에 입력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후 전문가 평가와 구두 발표 등의 절차를 거쳐 수련시간이 인정되는 방식이다. 약사회는 이를 위해 통합약물관리 상담 프로그램과 수련관리 시스템 구축도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1000시간으로 구성된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 수련교육과정은 ▲환자중심 약료 역량(최소 700시간) ▲교육 역량(최소 20시간) ▲전문직 역량 ▲질향상 역량 ▲리더십 역량(전문직 영량 포함 최소 50시간)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환자중심 약료 역량은 전체 시간 중 최소 700시간 이상을 환자 상담과 약물관리 활동으로 채워야 한다. 환자 상담 기록과 약물관리 실적이 핵심 평가 요소가 되며 다제약물관리사업 참여, 의약품 부작용 보고, 의약품 안전사용 교육, 학술활동 등도 일부 수련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단순히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교육을 수강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약료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을 중심으로 평가받는 구조다. 교육 역량은 약대생 프리셉터 활동과 의약품안전사용 교육, 약물치료 교육 등이 인정되며, 질향상 및 연구 역량에는 약물검토 서비스 개발, 다기관 연구 참여, 학술대회 포스터 발표 등이 해당된다. 약사회는 회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부 인정 기준과 참여 방법을 담은 안내 동영상도 제작 중이다. 정 원장은 "1000시간이라는 숫자만 보면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첫 시험까지 아직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며 "각 영역별 활동을 꾸준히 수행하면 생각보다 높은 장벽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첫 시험, 병원약사회 주관 가능성…“지역약국 전문성 인정 첫 시험대” 시험 운영체계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복지부는 전문약사 자격시험 및 관리기관 재지정을 진행 중이며 병원약사회가 다시 지정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내년 처음 시행되는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 시험 역시 병원약사회가 주관할 가능성이 크다. 정 원장은 "교육과 수련, 시험을 모두 한 기관이 담당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병원약사회가 기존 9개 전문약사 분야 시험을 운영해온 경험이 있는 만큼 통합약물관리 분야 시험도 당분간 함께 맡는 방향으로 복지부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는 단순히 전문분야 하나가 늘어나는 차원을 넘어 지역약국 약사의 역할을 조제 중심에서 약물관리 서비스 중심으로 확대하는 상징적 제도로 평가된다. 특히 초고령사회 진입과 다제약물 복용 환자 증가에 대응해 약사가 환자의 모든 약물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적절성·효과성·안전성을 평가하는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도 크다. 약사사회 안팎에서는 내년 첫 시험이 향후 제도 정착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 지역약국 약사의 전문성을 공식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며 "다만 전문약사 취득 이후 실제 역할과 보상체계까지 함께 마련돼야 제도가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026-06-10 06:00:50김지은 기자 -
의료취약지 해법으로 부상한 '약 배송'…약-정, 갈등 국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가 의료취약지와 공중보건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약사사회 내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정책 대안으로 비대면진료 확대와 의약품 배송 허용 등이 다시 검토되면서 약국가에서는 직능 위축과 의약품 안전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의료취약지 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진료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이에 따른 의약품 배송 허용 방안 등이 정책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취약지, 무약촌 등 의료공백, 의약품 접근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약사사회로서는 앞단으로는 방어막을, 뒷단으로는 약사직능 기본 원칙과 공공성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분위기다. 의료취약지 확대 현실…공보의 감소도 변수 정부가 이 같은 논의를 본격화하는 배경에는 지방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의료 공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농어촌과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 여전히 상당수 존재하는 데다 지역 의료 인프라를 떠받쳐 온 공중보건의사 인력마저 감소세를 보이면서 의료취약지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실제 공공의료 현장에서도 인력 공백은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보건지소 가운데 상당수는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 상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공중보건의사 감소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진료 공백이 발생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정부가 분류하는 의료취약지는 ▲의료기관 접근 시간 ▲인구 대비 의료인력 ▲응급·필수의료 이용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이 기준에 따라 농어촌과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상당수 군 단위 지역이 포함되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방 중소도시 역시 잠재적 취약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정책 발표에서 복지부는 의료취약지를 행정구역 내 의원급 이상 의료기관 및 약국이 없으면서, 인접 읍면동에 소재한 의료기관과의 거리도 4km 이상인 지역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결국 단기간에 의료 인력을 확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디지털 의료 기반의 대안으로 비대면진료 확대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취약지 범위 예상보다 넓다”…또 다시 불거진 약 배송 논란 다만 이 같은 정책 방향이 알려지자 약사사회에서는 또 다시 ‘약 배송 논란’이 불거지는 분위기다. 비대면진료가 확대될 경우 처방 의약품 전달 방식 역시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의약품 배송 허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지역 약사회들은 연이어 성명을 통해 정부의 정책 방향에 우려를 표명하며 의약품 배송 허용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약사회는 의약품이 일반 소비재와 달리 복약지도와 안전 관리가 필수적인 품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배송 중심의 유통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의약품 오남용과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약사사회 내부에서는 정부가 분류하는 의료취약지 규모가 예상보다 광범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의료취약지 기준에 해당하는 지역이 전국적으로 상당수에 달하는 만큼 의료 접근성 개선을 명분으로 도입되는 정책이 향후 전국적인 제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약국가에서는 의료취약지 대응 정책이 제한적 범위에 머물지 않고 제도적으로 확대될 경우 의약품 유통 구조 변화와 함께 약국 역할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비대면진료와 의약품 배송이 결합될 경우 플랫폼 기반의 의료·약료 서비스가 확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약사사회 내부 경계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의료공백 해법 vs 의약품 안전…갈등 불가피 약사사회로서는 의료취약지 문제 해결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의약품 관리 체계와 복약지도 원칙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의료 접근성 개선이라는 정책 목표와 지역 약국의 역할, 의약품 안전 관리 원칙이 충돌하는 구조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의료취약지 해소를 위해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약사사회는 지역 약국의 대면 복약지도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 관리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약사회는 정부를 향해 의약품 배송 확대 정책에 대한 약사법적 검토와 정책 재검토와 더불어 비대면진료 체계 내 약사의 전문적 역할 제도화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남약사회도 이번 정부 방침을 임시방편적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실질적 지역 보건의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방안으로 ▲무의촌 약사 파견 및 직접 조제 체계 구축 ▲약사 공무원 정원 확대 및 처우 개선 ▲전문성 중심의 보건행정 확립 ▲국가 관리 공적 전자처방전 시스템 도입 ▲방문약료 서비스 제도화 ▲성분명처방 제도 도입 ▲공중보건약사 제도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대한약사회 역시 내부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보건복지부와 관련 사안에 대한 협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취약지 해소라는 정책 과제와 의약품 안전 관리 원칙 사이에서 정부와 약사사회 간 긴장 관계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법과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재 공보의 감소에 따른 의료공백 부분도 외면하지 않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고 관련해 약사회 내부, 복지부와의 논의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분명한 원칙은 영구적으로 의약품 재택 수령 대상에 의료취약지를 포함하는건 기정사실화 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2026-03-18 06:00:55김지은 기자 -
대체조제 고지·통보 누락, 실수와 고의 가르는 핵심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법 시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대체조제 환자, 처방의사 고지 의무를 둘러싼 경찰, 법원의 판단이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약사가 대체조제 과정에서 환자에게 관련 내용을 사전 설명하지 않았거나, 처방의사에게 대체조제 후 통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관련 사건들의 공통된 의제다. 경찰과 법원은 공통적으로 약사가 ‘대체조제 사실을 고의로 은폐했는지 여부’와 ‘법이 요구하는 절차를 실질적으로 이행했는지’를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 법원은 형식적 미비만으로는 약사에 대한 처벌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개정법 시행으로 그 어느때보다 대체조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번 경찰, 법원의 판단이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조제봉투 기재·사후통보 이행… 경찰 “증거불충분”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대체조제 후 환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된 약사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사건에서 환자는 감기약 처방 중 일부 의약품이 동일 성분·함량·제형의 다른 약으로 대체조제됐음에도 약사가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약사를 고발했다. 약사 측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약사가 환자에게 교부한 조제 봉투에 실제 조제된 의약품의 명칭이 정확히 기재돼 있었던 만큼 환자가 처방전과 대조해 대체조제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던 점을 부각했다. 이에 경찰은 약사가 주장한 조제봉투에 실제 조제된 의약품 명칭이 정확히 기재돼 있고, 환자가 처방전과 대조해 대체조제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는 점을 주효하게 봤다. 또 약사가 처방 의사에게 사후 통보하고 처방전에 대체조제 내역을 기재하는 등 후속 절차를 모두 이행한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그 결과 약사법 제27조 제3항이 규정한 환자 고지 의무를 고의로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 판단은 조제봉투 기재 등 서면 고지가 환자 고지의 한 방식으로 실질 인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사례로 평가된다. 약사 측 변호를 맡았던 박정일 변호사는 “의약품 품절 사태로 인한 대체조제는 환자의 치료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약사의 정당한 직무 행위”라며 “해당 약사는 조제 봉투를 통한 서면 고지를 포함하여 법이 요구하는 모든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고 환자를 기망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이 객관적 자료를 통해 명백히 입증됐다”고 말했다. 법원 약사 ‘고의성’에 방점…약국장 무죄 선고 최근 사법부도 비슷한 맥락의 판단을 내놨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해 의사의 사전 동의 없이 대체조제를 하고 환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약사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 약사는 처방된 ‘도키나제정’을 의사 동의를 받지 않고 ‘스토나제정’으로 대체조제하면서도 환자, 처방 의사에게 알리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조제는 기소된 약국장이 아닌 근무약사가 진행했었다. 재판에서 약사 측은 근무약사가 조제 선반에 있던 도키나제정과 스토나제정을 착오해 보관 약통에 잘못 부어 소분하면서 실수로 오조제된 것으로 보이고, 당시 약국장은 토요일 오전으로 약국이 바빠 치밀하게 검수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무엇보다 대체조제 고지·통보 의무 자체는 약사법상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이를 ‘고의로’ 위반했는지에 방점을 두고 약사의 유, 무죄를 따졌다. 우선 법원은 실제 대체조제를 한 주체가 기소된 약국장이 아닌 근무약사였으며, 약국장이 검수의 위치에 있었다고 해도 약국장을 조제 약사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실제 조제가 근무약사의 착오로 이뤄졌을 가능성 ▲피고 약사가 대체조제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 ▲대체조제를 통해 얻는 이익이나 동기가 없는 점 등을 들어 대체조제 및 환자 미고지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체조제 및 사후통보 의무 자체는 약사법상 인정되지만, 이를 위반했다고 처벌하기 위해서는 고의가 명확히 입증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률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단순 약사의 대체조제 고지, 통보 절차가 미비했다고 해 자동으로 유죄가 되는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판결”이라며 “법원이 고지 의무 위반의 고의성·인식 여부를 중요하게 본 점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형식보다 실질… 분쟁 대비 기록 관리는 중요” 이들 사례는 공통적으로 대체조제 고지 의무를 ‘결과 책임’이 아닌 ‘행위 책임’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체조제를 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환자와 의사에게 이를 알리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관련 기록과 통보 절차를 성실히 이행했는지 ▲고의적으로 은폐하거나 기망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로 작용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단들을 두고 “대체조제 고지 의무를 형식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환자 보호라는 입법 취지에 맞춰 실질적으로 이행했는지를 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후통보 간소화 이후에도 환자나 처방 의사와의 분쟁 가능성은 존재하는 만큼, 약국 현장에서는 조제봉투 기재, 사후통보 기록, 처방전 관리 등 기본적인 절차를 충실히 남겨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박정일 변호사는 “환자와의 분쟁에 대비해 대체조제 이후 필요한 절차를 모두 이행하고, 관계 서류나 자료를 충실히 작성, 보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6-02-04 06:00:54김지은 기자 -
