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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개원'에 속은 약사, 소송 끝 분양대금 돌려 받는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병원 입점을 전제로 약국 상가를 분양받았지만 약정된 수준의 병원 운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약국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병원이 형식적으로 개설 신고와 사업자등록을 마쳤더라도 실제 진료가 이뤄져 약국 운영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 '병원의 정상 개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최근 약국 상가를 분양받은 약사가 시행사와 분양권 양도인을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시행사에 분양대금 2억8729만원, 분양권 양도인에게 프리미엄 1억613만원 등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특약 쟁점으로…법원 "사업자등록만으로 정상 개원으로 볼 수 없어" 사건은 약사가 메디컬빌딩 내 약국 개설을 위해 상가 분양권을 양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계약서에는 '병원이 정상적으로 오픈하지 못할 경우 본 계약을 해제한다'는 특약이 포함됐다. 또한 시행사는 별도 계약을 통해 해당 건물 내 약국을 1곳으로 제한하는 내용도 약정했다. 약사는 계약금과 프리미엄, 잔금까지 모두 지급하고 약국을 개설했지만 병원은 당초 설명과 달리 2층 전체가 아닌 일부 호실만 사용했고, 이후 약 9개월 만에 폐업했다. 이에 약사는 병원 입점 보장 약정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계약 해제와 함께 분양대금 반환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병원 입점 여부가 약국 분양계약 체결의 핵심 요소였다고 판단했다. 특히 약국은 병원의 규모와 운영 여부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고, 약사는 병원 개원을 전제로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까지 지급한 만큼 병원의 실질적 운영은 계약의 중요한 내용이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병원이 일부 호실만 사용한 채 개설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폐업한 점 등을 고려하면 당초 계약에서 예정했던 규모의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병원이 의료기관 개설 신고와 사업자등록을 마쳤더라도 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진료가 이뤄지고 처방전이 발행돼 약국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수준이어야 계약상 '정상 개원'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원고가 주장한 '소아전문병원 입점' 자체는 계약의 핵심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며 착오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약국 분양권 전매계약과 시행사의 분양계약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병원 입점과 약국 독점 운영을 전제로 체결된 계약인 만큼 전매계약이 해제되면 시행사와의 분양계약도 함께 종료된다“면서 ”이에 따라 시행사는 분양대금을, 분양권 양도인은 프리미엄을 각각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약사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전매 계약과 분양계약의 불가분성을 주장하고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난도가 높은 일이었다”며 “관련 법리와 당사자 간 복잡한 사정, 계약 체결의 절차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병원의 실제 운영 능력과 재정 상태를 입증하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 설명했다. 우 변호사는 “약국 계약 시 병원 입점 특약을 넣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단순히 문구를 넣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약 전후로 병원의 규모, 의사의 실제 개원 능력 등에 대한 구체적 정황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소송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무기가 됨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2026-07-29 06:00:52김지은 기자 -
대법 "사무장병원 진료비 부가세 대상"…면대약국도 영향권[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에서 제공된 의료보건 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 아니라며 부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왔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부당이득으로 환수당했더라도, 해당 금액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는 법리도 재확인됐다. 이번 판결은 향후 면대약국의 세금 부과에도 영향을 줄 판례로 보여 주목된다. 대법원 제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의료법인 A의료재단(원고)과 대전세무서장(피고)이 제기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사건은 비의료인인 A씨가 2008년 충남 소재 한 요양병원의 운영권을 포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자신이나 처남을 이사장으로 내세워 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의사들을 고용해 환자를 진료했고, 건보공단으로부터 약 136억 원의 요양급여비를 지급받았다. 