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유사사례 잇따라...지역약사회, 법제화 촉구 목소리
▲창원경상대병원 남천프라자 1층에 문을 연 약국 두 곳.
창원경상대병원 남천프라자를 모방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잇따르면서 약사 사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지역의 약사회가 병원과 보건소를 상대로 각개전투를 벌이는가 하면, 지역약사회는 성명을 내 약국 개설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한 약사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금천구 H병원이 지역 약사회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병원 관계 건물 1층에 약국을 개설해 현재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서울 강서구 의료특구로 지정된 발산동의 S병원은 건물 1층과 약국이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D병원은 신축 건물에서 도보 1분 거리에 건물을 새로 짓고 1층에 약국임대 계약을 완료해 가까운 시일 내 문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 성북구에 새로 문을 연 병원 역시 1층에 약국 임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약국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공교롭게도 경남 창원경상대병원이 병원 소유 건물에 약국 두 곳을 임대한 후 일어났다. 창원경상대병원이 행정심판까지 받으며 약국 개설 합법 결정을 이끌어낸 후 전국적으로 유사 사례가 우후죽순 이어지는 것이다.
이에 약사들은 복지부가 최근 '약국개설등록 자문협의체 구성 및 운영계획'을 마련해 약국 개설 기준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잇따라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한약사회 등과 함께 창원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경상남도약사회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약국개설 기준의 법제화'가 절실하다고 28일 성명을 냈다.
경남도약은 "전국의 의료기관과 접한 부지는 의료기관의 수익을 위한 약국 임대용 부동산으로, 의료기관 관련자들의 뒷주머니로 전락한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경남도약은 중소 개인 병원은 물론 창원경상대병원 같은 공적 기관들도 편법적 약국 개설에 뛰어들고 있는 시점에, 복지부가 지자체와 함께 약국 개설등록 자문협의체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경남도약은 "편법적인 약국 개설 근절과 지자체별 약국 개설기준의 표준화와 통일화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제정 등 철저한 조사와 문제 약국에 대한 적절한 대응 나아가 재발방지와 국민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까지 기대한다"며 약사법과 의료법 개정을 촉구했다.
최근 경기도약사회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약사법 개정을 제안하면서 "본질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약국 개설등록 자문협의체 구성에 관련단체이며 제도의 피해자인 약사회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의 한 약사는 "창원 사례가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편법적인 약국이 개설허가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소송을 진행하는 창원은 물론, 다른 지역의 작은 병원 주변 약국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가 조속한 대책을 세워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약국 개설허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혜진 기자(7407057@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