'무약촌' 프레임...안전상비약 확대·약 배송 기폭제로[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비대면진료에 따른 처방약 배송과 더불어 최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무약촌’이 새로운 아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국회에서는 약이 없어 약을 구할 수 없는 무약촌 주민들의 의약품 접근성 보장을 내세우며 비대면진료에 따른 재택수령, 나아가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편의를 위한 의약품 접근성 확대 방패로 일부 시민단체, 정부에서 무약촌을 일종의 프레임화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열린 대한약사회 이사회에서 권영희 회장은 “어느 시점부터 무약촌이란 프레임이 등장했다”며 “무의촌의 개념대로면 약사가 없는 곳을 무약촌이라 해야 하는데 정부나 일부 시민단체는 약이 없는 곳을 무약촌이라며 이곳으로 약이 배송되고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약이 늘어나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면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약촌의 개념은 시대적 변화가 만들어낸 함의라는 말도 나온다. 이전에는 ‘의사가 없는 마을’만의 문제였을 수 있지만 이제는 단순 응급이나 진료받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쓰는 약의 접근성 자체가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는 시대가 됐다는 것. 하지만 정부가 무약촌 문제 대안으로 편의점약 확대, 약 배송 허용 등의 카드를 꺼내는 것은 근시안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약이 없는 지역의 명확한 기준과 그에 따른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을 고민할 때라는 것이다. ◆무약촌 카드 꺼내 들며 약 접근성 확대 어필하는 정부=무약촌은 통상적으로 ‘약국(또는 약을 살 수 있는 장소)이 없는 마을이나 행정구역’을 뜻하는 말이다. 보통 ‘약이 없어 주민이 약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약국이 없는 곳 뿐만 아니라 심야·공휴일에 약국이 닫히는 시간이 길거나, 24시간 편의점이 없어 약을 살 수 없는 시간, 조건이 많은 곳도 ‘의약품 접근성 취약 지역’이라는 의미에서 무약촌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무약촌이라는 개념은 비교적 최근 수년 사이 의료 접근성 문제와 함께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통용된 것으로 보이며, 정형화된 공식 용어라기보다는 언론·현장 중심의 보통 명사로 정착된 듯하다. 최근 무약촌 문제에 불을 지핀 것은 정부로 보인다. 최근 들어 복지부가 무약촌 문제를 강조하며 의약품의 접근성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비대면진료에 따른 의약품 배송, 드론 배송 이슈와 더불어 안전상비약을 판매하는 편의점의 판매 기준 완화, 판매 가능 품목 확대 가능성으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강준혁 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안전상비약 판매 편의점의 24시간 기준 해제는 이미 국회에서도 법이 발의돼 있다. 법에 명확히 24시간을 못 박은 부분의 예외 규정을 두면 된다“며 "얼마전 울진에 갔다 왔는데 울진 면적이 서울의 1.7배 정도 되고 10개 읍면이 있는데 그 중 4개 읍면에는 약국이 없었다. 무약촌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울진은 약국에 편의점도 없는 지역이 두곳은 되는 것으로 안다. 안전상비약 판매 기준이 24시간 연중무휴로 한정돼 있는 것이 장벽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울진은 오히려 그 조건이 발목이 돼 소비자 의약품 접근성을 막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무약촌 개념 정립부터”…약 접근성 문제, 근본 해결안 고민돼야=복지부의 이 같은 입장에 약사사회는 반박하고 있다. 정부가 말하는 무약촌에 대한 문제 해결 방식이 잘못됐다는 지적 한편으로는 무약촌의 개념 자체가 모호하다는 입장도 나온다. 정부가 강조하는 무약촌의 명확한 개념부터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약사회는 복지부에 무약촌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노수진 총무·홍보이사는 “복지부가 언급하는 무약촌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며 “무약촌이라는 명칭만 반복적으로 제시할 뿐 실제 현장에서 어떤 의약품 접근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자료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명확한 기준이나 실상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을 제시할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노 이사는 “복지부가 실태 파악에 동의는 했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이나 결과는 나온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편의점의 판매 기준 완화나 약배송 등이 정부가 제기하는 무약촌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는데 더해 실효성도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정부가 언급하는 무약촌의 경우 약국은 물론이고 기본 생활 인프라 자체가 부재한 지역이 다수인데 운영시간 기준 등을 완화한다고 해 이 지역에 편의점이 들어설 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박현진 약사들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은 “정부가 언급하는 무약촌의 경우 약국이나 약만 없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생활 인프라 자체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곳”이라며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상업시설 자체가 버티기 힘든 지역인 것이다. 약국이 못버틴 지역은 편의점도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상비약 판매 기준을 완화하고 품목을 확대한다고 해 그 지역에 편의점이 들어서겠나. 결과적으로 주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냐”고 되물었다. 박 회장은 “일반 소매점과 약국의 유지 가능한 인구 규모는 큰 차이가 없다”면서 “현재의 의약품지정취급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도 기본 수요가 보장됐지만 약국이 없는 장소 자체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무약촌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기본적으로 무약촌의 개념이나 기준을 명확히 정립하고, 이 지역 주민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실효성있고 장기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회장은 “우선 정부가 언급하는 무약촌이 실질적으로 어떤 지역인지 명확히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면서 “정부 예산을 적극 활용해 상주 의사가 근무하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일정 인구수 이상의 지역에 적극적인 지원금을 통한 공공약국 설립 등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지역 시내에 거주하는 약사의 경우 일정 수준의 지원금 등이 마련된다면 출퇴근을 통해 무약촌이라 해도 약국을 운영하거나 근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공공약국이 단순 약 수요 충족으로 넘어 고령 거주민의 건강관리나 예방사업까지 수행한다면 더 근본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2025-12-31 06:00:56김지은 기자 -
전자처방부터 조제약 인도까지…약국 뭐가 달라질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수년간 시범사업으로 진행돼 온 비대면진료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제도권 안에 편입될 예정이다. 지난 18일 국회 법안 소위를 통과한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모법인 의료법 개정안이 내주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그간 관련 의료법, 약사법 개정에 적극 의견을 개진해 왔던 약사회로서는 이제 제도 시행의 세부 운영 기준이 될 하위법령 등 후속 조치에 총력을 기울일 상황이 됐다. 당장 모법에 담긴 의약품 처방과 처방전 인도, 수령 등에 있어 최선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동시에 공적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세팅 등 정부와 적극 협상할 아젠다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안, 핵심 내용은=이번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안에는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한다는 규정이 담겼다. 대상환자는 재진환자가 주 대상이며 초진 환자인 경우 지역·처방을 제한하도록 했다. 단, 희귀질환자나 제1형 당뇨병 환자 등은 지역 제한에서 예외다. 여기서 초진 환자의 진료 가능 권역 범위의 경우 하위법령에 위임해 놨는데, 현재로서는 광역 권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방 제한 규정도 담겼는데 DUR의무화법이 병합 심리돼 마약류 처방 조제 시에는 대면, 비대면 상관 없이 DUR 확인을 의무화한다는 규정이 담겼다. 희귀질환자의 경우는 마약류 등의 처방 제한에서 예외를 두는 조항도 포함됐다. 처방 제한 의약품을 습관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처방해 형사처벌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기관 EMR 시스템 상에 처방이 안되도록 장치를 마련, 비의도적인 의료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됐다. 수행 의료기관의 경우 의원급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환자군에 한해 병원급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안이 담겼다. 의원의 경우 전담기관을 금지하는 규정이 모법에 담겼으며, 비급여 진료 내역을 복지부장관에게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중개 플랫폼 규제방안도 모법에 담겼다. 플랫폼은 신고제를 유지하도록 했는데, 중개매체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도입할 수 없도록 전제의 신고제를 말한다. 가입자 수가 일정 규모 이상인 중개매체의 경우 인증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이들 중개매체의 개인정보보호 등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조치 규정 마련과 더불어 공공 중개매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 운영할 수 있도록 근거 조항 포함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비대면진료 지원 시스템 구축·운영에 대한 근거가 모범에 마련됐으며, 비대면진료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구축, 운영 근거도 이번 개정안에 함께 담겼다. 관계 전문기관 위탁 등이 근거 법률에 직접 규정됨에 따라 약사회는 공공기관인 건강보험공단이나 심사평가원, 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보원 등에 관련 운영 근거를 위임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약사사회 최대 쟁점이었던 처방약 인도(수령)의 경우도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현 시범사업에서 허용 중인 대상자에 한정해 재택수령을 허용했는데 ▲섬·벽지 등 의료접근이 어려운 지역 거주자 ▲65세 이상이면서 장기요양 등급자인 노인 ▲장애인 ▲감염병 확진자 등 격리 또는 접근 제한 상태에 있는 자 ▲희귀질환자 등이 대상이다. 다만 재택수령을 원하는 대상자는 복지부령으로 환자가 거주자는 지역 내 약국에서만 약의 인도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역 제한 규정도 포함됐다. ◆하위법령 규정, 약사사회 쟁점은=약사회는 우선 처방 제한 의약품을 현재 시범사업에서 적용 중인 품목보다 확대하는 내용을 세부규정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범사업에서는 ▲마약류 ▲오·남용 우려 의약품(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른 23개 성분) ▲사후 피임약 ▲비만치료제에 한해 처방이 제한돼 있다. 약사회는 하위법령에 이들 의약품과 더불어 탈모약, 여드름약 등 비급여 의약품을 추가하는 방안을 현재 복지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비대면진료 전담약국 제한 장치도 약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현재 의료기관의 경우 전담기관 금지 규정이 담겼지만, 약국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만큼, 하위 규정에서 전담약국에 대해서도 제한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전담기관 방지를 위한 장치로 비대면진료 비율을 제한하는 방침을 강구 중인 만큼 약국도 유사한 방식으로 갈지, 처방전 수로 따질지 등에 대해 정부와 논의해 갈 예정이다. 공적 전자처방전도 약사회가 추후 정부와의 논의를 통해 풀어가야 할 과제다. 의사회의 극려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의료법 개정을 통해 비대면진료에 한해서는 공적 전자처방전 도입이 가능하도록 된 상황. 추후 대면진료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정부와 약사회 간 논의 결과가 추후 처방전달 시스템 변화의 중심이 될 예정이다. 약사회는 현재 복지부에 전자처방전 관련 실무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상태이며, 이번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1년 후 시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자처방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기 까지 시간이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수행 기관보다는 어떻게 시스템을 세팅할 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이 부분에 대해 복지부와 심도있게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처방의약품 재택수령의 구체적 방안도 남아있는 과제다. 대상 환자의 경우 모법에서 제한됐지만 추후 재택수령 가능 지역 범위, 전달 방식, 복약지도 방식 등 세부적인 규정 마련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 부회장은 “모법에 재택수령 대상자는 복지부령으로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 내 약국에서만 약의 인도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역 제한 규정이 포함됐다”며 “구체적으로 지역 제한을 시군구로 할지, 읍면동으로 할지는 하위법령에 위임돼 있는 만큼 향후 환자군에 따라 복지부와 제한 범위를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구체적 실행 방안에 해당하는 하위법령이나 고시, 가이드라인에 최대한 안전장치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면서 “모법 개정에 있어서도 그랬듯이 향후 하위법령 정비 과정에서도 약사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협의 절차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2025-11-26 06:13:40김지은 -