이후 건보공단은 의료법상 무자격자 개설 금지 위반을 이유로 부당이득 징수처분을 내렸고,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대전세무서가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를 부과하자 의료재단 측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은 구 부가가치세법상 면제 대상인 '의료보건 용역'은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공급의 주체가 돼 적법하게 제공하는 용역에 한정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제공한 진료 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반면 의료재단 측은 건보공단에 요양급여비를 환수당한 만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빼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건보공단의 부당이득징수처분은 당초 거래 이후에 이뤄지는 제재처분에 불과하다"며 "징수금이 실제 납부됐더라도 이미 발생한 '의료 용역 공급 거래'의 효력이 소급하여 사라지거나 공급가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므로 과세표준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무서 측이 주장한 '10년의 부과제척기간(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의 손을 들어줬다. 의료재단이 적법한 의료기관인 것처럼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았을 뿐,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등 적극적인 포탈 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무신고 제척기간인 7년이 경과한 일부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은 취소 대상이 됐다. 이번 판결은 사무장병원에 대한 세법상 면세 혜택을 전면 부정함으로써 불법 의료기관 개설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고취시켰다. 아울러 행정적 제재(건보 환수)와 조세 부과(부가가치세)의 독립적인 성격을 명확히 정리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소송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2026-07-27 12:00:24강신국 기자 -
면대약국 범죄수익 추징 2022년이 기준…소급 적용 안 된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무자격자가 약사 명의를 빌려 약국을 운영한 이른바 '면대약국' 사건에서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범죄수익 추징 범위를 법 개정 시점을 기준으로 구분 판단해 주목된다. 무자격 약국 개설은 오래전부터 약사법 위반이었지만, 관련 수익을 범죄수익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은 2022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 이후인 만큼 그 이전 수익은 추징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은 최근 약사법 위반과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위반, 사기 혐의로 기소된 비약사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을, 명의를 빌려준 약사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약사 면허가 없는 A씨는 2016년 약사인 B씨에게 월 5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명의를 빌려 약국을 개설하기로 공모했다. 이후 A씨는 약국 임차와 직원 채용, 급여 지급, 의약품 판매 등 약국 운영 전반을 맡았고, B씨는 자신의 명의로 약국을 개설한 뒤 약사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16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와 의료급여비 등 총 4억163만원을 부정하게 지급받은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2022년 이전 수익은 범죄수익 아냐…추징 불가“ 이번 판결의 핵심은 검찰이 요구한 범죄수익 추징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약국 운영으로 얻은 수익 약 17억원 상당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추징을 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2022년 1월 4일 이전 발생한 수익은 범죄수익으로 볼 수 없어 추징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22년 1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 전까지는 무자격 약국 개설에 따른 약사법 위반이 해당 법에서 규정한 '중대범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당시 발생한 수익은 범죄수익에 해당하지 않으며, 개정된 법률을 과거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무자격 약국 개설 자체는 약사법 위반이지만 그 수익을 범죄수익으로 몰수·추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2022년 법 개정 이후부터 생겼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따라서 법원은 2022년 이후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도 최종적으로는 추징을 명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요양급여와 의료급여 부정수급액은 이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지방자치단체의 환수 대상이 되는 피해재산에 해당하며 실제 환수 절차도 진행 중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검찰이 청구한 추징액이 피고인들이 실제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라는 점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범죄수익 추징은 법원의 재량사항이라는 점도 함께 고려해 추징을 명하지 않았다. 법원은 양형에 대해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국을 개설·운영한 행위는 국민보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허위 청구를 통한 건강보험 재정 훼손 가능성도 큰 만큼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다만 법원은 사건 이후 피고인들이 약 4억1700만원 상당을 환수 조치에 따라 납부한 점과 실제 조제 업무는 대부분 약사인 B씨가 담당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2026-07-25 06:00:54김지은 기자 -