1약사 복수약국 네트워크 운영, 약사법 허점 노렸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 한명의 복수 약국 운영을 허용하는 수사기관 결정에 약사사회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찰과 검찰이 한명의 약사가 여러개의 문전약국 운영에 개입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취지의 불송치,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검, 경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그간 수면 아래 있던 ‘네트워크 약국’ 문제가 공론화되는 분위기입니다. 국회에서는 최근 이들 약국 운영을 방지하기 위한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법 해석의 모호함을 이용, 합법과 불법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네트워크 약국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문어발식 운영”…네트워크 약국은=일명 ’네트워크약국‘이란 명칭은 지난해 대형 문전약국 부도설이 대두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특정 도매상의 자본과 여러 대형 문전약국 운영이 연결돼 있고, 여기에 개입된 도매업체와 약사들이 수익을 쉐어하는 형태의 운영 방식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수도권 약국 8곳과 도매 1곳이 회생신청을 했는데, 이 약국들과 도매는 특별한 관계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당시 업계에서는 문제가 불거진 약국 이외 더 많은 약국이 연결돼 있는 것으로 봤으며, 연관 약국 수와 피해 유통사 금액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약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최근에는 체인이 아님에도 눈에 띄게 동일한 간판이나 인테리어를 사용하는 형태의 약국 운영 방식이 늘고 있으며, 특정 약대 동문,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약국이 거론되기도 하는 실정입니다. 어떻게 이런 약국 운영이 가능했던 걸까요. 그 시작은 대형 문전약국 운영에 있다는게 약국 전문가들의 전언입니다. 문전약국 시장이 예전같지 않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공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대형 병원 문전약국의 천문학적 수준 진입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미 대자본을 소유한 약사 또는 업체가 관여한다거나 여러 약사가 그룹을 이뤄 시장에 진입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들 약국의 운영은 약사 여러명이 팀을 이뤄 대형 문전약국 여러 곳을 운영하고, 도매도 직접 운영해 조제 수입과 더불어 약가마진도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이런 운영 구조는 최근 문전약국을 넘어 대규모 마트형약국, 메디컬약국 등에도 적용되는 상황입니다. 약국 경영 컨설팅 한 관계자는 “새로 약국 시장에 진입하는 약사 중 대학 동문이나 기존에 알고 지냈던 약사 여러명이 그룹을 이뤄 도매를 세우고 대형 문전 2~3곳을 운영하며 수익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기본 조제 수입 이외 약 회전에 따른 약가마진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문전의 경우 약값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이를 하나의 자체 수익구조로 보는 것이다. 사실상 약국이 기업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합법? 불법? 교묘한 경계선에 그들=약국 전문 법률 전문가들은 이같은 약국 운영은 불법 소지가 다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행 약사법 상 한 명의 약사가 두 개 이상의 약국을 개설할 수는 없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네트워크 약국도 인적, 물적 관리를 여러 개 약국을 개설해 운영하는 것으로 본다면 약사법 제21조 제1항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중복개설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수사기관과 일부 사법부 판단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최근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위 네트워크 약국 운영 관련 사건에서 경찰에 이어 검찰도 사실상 무혐의 취지의 불송치, 불기소 판단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명의 약사가 복수 약국을 운영하는 것을 허용한 결정으로, 사실상 기존 면허대여 약국 관련 사법부 판단을 뒤집는 결과라는게 법률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약사사회에서는 이 같은 수사기관 판단이 대형 자본이 개입된 네트워크형 약국을 허용함에 따라 추후 면허대여 약국, 법인약국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국회에서는 네트워크 약국 운영할 제어할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최근 약사 한 명이 여러 개 복수 약국을 개설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운영'도 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약사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서 의원은 최근 경찰, 검찰 불송치, 불기소 건과 관련 약국 ’개설‘과 ’운영‘을 약사법 상 한 번에 적용하지 않으면서 면허대여 등 불법 개설과 중복개설 의심 약국을 처벌할 수 없는 근거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서 의원은 약사법 제21조 약국의 관리의무 제1항 문구를 약사 또는 한약사는 하나의 약국만을 '개설할 수 있다'에서 '개설·운영할 수 있다'로 수정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오승준 법무법인 BHSN 대표 변호사는 “약국은 단순한 상업적 공간이 아니다. 환자의 건강과 직결된 보건의료기관이며, 그 운영의 중심에는 반드시 전문성을 지닌 약사가 자리해야 한다”며 “현행 법체계 허점을 이용해 사실상 복수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가 존재하면 성실하게 자신의 약국을 지키는 다수 약사들에게는 심각한 박탈감이, 국민에게는 불신이 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도 취지와 현실 사이 괴리를 메우는 일은 결국 입법자의 몫”이라며 “의료법이 그랬듯, 약사법도 운영 관여까지 금지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2025-09-21 17:25:47김지은 -
"탈모·여드름·안약 절반 이상"…비대면진료 취지 무색[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사회에서는 비대면진료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무분별한 비급여 처방에 대한 제한을 요구해 왔습니다. 정부의 일부 제한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 시행 2년차를 맞은 현재도 비급여 처방이 전체 비대면 처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로나19 초기 감염 확산 예방,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시행된 비대면진료가 기본 취지를 벗어나 고위험, 미용 관련 비급여 처방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해 한약사 개설 약국의 전문약 처방 논란과 더불어 최근 일부 대형 약국이 제도화를 앞두고 탈모, 여드름 등 비대면 처방 조제를 대비하는 움직임까지. 약사사회가 비대면 비급여 처방을 우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방 절반 이상이 ‘미용 목적’…본래 취지는 어디로 지난해 대한약사회가 밝힌 비대면진료 처방 실태를 보면 시범사업이 확대된 2023년 12월 15일 이후 2개월여간 약사회가 운영 중인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를 통해 접수된 처방전 중 급여 처방은 39.5%, 비급여 처방은 60.5%였습니다. 비급여 처방 중 탈모 관련 처방이 63.8%, 여드름 치료가 25.5%로 나타났는데요, 비급여 처방의 대부분은 탈모, 여드름 등 미용 관련 처방인 것이 확인된 셈입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된 이후 지속적으로 탈모, 여드름, 비만 의약품 등 비급여 의약품의 비대면 처방 제한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정부는 검토 끝에 지난해 12월 2일 비만치료제 비대면 처방을 제한하기도 했죠. 제한 대상은 ▲삭센다 등 리라글루티드 함유제제(비만치료에 한함) ▲위고비 등 세마글루티드 함유제제(비만치료에 한함) ▲마운자로 등 터제파타이드 함유제제(비만치료에 한함) ▲오르리스타트 함유제제 ▲부프로피온염산염 및 날트렉손 염산염(복합제) 함유제제 등입니다. 당시 정부는 비대면진료로 이뤄지는 비급여 처방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다이어트약 처방 제한 이후 현재까지 구체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1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지역 4개 분회(구로, 중랑, 광진, 강동구약사회)가 회원 약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비대면진료 관련 설문조사 결과 역시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사결과 최근 3개월간 비대면진료 처방전을 접수한 약국의 65%가 미용 목적의 비급여 약품 관련 처방이 절반 이상이라고 답했습니다. 탈모약, 여드름약, 일회용 안약 처방 등이 이에 해당되는데요, 약사들은 비대면진료가 원래 취지였던 감염 예방이나 의료 접근성 개선을 벗어나 미용 중심 반복 처방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응답 약사의 90% 이상은 미용 목적 처방도 앞선 향정신성 의약품과 같이 비대면진료에 따른 처방 발행을 제한해야 한다고도 답했습니다. 분회들은 “이런 이용 형태는 비대면진료의 본질을 왜곡하고 약물 오남용과 관리 사각지대, 실 수요층의 소외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미용 목적 비대면 처방은 제도적으로 제외하거나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급여 처방 문제점은…“법제화 시 고려돼야” 약사사회가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성 문제입니다. 탈모, 여드름 약 등은 상대적으로 처방 일수가 긴데 과다 처방 등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의약품은 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약사회는 그런 점에서 탈모약, 여드름체료제 등은 비대면진료에서 처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지역의 한 약사는 “탈모약, 여드름 치료제는 처방 일수가 길고 인체의 내분비 작용에 대한 영향으로 여러 부작용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비대면 진료로 처방되는 환자 확인 없이 약물 처방이 이뤄지는 사례가 있다. 이런 경우 환자의 약물 중복 사용 또는 남용 등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 보험 청구가 되지 않다 보니 처방 자료가 심평원에 보고되지 않는 만큼, 비대면진료에서는 악용의 소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약사횐 관계자는 “본인이 처방받아 직접 복용하지 않는 등 비정상적 유통 위험이 있다”며 “비정상적 유통 구조에서는 오남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곧 치명적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도의 기본 목적, 취지와는 달리 비대면 처방이 비급여 약 처방, 투약으로 쏠리면서 현 상황에 대한 브레이크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법제화에 돌입한 만큼, 이 부분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약사사회 내·외부에서는 비대면진료가 상업적 목적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법제화 과정에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촘촘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건강보험노동조합은 최근 "비급여 약물을 비대면 처방·조제하면 사실상 통제가 쉽지 않고 유인·알선행위에 대한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지적했습니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도 “시급성도 없고 위험한 약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쉽게 처방하고 구입하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일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법제화 과정에서 고위험 비급여 의약품에 대한 비급여 처방을 제한하는 방향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2025-07-20 15:15:34김지은 -
장기처방 나비효과…수가협상·대선 아젠다로[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가 최근 진행된 수가협상과 더불어 3일 치러진 대통령선거 아젠다로 ‘장기처방’을 꺼내들었습니다. 그간 대형병원 문전약국에 국한됐던 문제가 코로나 이후 지역 약국가로 확대되면서 장기처방이 어느새 약사사회 핵심 현안 중 하나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약사회는 91일 이상 장기처방 문제가 약국가에 고착화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약국 경영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올해 약국 수가협상에서 약사회가 장기처방 증가에 따른 약국 수익 악화를 적극적으로 어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약사회는 장기처방 증가가 수년간 이어지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장기처방이 약 수급 불안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점은 현장에서도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에 약사회는 정부에 장기처방을 제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처방 리필제, 분할조제 도입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든 상황입니다. ◆장기처방 얼마나 늘었나=약사회가 밝힌 장기처방 관련 통계를 보면 51일~60일 처방은 2014년 전체 처방의 3.6%였던 것이 2024년 7.1%로, 81일~90일 처방은 2014년 1.2%였던 것이 2024년 3.5%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91일 이상 장기처방의 경우 2014년 1%였던 것이 2024년에는 2.7%로 확대되며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기처방이 기존 대형 병원 위주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으로까지 확대된 것도 수치로 증명됩니다. 90일 이상 처방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은 2021년 708만건에서 2023년도 861만건으로 늘었고 ▲종합병원 741만건→921만건 ▲병원 160만건→199만건 ▲의원 613만건→901만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올해 수가협상에서 장기처방 증가에 따른 약국의 제반 비용 증가와 경영 악화를 적극 어필했으며, 공단 측도 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인석 대한약사회 보험담당 부회장은 “장기처방, 다상병처방조제, 고가약 처방 등으로 인한 약품비 증가는 인건비, 관리비, 재료비 증가와 신용카드 수수료의 조제료 잠식, 불용재고의약품 손실, 빈번한 약가인하 발생 시 반품이나 차액정산으로 인한 손실로 이어져 약국 경영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 부회장은 또 “이번 협상 중 공단 측도 장기처방 증가가 약국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히 공감했고 이 부분에 대해 궁금해 해 관련 자료와 구체적 데이터를 제공하며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더 이상은 안돼”…정부 해결 나설까=수년 간 약사사회에서 장기처방 문제를 제기하고 약사회가 정부와 국회를 향해 해법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 약국가에서는 당장 91일에 묶여있는 현 처방 조제료의 벽부터 허물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처방 일수가 길어질수록 약사의 기본적 노동 강도와 더불어 약국의 제반 비용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91일 이상 처방에 대한 조제료가 동일하게 책정되는 것은 비합리적 구조라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약사회는 장기처방이 증가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처방일수 제한과 더불어 분할 조제 허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3일 대선을 앞두고 약사회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과 더불어 이재명, 김문수 후보 측에 6대 약사 정책을 제안했는데 이중 하나가 ‘장기처방 분할조제 도입’였습니다. 약사회의 정책 제안을 보면 특정 환자(만성질환자 등)또는 의약품(수급불안정 의약품 등)대상 처방전 재사용제(반복 처방전 및 분할 조제)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방안인데, 이에 대한 선제 조건으로 수급불안정 의약품 기준 명확화와 해당 의약품 리스트에 대한 고시가 필요하다는 안입니다. 더불어 약사회는 ▲‘처방전 재사용 대상 의약품 분류’ 연구 실시와 자문위원회 설치 ▲3개월 이내 등으로 최대 처방일수를 제한할 유인 기전 마련 ▲반복처방전 도입을 위한 법령 개정 ▲장기처방에 한정해 분할조제 도입-90일 이상 장기처방된 조제약에 대해 환자 동의하에 약사는 총 조제량을 분할해 조제하고, 일부만 우선 교부하는 것을 허용하는 안을 제안했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이 환자에게 처방약을 지나치게 장기 처방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힌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약사회가 관련 문제를 제기한 만큼 들여다보겠다는 건데, 해결을 위한 시초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한 일입니다. 최근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관계자는 포괄 2차병원 시범사업과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 운영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향후 포괄 2차병원 시범사업을 3년 간 지원하면서 본사업으로 전환하게 되니, 거기에 맞춰서 약국 생태계를 분석하고 어떤 역할을 정책으로 가야할 지 고민하겠다"며 "약사회 측 제안은 지역사회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하는 과정에서 너무 장기 처방을 하는 문제를 막아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약사회도 91일 이상 장기처방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정부 부처에 문제점을 계속 알리고 해결안 마련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힌 만큼, 가시적인 제도 보완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2025-06-03 18:26:42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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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탁순의 '이탁순의 이달 약'최근 국내 의약품 허가 시장은 약가 개편 영향으로 일반의약품 허가건수가 예년에 비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도 일반의약품 허가건수는 47건으로, 전월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52건과 비견할 만한 기록을 세웠습니다.관절염치료제 콘드로이틴 겔제나 기미·여드름 등 피부질환 치료제 제네릭들이 오리지널 품목의 인기에 힘입어 증가하는 모습입니다.전문의약품은 10월 특허 만료가 예정된 릭시아나(에독사반토실산염수화물) 제네릭과 급여 등재를 앞두고 있는 P-CAB 보신티(보노프라잔푸마르산염) 제네릭이 시장 조기 출시를 위해 허가획득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복합제 인기는 시들었는지, 자료제출의약품 허가는 2개 품목에 그쳤습니다.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승인된 의약품은 총 119개 품목으로, 전문의약품 72품목과 일반의약품 47품목으로 집계됐습니다.6월(157품목)과 7월(122품목)에 이어 전반적인 허가 규모는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약국에서 만나는 일반약 47품목…짜 먹는 관절염약·여드름 외용제 등 소비자 편의 강화8월 승인된 일반의약품은 표준제조기준 20품목, 제네릭 25품목, 수출용 2품목 등 총 47품목입니다.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약 분야에서는 복용 편의성을 높인 관절염 치료 겔 제형과 피부 질환 치료제가 눈에 띕니다. 동국제약 '메가콘드로맥스1200경구용겔(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 동아제약 맥스콘드로이틴1200경구용겔의 인기로 후발 제네릭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OTC 강자 동국제약도 '메가콘드로맥스1200경구용겔'을 허가받으며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 성분의 경구용겔 제품은 무릎 등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일반의약품입니다.이 약들은 큰 알약 형태가 아니라, 스틱형 파우치에 담겨 물 없이도 부드럽게 짜 먹을 수 있는 겔(Gel) 제형을 채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평소 관절염을 앓는 고령 환자분들은 고혈압이나 당뇨약 등 여러 알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목 넘김에 큰 부담을 느끼곤 합니다.하지만 겔 제형 제품은 삼킴 곤란(연하 곤란)을 겪는 분들도 물 없이 쉽고 편안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하루 권장 고함량 기준인 콘드로이틴 1200mg을 단 한 포에 담아 하루에 여러 번 챙겨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습니다.일반 시중의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식약처로부터 관절염 보조 치료 효능과 안전성을 공인받은 일반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신뢰성을 더했습니다.최근 약국가에서는 복용이 간편한 스틱 젤리나 겔 타입의 관절약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동국제약도 기존의 잇몸약이나 정맥순환제 등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관절염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8월에만 동일제제가 동국제약 제품을 비롯해 4개가 허가를 받았습니다.퍼슨 '아젤린크림(아젤라산)' 퍼슨의 ‘아젤린크림’은 붉게 곪는 염증성 여드름부터 오돌토돌하게 돋아나는 좁쌀 여드름까지 두루 케어할 수 있는 바르는 여드름 치료제입니다.글로벌 제약사 레오파마의 유명 여드름 연고인 ‘아젤리아크림’과 동일한 아젤라산 성분으로 개발됐습니다.아젤리아크림 동일성분 제네릭으로는 7월 GC녹십자가 허가받은 '아젤라힐크림'에 이어 두번째입니다.아젤라산은 여드름을 유발하는 균을 직접 억제하면서 과도하게 쌓이는 피부 각질을 부드럽게 녹여 모공이 막히는 것을 막아줍니다.특히 여드름이 가라앉은 뒤 피부에 거뭇거뭇하거나 붉게 남는 색소 침착(자국)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 장점입니다.일반적인 항생제 성분의 여드름 연고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효가 떨어지는 내성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이 약은 내성 위험이 적어 꾸준히 관리하기에 적합합니다.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어, 여드름으로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성인 환자들의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끈적이지 않고 피부에 산뜻하게 흡수되는 제형을 갖추어 일상생활 중에도 부담 없이 덧바를 수 있습니다.기초 피부 소독제와 외용제 개발에 강점을 가진 퍼슨의 합류로 약국 여드름 치료제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전망입니다.◆ 병·의원 처방 전문약 72품목…화이자 RSV 백신·한독 골수섬유증 희귀약 등판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신약 1품목, 희귀의약품 1품목, 자료제출의약품 2품목, 제네릭 58품목, 수출용·기타 10품목 등 총 72개 품목이 허가를 마쳤습니다. 자료제출의약품이 2개에 그쳤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허가에 올인했는데, 11월 릭시아나 제네릭 특허만료와 P-CAB 의약품인 보신티 제네릭이 조기 출시를 위한 허가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한국화이자제약 '아브리스보주(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백신)' 한국화이자제약의 ‘아브리스보주’는 8월 유일한 신약으로 허가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백신입니다.RSV는 영유아에게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키고, 고령층에게는 중증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입니다.아브리스보의 가장 큰 특징은 임신 28주~36주 사이의 임신부가 접종받으면 엄마 몸에 생긴 면역 항체가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점입니다.이 덕분에 아기는 면역 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출생 직후부터 생후 6개월까지 바이러스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동시에 이 백신은 면역력이 떨어진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하기도 감염증 예방 용도로도 함께 승인되었습니다.갓 태어난 아기를 보호하는 모체 면역과 어르신 감염 예방이라는 두 가지 적응증을 한 번에 확보한 백신은 국내에서 아브리스보가 처음입니다.그동안 신생아 시기에는 마땅한 예방 백신이 없어 계절마다 호흡기 질환 걱정이 컸던 부모님들의 불안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백신 투여는 1회 근육 주사로 간편하게 이루어지며,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가을과 겨울철을 앞두고 임상 현장에서 중요한 예방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한독 '본조캡슐(파크리티닙시트르산염)' 한독이 공급하는 ‘본조캡슐’은 골수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피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희귀 혈액암인 '골수섬유증'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입니다.골수섬유증에 걸리면 심한 빈혈이 오고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며 극심한 피로감과 통증에 시달리게 됩니다.본조캡슐은 질환의 진행을 촉진하는 특정 단백질 효소(JAK2 등)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병의 악화를 막아주는 표적 치료제입니다.기존의 치료 약물들은 투여 시 부작용으로 피를 굳게 하는 혈소판 수치를 떨어뜨려 환자들의 복용을 어렵게 만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본조는 혈소판 수치가 50×10^9/L 미만으로 매우 낮아진 중증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큰 차별점을 지닙니다.그동안 약물 부작용 위험 때문에 기존 표준 치료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했던 중증 환자분들에게 새로운 생명의 기회를 열어준 셈입니다. 환자들은 먹는 캡슐 형태로 복용하며, 임상 시험에서도 비장 크기 감소와 전신 증상 개선 효과를 뚜렷하게 확인했습니다.한독은 희귀질환 환자분들의 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입니다.영진약품 '아토세틴정20mg'(아토목세틴염산염)' 영진약품의 '아토세틴정20mg'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는 소아 및 성인 환자를 위해 알약 형태로 개량된 의약품입니다.주성분인 아토목세틴은 마약류가 아닌 비향정신성 치료제로, 약물 오남용이나 중독 걱정이 적어 1차 치료제로 널리 쓰여왔습니다.하지만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약제들은 대부분 크기가 큰 캡슐 형태로 되어 있어, 어린아이들이 삼키기 어려워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이 때문에 부모님들이 캡슐을 뜯어 가루약으로 먹이기도 했는데, 이 가루가 눈에 들어가거나 입안 점막에 닿으면 강한 자극감을 유발하는 위험이 있었습니다.영진약품의 아토세틴정은 캡슐 대신 삼키기 쉬운 단단하고 작은 알약(정제) 형태로 만들어 약 가루가 날릴 위험을 원천적으로 없앴습니다.아토목세틴 정제로는 환인제약에 이어 두번째로 제품 허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20mg 정제 제품은 영진약품만 허가를 받았습니다. 환인제약은 18mg 제품이 있습니다. 이에 아토세틴정20mg은 8월 국내 제약사 유일 자료제출의약품이 됐습니다.전문 처방약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지닌 영진약품이 출시함에 따라 소아신경과 및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알약 처방 전환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휴온스 '휴독사정' 등 에독사반 제제 휴온스를 비롯한 국내 제약사들이 허가받은 에독사반 제네릭의약품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 생기는 핏덩어리(혈전)를 막아주는 항응고제입니다.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 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장 안에 혈전이 생겨 뇌졸중(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입니다.오리지널 의약품은 다이이찌산쿄의 유명 약물 '릭시아나'로, 현재 국내 처방 1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쓰이던 와파린과 달리 음식 섭취 제한이나 잦은 혈액 검사가 필요 없고, 하루 한 번만 복용하면 되어 환자분들의 일상생활이 매우 편리합니다.릭시아나 물질특허 만료가 11월 10일 예고됐기 때문에 11월 11일 출시를 위해 8월 허가 막차를 탄 제네릭들이 많았습니다. 휴온스 '휴독사정'을 비롯해 26개 품목이 8월에만 허가를 획득했습니다.국내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약물과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을 잇따라 허가받으면서 환자들의 약값 선택권이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안전성과 효과가 동일한 약을 보다 경제적인 가격으로 처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만성질환으로 장기간 혈전약을 복용해야 하는 고령 환자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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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경의 '강혜경의 손에 잡히는 약국개설''연동형 임대료'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여파가 약국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매출액에 대비해 월 임차료를 책정하는 방식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창고형·뷰티 약국 확산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겁니다.연동형 임대료는 초창기 '수수료 매장'이라는 명칭으로 휴게소나 대형마트 내 약국들에 한해 적용돼 왔습니다. 그러다 처방 중심 일부 대학병원 문전약국과 클리닉 빌딩 약국에서 암암리에 행해지다, 최근에는 매약 중심 창고형·뷰티 약국으로 번지고 있는 거죠.창고형 약국과 뷰티 약국에 대한 내·외국인 수요가 늘면서 기존 월세 계약을 매출 연동제로 변경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결국 수혜자는 건물주라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월 매출 5억원, 임차료는 5000만원…실제 사례 보니건물주들이 매출 연동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매출이 커질수록 임차료 역시 높아지다 보니 소위 '잠재 가능성'에 대한 투자라고 할 수 있죠.대략 조제료 수입의 20~25% 수준에서 책정되던 처방 중심 약국과 달리, 창고형·뷰티약국은 총매출액의 5~10% 선에서 임차료가 결정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단순 산식을 대입해 보면 월 매출액이 5억원인 경우 임차료는 5000만원이, 월 매출액이 10억원인 경우 임차료는 1억원이 되는 셈이죠. 하지만 보증금 규모에 따라서도 임차료 퍼센테이지(%)는 달라집니다.매출 연동제가 명시된 뷰티약국 임대 조건.실제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명동 지역 매물을 한 번 볼까요? 명동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30개의 약국이 신규 개설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대표적인 약국 밀집 지역으로 꼽힙니다.명동 신규 대형 약국 자리로 소개된 500평 규모 자리의 월세는 보증금 3억에 매출액 10%, 보증금 5억에 매출액 5% 조건으로 매물로 나왔습니다. 보증금이 적어질수록 월세가 커지는 구조입니다.총 매출액이 아닌 일반의약품과 화장품의 매출액 대비 퍼센테이지를 각각 나눠 계산하는 방식도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일반약에는 퍼센테이지를 낮추고, 마진이 높은 화장품에 대해서는 퍼센테이지를 높이는 방식입니다.창고형 약국들 역시 초기 렌트프리 이후 매출액 연동제로 월세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임차료를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문제는 매출액이 높아질 수록 월세 역시 증가하다 보니, 비약사가 약국 운영에 개입하는 사례 역시 공공연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앞서 한 창고형 약국에서는 건물주가 직접 약국 운영시간이나 품목 구성 등에 관여해 논란이 되기도 했으며, 지방의 창고형 약국에서는 건물주와 약사간 입장차로 인해 약국 운영이 중단되는 사례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법원의 연동형 임대료 무죄 판단 이후 창고형 약국과 뷰티 약국들에게 방어 논리가 되고 있다"면서 "사실상 건물주가 약국의 매출 장부와 POS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들여다 보며 경영 성과를 공유하는 구조는 약국의 독립성을 결여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그럼에도 임차료의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간 합의에 의한 부분으로,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는 지적입니다. 일부 보건소에서는 임대차 계약서를 개설 등록시 요구하고 있지만, 연동형 임대료가 개설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거죠.법원 무죄 판단했지만 1년 가까이 현장에서는 '의견 분분'법원의 판단은 '건물주가 약국 매출 또는 처방 실적에 연동해 임대료를 받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약국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거나 지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약국 인사·재무·조제 행위 등 운영 전반에 대한 지휘·감독이나 의사결정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무죄 판단의 핵심 근거였습니다.재판부는 판결에서 "약사 또는 한약사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약국 개설 행위의 일부에 관여했다 하더라도 이를 주도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약국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했다고 볼 수 없는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약사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하지만 법원의 판단에 대해 현장에서는 1년 가까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암암리 적용돼 온 방식이지만, 창고형 약국과 뷰티 약국에 까지 매출 연동제가 적용되면서 약국의 독립적 운영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반응이 압도적입니다.