사용기간 3년 지난 인슐린 판매한 약사, 선고유예 받은 이유[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사용기간이 3년 가까이 지난 인슐린 주사제를 환자에게 조제·판매한 약사에 대해 법원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최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약에게 벌금 50만원의 형에 대해 선고를 유예한다고 판결했다. 경기도에서 C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2025년 6월 약국을 방문한 환자에게 처방전에 따라 인슐린 주사제인 '노보믹스 30 플렉스펜' 1개를 판매했다. 그러나 해당 의약품의 유효기간은 2022년 7월 31일로, 사용기한이 약 2년 10개월 이상 경과된 상태였다. 현행 약사법 제47조 제1항 제4호 가목은 변질·변패·오염·손상되었거나 유효기간 또는 사용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저장·진열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A약사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약사로서의 주의의무 성실 이행을 강조하며 약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의약품을 판매하는 약사는 고도의 주의를 기울여 재고를 관리하고 사용기한을 제때 확인할 의무가 있다"며 "해당 의약품은 냉장보관이 필요한 피하 주사용 약품(인슐린 펜)으로서 유효기한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상온 보관 시 변질 우려가 큰 제품인데, 유통기한이 3년 가깝게 지난 것은 평소 재고관리가 부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매 전 보관 상태나 사용기한을 반드시 확인했어야 함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판매한 점을 볼 때,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이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과 사건 이후의 대응 행태를 참작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피고인이 약을 판매한 후 먼저 유효기한이 지난 사실을 구매자에게 알려 변질된 약품 사용으로 인한 실제 피해를 막으려 노력한 점,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2026-07-24 11:52:53강신국 기자 -
"장소 이점 약사 노력 아냐…문전약국 권리금 배상 60%만"[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임대인의 방해로 권리금 회수 기회를 잃은 대학병원 문전약국 약사에게 임대인들이 수억 원을 공동 배상해야 한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고법은 약사가 약 7년간 약국을 운영하며 충분히 이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무형적 가치에 대한 권리금 회수 기회는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문전약국 특유의 '장소적 이점'은 약사 개인의 노력으로 창출된 것이 아닌 만큼 임대인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했다. 부산고등법원 제5민사부는 최근 A약사(원고)가 임대인 B·C·D씨(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권리금 반환 청구' 항소심에서 "피고들은 공동우로 원고에게 2억 8528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대학병원 북측 도로변에 위치한 이른바 '문전약국'의 임대차 계약 종료 과정에서 불거졌다. 임차인인 A약사는 2017년 4월부터 해당 점포를 임차해 약국을 운영해 왔으나, 2022년 4월 임대차 계약이 종료될 무렵 임대인들이 새로운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 거부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면서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임대인들은 "이 사건 계약은 단순한 상가임대차가 아니라 기존 약국의 인적·물적 조직과 자산을 이전받은 '영업양도 유사의 무명계약'이므로 상가임대차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계약 당시 권리금 역시 시설물에 대한 '시설권리금'에 한정되므로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임대인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존 약국을 인수하기로 하는 등특약사항이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본질은 점포를 사용·수익하게 하고 차임을 지급하는 '임대차계약'이 명백하다"며 "상가임대차법의 권리금 보호 규정이 고스란히 적용된다"고 못 박았다. 이번 판결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권리금 배상 책임의 범위 산정이다. 1심 감정평가 결과, 해당 약국 점포의 무형자산(영업 노하우, 평판, 장소적 이점 등) 가치는 4억 7547만원으로 책정됐다. A약사는 이 금액 전체를 배상하라고 요구했으나, 고등법원은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원칙을 들어 임대인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책임 제한의 근거로 우선 A약사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약 7년 동안 문전약국을 운영하며 충분한 영업이익을 얻고 투자비용을 회수할 기회를 가졌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문전약국의 핵심 가치인 '입지 조건'이 변수가 됐다. 재판부는 "해당 점포는 병원 북측 출입로와 가까워 환자 접근성이 좋은 강력한 장소적 이점을 갖고 있다"며 "감정평가액에 약사의 영업 노하우나 인지도 등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이러한 '장소적 이점'은 원고(약사)의 영업활동에 의해 창출된 것이 아니므로 무형적 가치 전부를 온전히 약사의 대가로 귀속시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A약사가 당초 입점할 때 지급했던 권리금(1억 8000만원)과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게 실제로 받은 권리금(2억 3000만원)이 법원 감정가액(4억 7547만 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도 임대인의 책임 범위를 낮추는 참작 사유가 됐다. 한편 이번 판결은 대학병원 문전약국 등 독점적 입지 조건을 가진 약국의 권리금 분쟁에서 '장소적 이점'의 소유권과 '상가임대차법상 권리금 보호 가치'를 명확히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향후 약국가 임대차 분쟁의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2026-07-14 12:01:40강신국 기자 -