형식상 임대차 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 약국의 수익 구조를 공유하는 공동 사업이나 동업 등에 가깝게 인식될 여지가 있어 약국 운영의 독립성이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면대 약국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점차 협소해질 경우 직능의 기본 원칙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실제 미국 등 해외에서는 약국을 포함한 의료 관련 업종에서 매출이나 환자 수에 연동된 임대료 구조를 일종의 리베이트 또는 간접적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해석, 엄격한 시각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연방 차원의 반(反) 킥백법(Anti-Kickback Statute)은 의료 서비스 제공과 연계된 경제적 이익 제공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동형 임대료 역시 법적 리스크가 있는 계약 구조로 인식되고 있습니다.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규제를 두지 않고 있는 거죠.물론 연동형 임대료가 초기 높은 고정 월세를 감당하기 힘든 개설 약사 입장에서는 초기 안착을 돕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초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부분에서 건물주는 물론 임차인 역시 연동형 임대료를 선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다만 법률 전문가는 이같은 계약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임대료 정산을 위해 건물주 측이 일별·품목별 매출 내역 및 세무 자료 제출을 과도하게 요구하거나 마진율이 낮은 일반약 대신 고마진 건기식·화장품 사입과 판매를 은근히 압박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특히 품목별 마진 구조를 무시한 채 총매출 일괄 연동을 적용받을 경우 역마진 위험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이 전문가는 "창고형·뷰티 약국이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을 키우고 있지만 일정 부분 버블이 꺼질 경우 매출 연동형 임대료가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면서 "긍정적 효과 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욱 커 해외에서도 법으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약국가 역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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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의 '김지은의 팜인사이드'약사사회가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다시 거리로 나왔다. 과거 안전상비의약품 도입 때도 대규모 집회가 열렸지만 이번에는 약국 경영의 중심인 처방조제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발의 배경에 깔려 있다.대한약사회 집행부 책임론과 회장 탄핵 주장까지 등장했고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움직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장외투쟁으로 이어졌다.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전국약사 총궐기대회에는 당초 예상했던 5000명을 넘어 전국의 약사와 약대생이 집결했다. 주최 측 추산 약사 7000여명과 약대생 3000여명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사사회가 현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와 창고형약국 확산 역시 약국의 경영 기반과 약사의 전문성을 위협하는 현안으로 받아들여졌다.그런데도 약배송에 대한 반발은 이전과 달랐다. 현장의 위기감 이면에는 환자 안전과 더불어 비대면진료와 처방전 전달, 약국 선택, 조제, 복약지도와 의약품 수령까지 이어지는 처방조제 전 과정이 새롭게 재편될 수 있다는 불안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약사들 다시 거리로…약배송 반발 뒤엔 ‘처방전의 이동’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와 창고형약국은 일반의약품 판매시장을 둘러싼 문제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의약품이 늘어나면 약국의 일반약 판매 영역이 줄어들 수 있다. 대규모 매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창고형약국이 확산하면 인근 동네약국의 매약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그러나 약배송은 약국의 일반약 판매를 넘어 처방조제 업무와 맞닿아 있다. 국내 상당수 약국은 처방조제를 중심으로 경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처방전 접수부터 처방 적정성 검토, 중복·상호작용 확인, 조제와 복약지도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약사의 핵심 업무이자 약국 경영의 중심축이다.비대면진료와 약배송이 결합하면 이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환자는 의료기관에서 처방을 받은 뒤 생활권 안의 약국을 찾아 조제약을 수령했다. 그러나 약배송이 전면 허용되면 환자의 거주지나 의료기관과 약국의 거리가 반드시 가까울 필요가 없어진다.수도권의 한 개국약사는 “편의점약과 창고형약국은 일반약 판매영역의 경쟁이 커지는 문제였다면 약배송은 약국 업무의 중심인 처방조제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약사들이 이를 단순한 유통방식의 변화가 아닌 약국의 존립 기반에 관한 문제로 받아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이어 “지금까지 처방전은 환자의 생활권을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배송이 확대되면 전국 어느 약국으로든 이동할 수 있다”며 “약이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환자와 처방전, 조제시장이 함께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약이 아닌 처방전이 움직인다?…플랫폼이 바꿀 약국 지형정부는 지난 8월 20일 비대면진료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약배송 허용 대상을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오는 12월 24일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은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등록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 일부 환자에 한해 약국 외 의약품 인도를 허용하고 있다. 정부 방침대로 대상을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확대하려면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약사사회가 주목하는 것은 약배송의 허용 여부만이 아니다. 비대면진료에서 환자와 의료기관, 약국을 연결하는 플랫폼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도 핵심 쟁점이다.환자가 플랫폼에서 증상을 입력하고 의료기관을 선택해 비대면진료를 받은 뒤 처방전을 전송할 약국을 고르고 배송까지 신청할 수 있게 되면 진료부터 의약품 수령까지 전 과정이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이뤄질 수 있다.이 과정에서 플랫폼이 약국의 노출 순서와 재고정보, 배송 가능 여부와 소요 시간 등을 제시하면 환자의 약국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격이나 배송 속도, 서비스 편의성이 새로운 약국 경쟁 요소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약국의 입지와 지역 환자와의 관계보다 플랫폼 내 노출과 배송 역량이 처방전 확보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대형약국이나 배송에 특화된 약국으로 처방전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서 나온다.비대면진료 민간 플랫폼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선택하면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통해 의사와 약국을 추천해 주고 있다.약업계 한 관계자는 “약배송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의약품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수단이 하나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대면진료 플랫폼과 결합하면 의미가 달라진다”며 “환자가 어느 의료기관을 선택하고 어떤 약국에서 조제받는지에 관한 정보가 플랫폼에 모이고, 플랫폼이 약국 선택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기존 약국시장의 경쟁 질서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배송 자체가 아닌 환자 접점과 처방전 흐름을 누가 확보하느냐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비대면진료 시장이 커질수록 플랫폼에 축적되는 진료·처방·조제 데이터도 늘어난다. 환자의 의료 이용과 처방 패턴, 약국별 조제 가능 여부와 재고정보가 결합되면 플랫폼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반대로 약국은 플랫폼을 통해 처방전을 확보하기 위해 재고를 늘리고 배송체계를 갖추거나 플랫폼이 제시하는 운영방식에 맞춰야 할 가능성이 있다. 약사사회가 약배송을 플랫폼 종속 문제와 연결하는 배경이다.‘반대’만으로 충분한가…약사사회에도 남은 질문약사사회는 약배송 반대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환자안전을 제시한다. 처방의약품은 환자의 질환과 연령, 병용약물과 이상반응 가능성을 고려해 투약해야 한다. 약사는 조제 과정에서 처방 오류와 중복투약, 약물 상호작용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에 처방 변경을 요청한다.환자가 약국을 직접 방문하면 약사는 환자 본인 여부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복약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배송 과정에서는 누가 의약품을 수령했는지, 적정한 온도와 환경에서 보관됐는지, 환자가 복약지도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약사사회의 주장이다.비대면진료와 약배송이 결합하면서 환자가 원하는 처방을 받기 위해 의료기관을 옮겨 다니거나 여러 플랫폼을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약국이 환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상황에서 반복·중복처방과 오남용 우려 의약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확인하고 중재할 수 있는지도 과제로 꼽힌다.다만 약사사회의 반발을 환자안전 논리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약배송이 처방전의 이동과 조제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약국의 생존권과 경제적 이해관계도 분명히 존재한다.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약배송이 약국의 경영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처방조제는 약국 운영의 핵심이고 배송 확대가 처방전 집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현실적”이라며 “그렇다고 생존권과 환자안전을 완전히 별개의 문제로 나누기도 어렵다. 동네약국이 지역 안에서 환자의 투약 이력을 살피고 문제가 생겼을 때 즉시 대응하는 구조가 무너지면 결국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약료 안전망도 함께 약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지역 약국의 생존이 곧바로 국민건강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산업 활성화와 환자 편의를 이유로 기존 약료체계의 역할을 모두 기득권으로 치부하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약사사회가 국민을 설득하려면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보다 지역약국이 환자안전과 보건의료체계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여기에서 나온다.약배송 논의에서 환자 편의 역시 외면할 수 없는 가치다. 약사사회로서는 공공심야약국과 취약지역 공공약국 확대, 방문진료·방문약료 활성화, 지역약국을 활용한 제한적 전달체계 등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정부 역시 편의성만 앞세워서는 안 된다. 비대면진료와 약배송이 진료량과 처방량, 약제비와 건강보험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고 반복·중복처방과 의약품 오남용을 차단할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체계와 비대면진료 전담약국 금지, 약국 외 인도 과정의 표준지침, 배송 가능 의약품과 포장·보관 기준, 본인수령 확인,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도 제도 확대에 앞서 정리돼야 할 과제다.또 다른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사회가 국민에게 단순히 약은 배송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약국에 오기 어려운 환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의약품을 안전하게 전달할 것인지 대안을 내놓고,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제도를 먼저 평가한 뒤 확대 여부를 논의하자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정부도 약배송을 산업이나 물류정책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처방과 조제, 복약지도와 사후관리까지 연결된 국민건강정책으로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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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의 '김진구의 특톡(특허 Talk)'노바티스의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를 둘러싼 특허 분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법원이 엔트레스토의 초기 조합특허를 오렌지북에 등재한 노바티스의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단하면서다.국내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 이번에 등재 적법성을 인정받은 특허와 같은 초기 발명에서 출발한 국내 특허는 이미 2024년 무효가 확정됐다. 이후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에 적용된 복합체 관련 후속 특허에서도 올해 제네릭사들이 최종 승소했다.국내에선 주요 특허 장벽을 사실상 모두 넘었지만, 아직 제네릭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엔트레스토 제네릭의 진입 장벽이 특허에서 제제기술과 허가로 옮겨간 모습이다.미국 법원 "엔트레스토 조합특허 등재 문제없다"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연방법원은 최근 미국 철강노조지역보험기금(Iron Workers Local 580 Insurance Fund)이 노바티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노바티스의 소송 기각 신청을 받아들였다.쟁점은 미국 특허 제8101659호를 엔트레스토의 오렌지북에 올린 것이 적법했는지였다. 이 특허는 발사르탄과 사쿠비트릴을 약 1대 1 비율로 함께 사용하는 제약 조성물을 명시한다. 특허 만료일은 2025년 1월 15일이었지만, 소아독점권이 붙으면서 같은 해 7월 15일까지 특허 기간이 연장됐다.철강보험기금 측은 실제 엔트레스토가 두 성분이 결합한 복합체 형태인 만큼, 복합체 자체를 직접 다루지 않은 이 특허를 오렌지북에 등재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특허가 없었을 경우 제네릭은 2025년 1월16일부터 출시될 수 있지만, 소아독점권이 끝난 7월까지 제네릭 진입이 늦어졌고 그동안 보험기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오리지널 엔트레스토의 약값을 더 부담했다는 게 소송의 골자다.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특허가 엔트레스토의 핵심 성분인 발사르탄과 사쿠비트릴의 조합을 다루고 있는 만큼, 실제 제품에서 두 성분이 복합체 형태로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엔트레스토와 무관한 특허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앞서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도 2025년 이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했다. 당시 법원은 이 특허가 보호하는 대상이 사쿠비트릴·발사르탄 '복합체' 자체가 아니라 두 성분의 '조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한국선 특허 무효 판결…초기 특허 장벽 먼저 해소국내에서는 같은 발명에서 출발한 특허가 살아남지 못했다. 노바티스는 국내에서 '발사르탄 및 NEP 저해제를 포함하는 제약학적 조성물' 특허를 확보했다. 미국 '8101659 특허'와 청구 범위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발사르탄과 사쿠비트릴 계열 NEP 저해제의 조합을 다루는 특허라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분석이다.한미약품 등 국내 제네릭사들은 이 특허의 유효성에 도전했다. 특허법원은 2023년 11월 제네릭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두 성분을 함께 사용했을 때 심부전 등에 어떤 치료효과가 나타나는지 특허 명세서에 충분한 시험자료나 구체적인 설명이 담겨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대법원도 2024년 4월 노바티스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특허 무효가 확정됐다. 미국에서는 같은 계열의 초기 조합특허가 엔트레스토를 보호하는 특허로 인정됐지만, 국내에서는 특허 자체가 무효가 된 것이다.엔트레스토는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을 단순히 섞은 제품이 아니다. 두 성분과 나트륨, 물 분자 등이 일정한 구조를 이루는 초분자 복합체 형태다. 초기 특허가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을 함께 사용하는 큰 틀을 보호했다면, 후속 특허는 실제 제품에 쓰인 복합체와 결정형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호했다.국내 제네릭사들은 이들 복합체 관련 특허에도 도전했다. 관련 분쟁 가운데 하나는 엔트레스토에 적용된 2.5수화물 초분자 복합체와 제네릭사가 개발한 다른 수화물 형태가 같은 특허 권리범위에 포함되는지가 쟁점이었다.결국 대법원은 올해 1월 제네릭사 제품이 노바티스 특허의 권리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최종 판단했다. 오리지널의 복합체는 발사르탄·사쿠비트릴·나트륨·물 분자가 1:1:3:2.5 비율인 반면, 제네릭사가 개발한 제품은 1:1:3:3 비율로, 결정 구조와 특성이 다르다고 봤다.다른 복합체 특허에 대한 무효 소송에서도 제네릭사들이 승리했다. 대법원은 특허에 포함된 여러 형태의 복합체를 실제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제조 방법이 충분히 설명돼 있지 않다고 보고 올해 1월 노바티스 측 상고를 기각했다.특허는 이겼는데 제네릭은 아직 '0개'...허가 변수 여전그럼에도 국내 엔트레스토 제네릭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특허를 무효화하거나 피하는 것과 실제 엔트레스토와 동등한 제품을 만들어 허가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엔트레스토는 두 성분이 특정 구조를 이루는 제품이다. 제네릭사가 특허를 피하기 위해 다른 결정형이나 제형을 만들더라도 오리지널과 비슷한 약물 흡수와 용출 특성을 구현하고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해야 한다. 특허 분쟁에서 승리했다고 곧바로 출시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국과도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특허의 소아독점권이 끝난 직후인 2025년 7월 22일 MSN의 엔트레스토 제네릭이 출시됐다. 이틀 뒤에는 10개 제네릭이 추가로 시장에 진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18개 업체가 엔트레스토 제네릭 허가를 신청했고 이 가운데 13곳이 최종 승인을 받았다.반면 국내에서는 주요 특허를 모두 넘어섰지만 아직 허가 품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엔트레스토 제네릭 경쟁의 핵심이 이제 '특허를 깰 수 있느냐'에서 '특허를 피하면서도 오리지널과 동등한 제품을 실제로 만들어 허가받을 수 있느냐'로 옮겨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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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형민의 '손형민의 '약속’'요로상피세포암(방광암) 1차 치료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임상시험을 넘어 실사용근거(RWD) 영역으로 이어지고 있다.항체약물접합체(ADC)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임상 3상에서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보다 생존기간을 크게 개선하며 새로운 1차 표준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최근에는 실제 진료현장에서의 치료 성적을 평가한 데이터가 속속 나오고 있다.기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질환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게 '바벤시오(아벨루맙)'를 사용하는 1차 유지요법도 여러 국가의 RWD를 토대로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유지요법 이후 ADC까지 이어지는 치료 시퀀스의 장기 생존결과까지 제시되면서 치료전략을 평가하는 범위도 넓어지는 양상이다.현재 1차 치료에는 시스플라틴 투여가 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옵디보(니볼루맙)+시스플라틴·젬시타빈 병용요법도 선택지로 자리하고 있다.CheckMate 901에서 옵디보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21.7개월로 시스플라틴·젬시타빈 단독군 18.9개월보다 길었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각각 7.9개월과 7.6개월, 객관적반응률(ORR)은 각각 57.6%, 43.1%였다. 다만 시스플라틴 적합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체 환자를 포괄하는 파드셉+키트루다와 대상군에 차이가 있다. 최근 RWD 경쟁에서는 파드셉+키트루다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바벤시오 유지요법을 둘러싼 데이터가 두드러진다. 다만 두 전략을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은 없으며 임상시험과 RWD 역시 환자 특성과 연구설계, 추적기간 등이 달라 개별 연구의 수치를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ADC+면역항암제 병용, 1차 표준 부상…RWD에선 연구별 편차최근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에서는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RWD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파드셉+키트루다는 글로벌 임상 3상 EV-302를 통해 기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넘어서는 생존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추적관찰기간 중앙값 29.1개월의 업데이트 분석에서 파드셉+키트루다군의 PFS 중앙값은 12.5개월, OS 중앙값은 33.8개월이었다. ORR은 67.5%, 완전반응률(CR)은 30.4%로 집계됐다. 이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임상시험에서 확인한 효과가 실제 진료환경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피는 후향적 연구가 이어졌다.미국 다기관 UNITE 연구에서는 248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ORR 60.0%, CR 21.0%, PFS 중앙값 14.3개월, OS 중앙값 45개월을 기록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3개 기관의 환자 134명 분석에서는 ORR 73.9%, CR 27.6%, PFS 중앙값 12.9개월, OS 중앙값 25.1개월이었다오스트리아 20개 기관에서 195명을 살핀 연구에서는 ORR 63.6%, CR 21.5%로 집계됐으며, 미국 280개 종양진료기관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397명 규모 연구에서는 OS 중앙값이 17.5개월로 제시됐다.실제 진료 현장에서 파드셉+키트루다의 치료 성적은 연구마다 차이를 보였다. EV-302에서 ORR 67.5%, CR 30.4%가 확인된 것과 비교하면 일부 RWD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반응률을 보인 반면 CR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연구도 있었다. 다만 연구별 환자 구성과 추적기간, 치료 환경이 달라 수치를 직접 비교해 효과의 우열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파드셉+키트루다가 1차 치료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면서 질환 진행 이후 어떤 치료를 이어갈 것인지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기존에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이후 질환이 진행하면 ADC를 후속 치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반면 1차 단계부터 파드셉과 키트루다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ADC를 이미 사용한 이후라는 점에서 다음 치료의 근거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실제 파드셉+키트루다 이후 치료 결과를 살펴보려는 RWD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UNITE 기반 후향적 분석에서는 1차 파드셉+키트루다 이후 후속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성적이 별도로 평가됐다. 아직 환자 수가 많지 않고 후속 치료 종류도 다양한 만큼 최적의 치료 순서를 판단하려면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바벤시오, 다국가 장기 RWD로 차별화바벤시오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에서 1차 유지요법으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로, 파드셉+키트루다와는 다른 치료 전략으로 리얼월드 근거를 넓혀가고 있다.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은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또는 카보플라틴 등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한 뒤 질환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에게 바벤시오를 이어 투여하는 전략이다.피보탈 연구인 임상3상 JAVELIN Bladder 100에서 바벤시오 유지요법 시작 이후 PFS 중앙값은 5.5개월, OS 중앙값은 23.8개월이었다.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시작 시점부터 계산한 OS 중앙값은 29.7개월이었다. 임상 이후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일본, 미국 등으로 리얼월드 데이터의 분석 범위가 넓어졌다.프랑스 AVENANCE 연구에서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을 받은 595명의 PFS 중앙값은 5.7개월, OS 중앙값은 21.3개월이었다.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시작 시점부터 계산한 OS 중앙값은 26.5개월이었다.이와 별도로 바벤시오 이후 2차 치료로 ADC를 투여받은 55명을 분석한 결과 1차 항암 시작 시점부터 OS 중앙값은 41.5개월로 집계됐다. 다만 후속 ADC 치료까지 이어진 선택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전체 환자의 치료 성적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미국 PATRIOT-II에서는 160명을 대상으로 바벤시오 시작 후 PFS 중앙값 5.4개월, OS 중앙값 24.4개월을 제시했다. 1차 항암 시작 시점부터의 OS 중앙값은 30.5개월이었다. 머크가 정리한 자료에는 이탈리아 READY에서도 유지요법 시작 후 PFS 7.6개월, OS 26.2개월, 1차 항암 시작 후 OS 30.9개월로 정리돼 있다. 일본 JAVEMACS의 전체 분석군 354명에서는 바벤시오 시작 이후 OS 중앙값이 31.8개월,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시작 이후에는 38.9개월로 집계됐다.후속 ADC까지 이어진 장기 시퀀스도 경쟁 변수최근 바벤시오 RWD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유지요법 자체의 치료 성적을 넘어 질환 진행 이후의 후속 치료까지 포함한 분석이다.AVENANCE에서는 바벤시오 이후 2차 치료로 파드셉을 사용한 55명에서 OS 중앙값이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시작 시점부터 41.5개월에 달했다. 2차 치료로 다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79명의 경우 24.5개월이었다. 연구진은 해당 분석을 탐색적 분석으로 제시했다. JAVEMACS에서도 2차 치료를 받은 환자 202명을 별도로 살폈다. 이 가운데 134명이 2차 치료로 파드셉을 사용했으며, OS 중앙값은 바벤시오 투여 시점부터 31.8개월,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 투여부터 37.2개월이었다. 2차 파드셉을 사용한 이후에는 17.8개월이었다. 다만 이러한 수치를 파드셉+키트루다의 EV-302 결과와 맞대 특정 전략의 우위를 판단할 수는 없다.바벤시오 유지요법은 애초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서 질환이 진행하지 않고 유지요법까지 도달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또 ADC 치료까지 받은 환자는 질환 진행 이후에도 다음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상태를 유지한 환자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선택편향도 고려해야 한다.파드셉+키트루다는 이와 달리 치료 시작 단계부터 ADC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한다. 높은 초기 종양반응과 생존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으로,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반응을 확인한 뒤 유지요법으로 전환하는 바벤시오 전략과 치료 흐름 자체가 다르다.결국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의 경쟁 구도는 임상 3상에서 확인된 치료 효과를 실제 진료에서의 재현성과 장기 치료 시퀀스로 넓어지고 있다.파드셉+키트루다가 EV-302를 통해 강력한 1차 치료 근거를 확보한 뒤 실제 진료 환경에서 근거를 축적하고 있다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바벤시오 유지요법은 여러 국가에서 장기간 축적된 RWD와 후속 ADC 치료까지 이어지는 시퀀스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시스플라틴 적합 환자에서는 옵디보 병용요법까지 선택지에 포함되면서 치료전략 간 경쟁도 계속될 전망이다.향후 리얼월드 데이터가 더 쌓일수록 초기 반응이나 생존기간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치료 지속성, 독성,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까지 고려해 첫 치료전략을 정하는 문제가 요로상피암 치료의 주요 쟁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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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의 '이석준의 시그널'국내 제약업계에서 오너 2·3세의 회장·부회장 승진 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연말·연초 정기 인사의 연장선이지만, 최근 흐름은 이전과 결이 다르다. 직함 변화 자체보다 그 이후에 설계되는 경영 구조가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직관적인 사례는 신신제약이다. 오너 2세 이병기(69) 대표이사는 부회장을 거치지 않고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8년 만이다. 기존 김한기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승진 자체보다 주목할 지점은 구조다. 실무를 직접 챙기던 대표 체제에서 벗어나, 의사결정의 상단을 다시 정리하는 성격이 짙다. 오너의 역할과 위치를 재설정한 인사에 가깝다.일동제약도 비슷한 흐름에 놓여 있다. 창업주 3세 윤웅섭(59) 대표는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고, 지주사 일동홀딩스 박대창 대표 역시 회장으로 올라섰다. 그룹 상단을 회장 체제로 정렬하며 의사결정 구조를 재정비했다. 다만 회장 승진이 곧 단독 체제 강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일동제약은 동시에 전문경영인 이재준 대표를 선임하며 윤웅섭·이재준 공동대표 체제를 가동했다. 전략과 방향은 회장이, 실행과 성과는 대표가 맡는 구도다.한림제약 역시 2세 김정진 대표이사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형식상 최고 직함이지만, 이번 인사는 사업부와 관계사 임원 승진을 함께 묶으며 책임 경영을 강화한 성격이 짙다. 회장 승진이 권한 집중보다는 역할 분담과 연결된 사례로 읽힌다.부회장 승진을 통해 승계 구도를 분명히 한 사례도 있다. 국제약품은 오너 3세 남태훈(46) 단독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단순한 직급 상승이 아니라, 최고운영책임자 역할을 겸하며 사업 전반과 중장기 전략을 총괄하는 위치다. 차기 경영 주체를 명확히 하면서 조직 내부의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안국약품은 맥락이 분명한 사례다. 어진(62) 회장의 승진은 단발성 인사가 아니라, 사내이사 복귀와 각자대표 체제를 거쳐 이어진 단계적 지배구조 재편의 마무리다. 전략 의사결정의 중심은 오너에게 두고, 실행은 박인철 사장에게 맡기는 투톱 구조를 고정했다. 회장 승진은 구조 완성의 신호에 가깝다.광동제약은 다른 선택을 했다. 2년 전 최성원(57) 회장 승진으로 승계 구도를 먼저 정리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경영 구조 재편에 무게를 실었다.광동제약은 실적 부담이 누적되자 2세 최성원 단독 체제를 내려놓고 최성원·박상영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은 1조24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약 20% 줄었다. 최성원 대표가 전략과 신사업을 맡고, 박상영 대표가 경영총괄과 통제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부담을 나누는 선택이다.이들 사례를 종합하면 최근 제약업계 인사는 ‘위계 강화’보다 ‘구조 조정’에 가깝다. 회장·부회장 승진은 명예는 물론 시스템 조정의 도구가 됐다. 