"조제실서 한 지시도 위법"…종업원 약 판매 2심도 벌금형[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 종업원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둘러싼 약사법 위반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이 "약사가 약국 안에서 종업원에게 판매를 지시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무자격자 판매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종업원의 일반약 판매 자체를 문제 삼았던 기존 판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약사의 판매 관여 범위와 직접 복약지도 요건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의정부지방법원 제3형사부는 최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약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벌금 200만원을 유지했다. 함께 기소됐던 종업원은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아 유죄가 확정됐으며, 이번 항소심에서는 약사의 책임 여부만 판단 대상이 됐다. 약사는 재판 과정에서 당시 자신이 조제실에서 손님의 증상을 모두 들었고 종업원에게 판매할 의약품과 복약 내용을 지시했기 때문에 무자격자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약사법이 일반약 판매 역시 원칙적으로 약사가 수행하도록 한 취지는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전문적 판단에 있다”며 “일반약도 약사가 복약지도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복약지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판매 과정에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국 안에 있었다"만으로 부족…직접 대면 여부 판단 재판부는 사건 당시 종업원이 고객에 직접 특정 의약품을 꺼내 건네고 카드결제까지 진행하는 등 판매 전 과정을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판매된 약의 용법·용량이 정해져 있고 개인의 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반약도 약사가 아닌 사람이 독자적으로 판매해도 되는 의약품으로 보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법원에 따르면 당시 고객은 목의 통증을 호소했고, 종업원은 특정 약 2개를 직접 꺼내 건네고 결제까지 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종업원은 "당시 약사가 조제실에서 손님의 증상을 듣고 의약품과 개수를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영상을 보니 약사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복약지도를 받지 않고 판매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이 진술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설령 약사의 주장대로 조제실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약사가 고객과 직접 대면하지 않았고 종업원만 고객과 접촉해 일반약을 판매한 이상 이를 약사가 소비자에게 전문적 판단과 조언을 제공하며 판매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약사 측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 동종 전과가 있는 점,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태도 등의 사정을 종합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항소를 기각했다.2026-07-11 06:00:50김지은 기자 -
트라우마로 현지조사 거부한 약사…법원 "업무정지 정당"[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를 거부해 '업무정지 1년' 처분을 받은 약사가 "이전 조사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부득이하게 거부했다"며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현지조사를 거부하는 행위는 건강보험 제도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고 감독권을 무력화하는 중대한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A약사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요양기관 및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복지부가 내린 각각 1년의 업무정지 처분은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사건을 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A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의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비용 거짓청구 혐의에 대해 현지확인을 실시하려 했으나, A약사가 거부하자 자료 위변조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복지부에 긴급 현지조사를 의뢰했다. 이후 복지부 조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함께 약국을 방문해 현지조사에 착수했으나 A약사는 완강히 거부했다. A약사는 "이전 공단 조사 당시 조사자로부터 '거짓자료 제출 범죄자'라는 폭언을 들어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며, 트라우마로 두려움이 앞서 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며 사실확인서를 제출했다. 조사팀은 이틀간 4회에 걸쳐 "현지조사를 거부할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1년 범위의 업무정지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수용을 권고했으나, A약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에 따라 요양기관 및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각각 1년씩 부과했다. 재판 과정에서 A약사는 현지조사 거부 행위에 대해서만 업무정지 처분을 과징금 부과로 갈음(대체)할 수 없도록 규정한 국민건강보험법 등이 평등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성을 주장했다. 