누가 회장이 되었는지보다, 그 이후 어떤 분업 구조가 설계됐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업계는 최근 인사 흐름을 개별 기업의 선택이라기보다, 제약업 전반의 경영 환경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회장 승진이 권한 집중이나 단독 체제 강화를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역할을 나누기 위한 출발점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신약 개발 장기화, 실적 변동성 확대, 규제·ESG 부담까지 겹치면서 한 사람이 전략과 실행을 동시에 책임지기 어려워진 게 공통된 배경”이라고 말했다.B사 관계자는 “오너 2·3세를 상단에 명확히 세우되, 실행은 전문경영인이나 각자대표 체제로 분산하는 구조가 늘고 있다. 회장·부회장 승진 자체보다, 그 이후 어떤 분업 구조가 만들어지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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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의 '이정환의 정책 Viewfinder'정부가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재택수령)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지만 약사사회 반발이 극에 달하면서 첫 발조차 떼지 못하는 형국에 놓였습니다.향후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국회 입법 선결 조건인 범부처(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국무조정실) 민관협의체에 참여할 타당성도, 적절정도, 사전 합의도 전무했다는 게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전국 약사들의 공감대입니다.이에 당분간은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민관협의체가 가동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더욱이 민관협의체가 운영되더라도 처방약 배송 범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국회 입법 심사가 필수인 바, 쉽사리 약 배송 대상이 확대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25일 정책뷰파인더에서는 복지부가 내놓은 비대면진료 처방약 전국민 배송 확대가 제도화를 위해 거쳐야 할 관문들을 정리했습니다.약사회, 정부 협의체 전면 보이콧 유지비대면진료 처방약 전국민 배송 제도화 논의를 위해서는 복지부가 제시한 범부처 민관 협의체 발족·가동이 필수입니다.대한약사회는 정부가 아무런 사전 합의나 논의 없이 사회적 합의였던 비대면진료 처방약 재택수령 대상을 제멋대로 변경했다고 비판하며 민관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특히 시범사업 단계인 비대면진료가 오는 12월 24일 정식 제도화도 되기 전에 처방약 배송 범위를 확대하는 정부 협의체를 가동하는 자체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라는 지적인데요.쉬운 말로 이럴거면 왜 수 많은 논의와 협의, 절차를 거쳐 비대면진료 제도화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 발의하고 심사, 처리시켰냐는 논리죠.실제 의약품 재택수령 확대는 대면 진료, 대면 복약지도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하는데다, 약 배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질·오배송·복약 오류 등 안전장치도 마련되지 않았고, 대형 배송 전문약국 경영 등 약국 생태계를 붕괴시킬 우려에 대해서도 대책이 수립되지 않은 현실입니다.이 때문에 정부가 배송 범위를 지금보다 확대하고, 처방약 배송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협의체 운영을 제시하더라도 약사회 반발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민관협의체가 정상적으로 첫 발을 내딛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약사법 개정안 국회 제출돼도 난망…여야 합의 통과 어려울 듯결국 약사회의 협조 없이는 실효성 있는 약 배송 합의안 도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하나 더 거쳐야 할 관문이 있죠. 바로 국회 입법 심사입니다.비대면진료 처방약 재택수령 범위를 확대하려면 관련 법률 개정이 필수입니다. 오는 12월 24일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에서 처방약 재택수령 대상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의료법을 추가로 개정하거나, 약사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그러려면 복지부가 직접 설계한 약 배송 확대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거나, 국회 여야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해야 국회 심사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됩니다.복지부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개정해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대상을 확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의약품 조제·전달 방식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본질적 사항이어서 법 개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거죠.결국 정부 발의든 의원 입법이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제도화가 가능한데, 일단 여당 복지위원 대다수는 갑작스럽게 추진되는 처방약 대상 확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여당 복지위원들 역시 비대면진료 제도화 의료법 개정안 심사 때 합의한 제한적 약 배송 원칙이 흔들림없이 지켜져야 하며, 산업적인 시각에서 비대면진료를 운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인거죠.여당 복지위원 다수가 약사회 입장에 공감대를 표하고 있는 상황은 '편의성'보다 '안전성'이 우선되는 비대면진료 약 배송 제도에 긍정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처방 약 배송 확대 법안이 발의돼도 상정이 지연되거나, 상정되더라도 법안소위를 통과하기 어려운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결국 국회 복지위가 납득할 수 있는 입법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가 약사회 협의를 거쳐 정교한 타협안을 마련하는 게 유일한 해법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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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흥준의 '정흥준 산정약제 Click'약가제도 개편으로 낮아진 산정률이 처음 적용된 10월, 산정대상 약제 18개와 신약 8개가 급여 등재했다. 산정대상 약제는 올해 월 평균 등재 품목 수와 비교하면 75%가 급감한 수치다.또 이달 급여 진입한 제네릭들은 기존 동일제제보다 21~33% 낮은 약가를 받으면서 약가개편의 영향이 현실화됐다.반면 강화된 계단식 약가인하를 피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ODT) 등 새로운 제형이 급여 진입 전략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지엘팜텍·휴온스·테라젠이텍스, 피타바스타틴 ODT 등재동일제제가 많은 피타바스타틴 시장에서 제약사들이 새로운 제형을 활용해 강화된 계단식 약가인하를 피했다.지엘팜텍의 피타엘구강붕해정, 휴온스의 휴타바구강붕해정, 테라젠이텍스의 피타젠구강붕해정 2mg과 4mg가 각각 급여 등재했다. 2mg은 471원, 4mg은 707원으로 3개사의 용량별 약가는 동일하다.이들 품목은 새로운 제형으로 허가받은 자료제출의약품으로 분류됐다. 신청제품과 동일제제는 없지만 개발목표제품과 동일제제가 존재하는 경우로, 개발목표제품 상한금액의 100%를 받았다.제약사들의 ODT 선택은 약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피타바스타틴 정제는 2mg과 4mg 모두 이미 다수 품목이 등재돼 있다. 정제 후발약으로 진입했다면 동일제제 13개 이상으로 기준이 강화된 계단식 약가인하를 피하기 어려웠다.반면 3개사는 ODT로 개발하면서 정제 후발약의 계단식 인하 대신 새로운 제형에 대한 산정기준을 적용받았다. 다만, 산정률 53.55%로 형성된 최고가를 45%로 환산한 가격이 적용됐다.새로운 제형으로 계단식 인하 등 약가제도 개편 영향을 피한 사례로, 향후 제약사들의 제형 차별화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동아에스티, 피타이이정1/10mg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1/10mg 후발의약품이 동일제제 최고가 대비 32.8% 저렴한 가격으로 급여 진입했다.동아에스티 피타이지정1/10mg(피타바스타틴칼슘·에제티미브)이 734원으로 보험 등재했다. 동일제제 최저가 929원과 비교해도 195원(21.0%)이 저렴하다.이달 제네릭 산정률이 53.55%에서 45%로 하향 조정됐고, 기준요건 미충족에 따른 차등 약가도 85%에서 80%로 강화됐다.피타이지정은 낮아진 산정률과 기준요건 차등 강화가 모두 반영됐다. 기준요건을 1개 충족하면서 낮아진 산정률 45%에 80% 수준으로 약가가 산정됐다.기존 산정률 53.55%에서 기준요건 1개 미충족(85%)으로 등재한 동일제제 약가는 929원이었다.피타이지정도 동일하게 기준요건 1개 미충족이지만, 산정률과 기준요건 산정비율이 모두 강화되면서 최저가보다 195원 더 낮은 가격을 받았다.티디에스팜, 프레브이액30g자사 제품의 용량을 50% 늘린 고용량 품목을 등재했지만, 저용량 제품과 약가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현상도 나타났다.티디에스팜의 스테로이드 외용제 ‘프레브이액(프레드니카르베이트)’ 30g 제품을 3590원에 등재했다. 프레브이액은 진통·진양·수렴·소염제로 아토피피부염, 지루피부염, 유사건선과 접촉성알레르기 피부염 등에 사용되는 외용제다.앞서 등재한 프레브이액 20g 약가는 3560원이다. 새 제품의 용량은 50% 늘어났지만 약가는 30원 밖에 더 받지 못한 셈이다. 기등재 동일제제 최고가는 태극제약의 프레벨액30g으로 5340원의 약가를 받고 있다. 프레브이액은 낮아진 산정률과 기준요건 미충족 인하율 강화가 모두 반영돼, 동일제제 최고가인 프레벨액30g 대비 33% 낮은 약가가 산정됐다.프레이브액은 산정률 53.55%와 기등재 요건 85% 종전 산정기준을 적용하면 4539원 수준이지만, 개편 이후 3590원으로 약 21% 낮아졌다.결국 949원의 약가를 더 받을 수 있던 품목이지만 약가제도 개편의 영향으로 30원밖에 더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HLB제약, 펠루엘정30mg...강화된 계단식 인하 첫 적용 이달부터 동일제제 21번째에서 14번째로 강화된 계단식 약가인하가 펠루비 후발의약품에 첫 적용됐다.다만, 기등재 재평가로 동일제제 최저가가 저가약 기준가 이하로 내려가면서 가격 하락폭이 6%에 그쳤다.HLB제약의 펠루엘정30mg(펠루비프로펜 미분화)이 이달 77원에 급여 진입했다. 이미 동일제제가 13개 이상이기 때문에 계단식 인하가 적용됐다.현재 동일제제 최저가는 82원이다. 펠루엘정은 기준요건 미충족 약가의 85%가 산정돼야 하지만 그보다 덜 인하된 77원을 받았다.펠루엘정의 계단식 인하가 77원에서 멈춘 데에는 기등재 재평가로 동일제제 최저가(저가의약품 기준가)가 77원이 된 영향이 컸다.‘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에서는 계단식 인하 적용 시 동일제제 최저가가 저가약 기준가 이하인 경우 최저가와 동일가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결국 펠루엘은 기등재 재평가 반영 시 최저가가 저가약 기준가 이하로 내려가면서 동일한 77원을 산정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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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우의 '황병우 기자의 글로벌 헬스인사이트'봉합사로 현대 외과 수술의 기반을 다진 존슨앤드존슨이 수술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통합 수술실로 혁신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지난 140여 년간 봉합과 절개, 지혈, 피부 봉합으로 이어지는 제품군을 구축했다면 이제는 개별 기기의 성능을 넘어 수술실 공간과 장비 설정, 유지관리까지 하나의 체계로 묶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최근에는 여러 수술 에너지를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한 듀알토 에너지 시스템을 국내에 선보였다. 연조직 수술로봇 오타바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봉합사에서 시작한 외과 수술 사업이 연결형 수술실과 로봇수술로 확장되고 있다.봉합에서 재건까지…수술 전 과정으로 확장존슨앤드존슨의 의료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는 심혈관과 외과 수술, 신경혈관, 미용·재건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데이터 사이언스, 가상현실 등 디지털 기술도 기존 의료기기와 결합하고 있다.메드테크 사업은 존슨앤드존슨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진다. 지난해 존슨앤드존슨의 글로벌 매출은 941억9300만달러로 이 가운데 메드테크 사업이 337억9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35.9%에 해당한다.전년과 비교하면 그룹 매출은 6.0%, 메드테크 매출은 6.1% 증가했다. 의약품과 함께 의료기기가 그룹 성장을 뒷받침하는 양대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외과 수술 사업의 출발점은 멸균 봉합사였다. 이후 최소침습수술과 개복수술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봉합사와 내시경 수술기구, 자동봉합기, 에너지 기기, 지혈제 등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현재는 바이크릴 플러스와 스트라타픽스 등 봉합 제품을 비롯해 자동봉합기 에셜론, 에너지 기기 하모닉·엔씰, 지혈 제품 서지셀·베라실, 피부 봉합 제품 더마본드·프리네오 등을 공급한다. 봉합사에서 시작한 사업이 절개와 지혈, 조직 재건을 포함한 수술 전 과정으로 확장됐다.제품과 기술의 확장을 뒷받침해온 또 다른 축은 1943년 제정된 Our Credo(우리의 신조)다. 환자와 고객, 직원, 지역사회, 주주에 대한 책임을 담은 경영철학으로 존슨앤드존슨은 이를 연구개발과 품질 관리, 인재 육성 등 주요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제품군이 넓어진 만큼 다음 과제는 장비 간 연결이다. 최소침습수술과 고난도 수술이 늘면서 한 번의 수술에 여러 에너지 장비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장비마다 제너레이터와 설정 체계가 다르면 설치 공간이 늘어나고 준비와 관리도 복잡해진다.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관계자는 "외과수술 솔루션 사업부는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의료진 술기 교육과 임상 협력, 디지털 기반 솔루션을 결합해 수술 과정 전반의 효율성 향상을 지원하는 통합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며 "의료진과의 소통과 피드백, 장기적인 R&D 투자를 기반으로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에너지 장비 하나로…듀알토가 바꾼 수술실존슨앤드존슨이 지난 8월 국내에 출시한 듀알토는 모노폴라와 바이폴라, 어드밴스드 바이폴라, 초음파 등 여러 수술 에너지 방식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운용하도록 설계됐다. 초음파 절삭기 하모닉과 바이폴라 에너지 기기 엔씰도 연동한다.듀알토 제품사진핵심은 여러 장비의 기능을 한데 모아 수술실 운영을 단순화하는 데 있다. 회사가 실시한 R&D 측정에서 듀알토 2대와 에너지 모듈 2대를 쌓은 구성은 기존 에너지 시스템 4대를 설치한 환경보다 차지하는 공간 부피가 최대 46% 작았다.절개 성능도 기존 제너레이터와 비교했다. 두꺼운 조직을 모사한 사내 R&D 평가에서 듀알토 계열 시스템과 하모닉 포커스 플러스를 결합한 경우 GEN11 제너레이터보다 절개 속도가 최대 25% 빨랐다. 하모닉 1100과 듀알토 조합에서는 최대 9% 향상됐다.듀알토의 역할은 장비 통합에 그치지 않는다. 터치스크린으로 에너지 설정과 장비 상태를 확인하고 외과의사와 시술별 설정을 프로필로 저장할 수 있다. 의료진이 수술마다 설정을 반복하는 과정을 줄이고 일관된 사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기능이다.폴리포닉 플리트 소프트웨어는 장비 설치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원격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개별 의료기기의 성능 경쟁에서 벗어나 여러 기기와 운영 과정을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구조다. 듀알토가 단순한 에너지 기기보다 연결형 수술실을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에 가깝게 설계된 이유다.지아영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및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북아시아 외과수술 솔루션 사업부 대표는 "듀알토 출시는 단순히 새로운 에너지 장비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차세대 에너지 플랫폼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디지털로 연결된 수술 생태계를 구축해 의료진이 환자 치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교육·협업 기반 넓히고 수술로봇 시장 진입존슨앤드존슨은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동시에 의료진 교육과 국내 기업 협업을 통해 한국 시장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서울 용산 술기센터와 부산 MedTech Lab에서 외과 수술·심혈관 분야의 실습형 교육을 제공하며 Expert Program과 ETHUCATION, S.T.E.P 등 분야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시뮬레이션도 교육 과정에 접목했다.Our Credo에 기반한 조직문화와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한국 법인은 2023년 가족친화 우수기업 인증과 윤리경영 ESG 포럼 대표상을 받았다.