거짓청구의 경우 과징금 대체가 가능한데, 현지조사 거부만 이를 차단해 사실상 폐업에 이르게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업무정지를 과징금으로 갈음하려면 현지조사를 통해 총부당금액과 부당비율 등을 산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조사를 거부한 경우에는 위법행위의 경중을 가늠할 기준을 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지조사 거부행위는 감독기관의 부당청구 조사권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거짓·부당청구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의 불법성을 가진다"며 "이를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없도록 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복지부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A약사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약사는 이전 조사 당시 폭언이 있었다는 점을 참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며,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현지조사 거부를 정당화할 사유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A약사는 자신의 약국이 '유일한 의약분업 예외약국'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호소했으나, 법원 확인 결과 해당 지역에는 보건진료소 외에도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으로 지정된 또 다른 약국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현지조사 협조 후 부당청구가 적발된 기관도 최대 1년의 업무정지와 환수처분을 받는다"며 "급여비용 사후통제를 회피하려는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조사 거부 기관에 대하 조치를 감경하는 것은 매우 예외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재정 건전성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공익"이라며 "A약사의 조사 거부로 인해 감독 기능이 무력화된 불법성이 매우 크므로, 업무정지로 인해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보다 달성하려는 공익이 훨씬 크다"고 판시했다.2026-07-09 09:16:53강신국 기자 -
변사자 주거지서 나온 전문약…'분업 예외' 악용한 약사[데일리팜=강신국 기자] 경기 안성시의 한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규정을 위반하고 전문의약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온 약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해당 약국에서 약을 구매한 이들 중에는 변사자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최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약사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사건을 보면 A약사는 지난 2024년 8월 6일, 자신의 약국을 찾아온 구매자 D씨 등에게 전문약인 '프렙시캡슐 75mg' 30캡슐과 '트라세타정' 30정을 통째로 판매하는 등 3일 분량을 초과해 의약품을 넘겼다. A약사는 같은 해 8월 27일까지 약 3주간 총 4차례에 걸쳐 트리돌캡슐(200캡슐), 리리카캡슐, 트라세타정 등 오남용 우려가 있는 전문약을 무더기로 조제·판매한 혐의다. 이 같은 불법 행위는 구매자 중 한 명인 D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의 변사자 주거지 및 차량 수색 과정에서 다량의 전문의약품이 발견됐고, 영수증과 인근 편의점 CCTV 등을 추적한 끝에 A씨의 약국이 포착됐다. 추가 조사 결과, A씨는 약품을 대량 판매하면서도 환자의 인적 사항, 처방 약품명, 복약지도 내용 등을 적어야 하는 '조제기록부'를 전혀 작성하지 않고 보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에 개설된 약국이라 하더라도 약사가 처방전 없이 전문의약품을 판매할 때는 성인 기준 3일 분량의 범위 내에서만 판매해야 하며, 환자에게 판매내역서를 반드시 교부해야 한다. 법원은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벌금형을 넘는 범죄 전과가 없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2026-07-07 12:01:16강신국 기자 -
법원 "약국 매출자료, 보호비밀 아냐…차임 산정용 제출하라"[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조제료 매출의 30%를 임대료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입점한 약국이 임대차 종료 후 건물 인도와 권리금 분쟁을 벌인 가운데, 법원이 차임 산정을 위해 약국 매출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항고심은 약국 조제매출 내역과 세무자료 등이 특별히 보호가치 있는 비밀이라고 보기 어렵고, 계약상 임차인이 조제료 내역을 확인시켜 줄 의무를 부담했던 만큼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건물주 A사가 임차 약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소송에서 "임대차보증금 6억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건물을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더불어 약사 측이 제기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 관련 반소는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법원에 따르면 양측은 2018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증금 5억원, 월 차임은 조제료의 30%로 정했다. 이후 보증금은 두 차례 증액돼 총 6억원이 됐으며 약사는 해당 장소에서 약국을 운영해 왔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일반 상가 임대차와 달리 매출과 임대료가 직접 연동되는 약국 입지 계약의 특수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제료 30% 임대료로" 계약…차임 분쟁으로 번져 양측의 갈등은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이 일반적인 정액 임대료 방식이 아닌 '조제료 연동형' 구조였기 때문에 발생했다. 법원에 따르면 양측은 2018년 계약 당시 보증금 5억원에 더해 월 차임을 '매월 조제료의 30%(부가가치세 별도)'로 정했다. 약국의 조제매출 규모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는 방식이다. 실제 이번 재판 과정에서 과세정보 조회 결과 해당 약국의 월평균 매출은 약 5억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임대인 측은 임대차 종료 이후 발생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 역시 기존 계약 구조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조제료 매출 내역과 POS 자료, 조제프로그램 자료, 부가가치세 신고자료 등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약사 측은 자료 제출에 반발했지만 법원은 임대인의 손을 들어줬다. 항고심 재판부는 해당 임대차 계약에서 임차인이 월 1회 심평원 조제료 내역을 확인시켜 줄 의무를 부담했던 점을 언급하며 조제료 관련 매출자료와 세무자료가 차임 산정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약국 운영 과정에서 통상 생성되는 자료는 특별히 보호가치가 있는 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국세청을 통해서는 필요한 자료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해당 자료가 감정 과정에 필요한 문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조제기 가치·권리금 분쟁도 진행 이번 사건에서는 자동조제기를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다. 약사 측은 약국 운영 과정에서 설치한 자동조제기 4대에 대해 계약상 잔존가치 50%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감정을 신청했다. 다만 이후 감정신청을 철회하면서 해당 쟁점은 법원의 판단 대상에서 제외됐다. 권리금 분쟁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법원에 따르면 약사 측은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해 27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차임채권과 부당이득반환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반면 임대인 측은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별도의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순 명도소송을 넘어 조제매출 연동 임대차 계약에서 약국 매출자료의 공개 범위와 차임 산정 방식이 어디까지 인정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의료기관 인접 약국이나 처방전 집중 상권의 경우 매출 연동형 임대차 계약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향후 유사 분쟁에서도 참고 사례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재판부는 "원고가 임대차보증금 전액 반환을 전제로 부동산 인도를 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의 적정성을 별도의 반소로 심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약사 측 반소를 각하했다. 이어 "임대차 종료 이후에도 약국 운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신속한 권리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2026-06-18 11:56:19김지은 기자 -
사용기한 지난 일반약 판매 사건…항소심도 약사 무죄[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사용기한이 지난 일반의약품을 손님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된 약사가 검사의 항소로 2심 재판까지 받았지만 결국 무죄를 확정받았다. 재판부는 유효기한 경과 의약품 판매 자체는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약사가 해당 사실을 인식하거나 적어도 이를 용인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최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약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약사는 지난해 8월 자신이 운영하는 약국에서 사용기한이 약 8개월 지난 해열진통제 2포를 손님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약사법은 유효기간 또는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저장·진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A약사가 사용기한 경과 사실을 인식했거나 적어도 이를 용인한 상태에서 의약품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검사 측은 항소심에서도 "피고인에게는 의약품 사용기한 경과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원심의 무죄 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원심은 우선 A약사가 평소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별도로 관리하며 반품 처리해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약국 직원과 거래 도매상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사용기한 경과 의약품은 간단한 절차를 통해 반품할 수 있었고, 반품에 따른 별다른 불이익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A약사가 해당 의약품의 사용기한 경과 사실을 알았다면 굳이 반품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문제된 의약품의 판매가격이 500원 수준에 불과했고, 당시에도 별도 판매가 아닌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된 점을 고려하면 A약사가 얻을 경제적 이익도 사실상 없었다고 봤다. 해당 의약품이 약국 직원의 실수로 반품 처리되지 못한 채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약사가 사용기한 경과 사실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음에도 감수한 채 의약품을 제공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된다"며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2026-06-02 12:03:38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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