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CSC(Credo Steering Committee)를 중심으로 플로깅과 연말 나눔 캠페인, 다문화가정 청소년 멘토링 등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혔다.국내 의료기기 기업과의 협업 사례로는 의료 AI 기업 휴톰과 체결한 수술 내비게이션 플랫폼 RUS 공동 판촉 계약이 꼽힌다. 글로벌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국내 기술을 자사 네트워크와 사업 기반에 연결하려는 행보다.오타바 제품사진수술로봇도 새로운 사업축으로 합류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지난 7월 연조직 수술로봇 오타바에 대해 FDA 드 노보 판매 허가를 받았다. 위 우회술과 위절제술, 담낭절제술 등 상복부 일반외과 수술에 사용할 수 있는 허가로, 회사는 미국 내 일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오타바는 수술대와 로봇 팔을 통합한 구조로 설계됐다. 개방형 디지털 생태계와 연결해 수술실 공간과 임상 흐름을 효율화한다는 구상도 듀알토가 지향하는 연결형 수술실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의료진 술기 교육과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반 역시 향후 수술로봇의 글로벌 확산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다만 국내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코리아 관계자는 "구체적인 한국 허가 신청은 결정된 부분이 없지만 미국 상용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규제기관과 소통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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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현의 '차지현의 바이오 스코프(Scope)'기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문턱이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입니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새 주식을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 만큼 자금조달 필요성과 주주 부담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으면 신고서를 다시 써야 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청약 일정 자체가 수개월씩 밀릴 수 있습니다.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 문턱을 예상보다 수월하게 넘었습니다. 지난 12일 3조원 유상증자를 위한 신고서 효력이 발생하면서입니다. 지난달 28일 신고서를 제출한 지 10거래일 만입니다. 중간에 한 차례 자진정정 신고서를 냈지만 금융당국의 공식적인 정정요구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불과 몇 달 전 비슷한 조(兆) 단위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한화솔루션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한화솔루션은 3월 26일 2조397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뒤 금감원으로부터 두 차례 정정요구를 받았습니다. 첫 정정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추가 보완을 요구받아 5월 14일 다시 신고서를 정정했고 5월 26일에는 또다시 자진정정까지 거쳤습니다. 최종적으로 신고서 효력이 발생한 시점은 6월 11일입니다. 최초 신고 후 약 두 달 반이 걸린 셈입니다.그 사이 유상증자 계획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당초 7200만주를 새로 발행해 2조3976억원을 조달하려던 계획은 5300만주로 축소됐고 주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실제 조달액은 1조1713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최초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입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개요 (자료: 삼성바이오로직스)그렇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화솔루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금감원이 3조원이라는 거액의 유상증자는 그대로 두고 오히려 규모가 더 작은 한화솔루션에는 잇따라 제동을 건 이유는 무엇일까요.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화솔루션의 가장 큰 차이는 기존 주주가 감당해야 하는 희석 부담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조원을 조달하지만 신주 발행 규모는 기존 발행주식의 5%에 그칩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최초 7200만주를 발행할 계획이었고 기존 발행주식 대비 증자비율이 40%를 웃돌았습니다. 절대적인 조달금액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더 크지만 주주 입장에서 체감하는 부담은 오히려 한화솔루션이 훨씬 컸습니다.이 같은 차이는 두 회사의 주당 가치에서 비롯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예정 발행가가 주당 132만2000원에 달해 227만주의 신주만 발행해도 3조원가량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주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비슷한 조단위 자금을 마련하려면 훨씬 많은 신주를 발행해야 합니다.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 부담은 조달금액의 절대적인 크기보다 기존 주식 수와 비교해 얼마나 많은 신주를 새로 찍어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입니다.최근 5년간 국내 상장사가 추진한 1조원 이상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보면 평균 증자비율은 30% 수준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증자비율은 이들 평균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과거 사례 중 가장 낮았던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8%보다도 낮습니다. 대규모 조달액과 달리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입니다.최근 5개년 상장사의 대규모(1조원 이상)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사례 (자료: 금융감독원)자금 사용처의 성격도 달랐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조달액 대부분인 2조7062억원을 이미 인수를 결정한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제2바이오캠퍼스 6공장 증설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사용 목적과 금액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최초 조달액 2조3976억원 가운데 1조4899억원을 채무상환에 배정했습니다. 이후 정정 과정에서 유상증자 규모를 1조8144억원으로 줄이고 채무상환자금도 9067억원으로 축소하는 동시에 자산매각과 자본성 조달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놨습니다.대주주의 부담 분담도 눈에 띄는 차이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합쳐 7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분율대로 청약할 경우 대주주가 증자 부담의 상당 부분을 직접 떠안는 구조입니다. 구주주 배정 기준으로 삼성물산은 78만2818주, 삼성전자는 56만7503주를 청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정 발행가를 적용하면 두 회사가 부담하는 금액은 약 1조7852억원에 달합니다.반면 한화솔루션은 최대주주인 한화의 지분율이 36%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한화 역시 배정주식의 120%까지 청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주주가 부담할 수 있는 몫 자체가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작았던 만큼 나머지 증자 부담은 일반 주주와 시장에 더 넓게 분산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만큼 대규모 자금조달에 따른 부담을 일반 주주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눠 가질 수밖에 없죠.청약참가에 따른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수 및 지분율 변동 예상 (자료: 금융감독원)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 외 다른 자금조달 방법을 검토했다는 점도 신고서에 상세히 담았습니다. 회사는 회사채와 금융기관 차입, 신종자본증권, 주식연계채권,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다양한 조달 방식을 검토한 끝에 재무 여력을 유지할 수 있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대체 조달 방안과 자구책을 보완한 한화솔루션과 다른 점입니다. 자금조달 방식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신고 단계부터 충분히 제시한 점이 심사 부담을 낮춘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빠른 효력 발생에는 최근 달라진 금감원의 심사 기조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금감원은 신고서 내용이 충분한 경우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반복적으로 보완이 미흡한 경우에는 보다 엄정하게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심사 효율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충실하게 작성된 신고서는 불필요한 일정 지연 없이 자금조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결국 같은 대규모 유상증자라도 신고서 제출 시점에 주주 부담과 자금조달 필요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했느냐에 따라 심사 과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금액 자체보다 조달 명분과 주주 보호 논리가 얼마나 촘촘하게 갖춰졌는지가 관건인 것이죠. 투자자 입장에서도 유상증자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왜 증자를 선택했는지, 조달한 돈을 어디에 쓰는지, 그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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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은의 '최다은의 V(alue) 스캐너'보령 3세 김정균(41) 대표가 사업구조와 인재 보상 체계를 함께 바꾸고 있다. 영업·마케팅을 별도 회사로 떼어내고 보령 본체는 연구개발(R&D)과 우주 생명과학에 집중한다. 임직원에게는 회사 주식을 지급한다.제약사업의 효율을 높여 미래 사업에 투자할 여력을 만들고, 이를 실행할 사람과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주·분할·인재투자는 서로 다른 결정처럼 보이지만 김 대표가 그리는 보령의 다음 모습을 보여주는 세 장면이다.우주에 929억 투자…장부가액 1115억으로 확대보령은 2022년 이후 우주기업과 관련 펀드, 합작법인 등에 929억원 안팎을 투자했다.가장 큰 투자처는 액시엄스페이스다. 보령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민간 우주정거장을 개발 중인 이 회사에 두 차례 총 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약 770억원으로, 전환우선주 29만5980주와 지분 2.68%를 확보했다.보령은 액시엄스페이스와 2023년 말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도 설립했다. 보령이 지분 51%를 보유한 브랙스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 내 연구·실험 서비스 등을 추진한다. 2024년에는 미국 달 탐사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 주식 95만2381주를 약 140억원에 취득하며 투자 범위를 달까지 넓혔다.투자자산의 가치도 올랐다. 액시엄스페이스의 6월 말 장부가액은 748억130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1억7400만원 증가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221억8000만원에서 314억300만원으로 늘었다.브랙스스페이스와 아우렐리아 파운드리, 우주 헬스케어 스타트업 6곳까지 더하면 주요 우주 투자자산의 장부가액은 약 1115억원이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이들 자산의 상반기 평가손익을 합산하면 약 147억원이다.보령은 글로벌 경진대회 ‘휴먼스 인 스페이스(HIS)’를 통해 우주의학 기업과 연구팀도 발굴하고 있다. 2024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의 감염질환 진단 연구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실험할 첫 지원 과제로 선정했다.다만 아직 우주사업에서 발생한 별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령도 반기보고서에서 저궤도 환경을 활용한 생명과학 연구 가능성을 검토하고 글로벌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AI 생성 이미지영업 떼어내고 본체는 R&D·우주 집중보령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의약품 영업·마케팅 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주주총회를 거쳐 2027년 1월 100% 자회사 보령파마솔루션을 출범할 예정이다.분할 이후 역할은 뚜렷하게 나뉜다. 보령은 의약품 생산과 R&D, 우주 생명과학 연구에 집중한다. 보령파마솔루션은 의약품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한다.신설회사는 보령 제품뿐 아니라 외부 제약사 제품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2030년까지 자체 제품 26개와 도입 품목 16개를 추가한다. 국내 의약품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신설회사는 비상장 상태로 유지한다. 분할 이후 매각하거나 별도로 상장할 계획도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물적분할에 따른 기존 주주의 우려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이번 분할은 그동안 진행한 영업 효율화의 연장선에 있다. 보령은 앞서 매출 규모가 큰 의약품을 제외한 일부 품목의 영업을 외부 의약품 영업대행사(CSO)에 맡겼다. 영업 자원을 핵심 제품에 집중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실적도 개선됐다. 보령은 올해 상반기 매출 5350억원과 영업이익 4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8.7%, 21.1%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반기 영업이익이 400억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보령파마솔루션 출범은 영업 효율화의 다음 단계다. 판매 조직은 외부 품목을 확보해 규모를 키운다. 본체는 생산과 R&D, 우주 생명과학에 자원을 집중한다. 기존 제약사업에서 번 자금을 미래 사업에 연결하는 구조를 분명하게 나눈 셈이다.35억 임원 보상 이어 전 직원에 자사주사업구조를 바꾸면서 인재 보상도 확대한다. 현금에 그치지 않고 회사 주식을 지급해 임직원과 장기 성과를 공유하는 방식이다.보령은 지난해 김성진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박윤식 부사장에게 제한조건부주식(RSA)을 지급했다. 김 CSO가 받은 물량은 40만주다. 지급 당시 종가 8650원을 적용하면 34억6000만원 규모다.이에 따라 김 CSO의 지난해 보수는 40억6475만원으로 집계됐다. 급여와 성과급 등은 예년과 비슷한 6억원 안팎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이 RSA 평가액이다.보령은 탁소텔 인수와 위탁개발생산(CDMO) 신사업, 주요 전략 수립 과정에서 김 CSO가 맡은 역할을 보상 배경으로 설명했다. 우주사업 성과를 직접 평가해 지급한 보상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올해는 주식보상 대상을 전 직원으로 넓힌다. 보령은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주 238만952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예정금액은 200억원이다. 6월 말까지 35만4367주를 37억1928만원에 매입했다.김 대표의 선택은 분명하다. 영업·마케팅은 별도 회사에서 규모와 효율을 높인다. 본체는 R&D와 우주 생명과학에 집중한다. 임직원에게는 주식을 나눠 장기 성장을 함께 책임지도록 한다.평가는 이제부터다. 영업 분할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으로, 인재투자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증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929억원 안팎을 투입한 우주사업이 투자자산 가치 상승을 넘어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야 한다. 세 갈래 승부수가 어떤 숫자로 돌아올지가 김 대표의 경영 성적표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