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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관리 강화' 목표는 같은데...5년전과 달라진 식약처
기사입력 : 19.11.22 06: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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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5년 전 GMP적합판정서 도입하면서 폐지했는데"

식약처, 위탁제조 제네릭 허가 기준 강화...GMP평가자료 제출 부활

"공동생동 규제도 과거 비상식적 규제라고 폐지됐지만 재추진" 불만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정부의 전 공정 위탁제조 제네릭의 허가 기준 강화 방침을 두고 제약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GMP평가자료 제출은 5년 전 품질관리 강화 명분으로 면제했는데 같은 이유로 다시 부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다. 공동생동 규제와 마찬가지로 제네릭 난립 차단을 위해 과거의 정책과 모순되는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입법예고한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에는 위탁제네릭의 허가심사 면제자료를 부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위탁제네릭도 직접 개발·생산 제네릭과 동일한 절차를 거쳐야 허가를 내준다는 내용이다.

개정 규정에는 위탁 방식으로 제조한 제네릭도 허가받을 때 GMP 평가자료를 제출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 허가받은 제네릭과 동일한 제품을 위탁방식으로 허가받을 때 GMP 평가자료는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개정 규정 공포 후 1년 후부터는 위탁제네릭도 3개 제조단위(배치)를 의무적으로 생산하고 관련 GMP자료를 제출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전공정 위탁제조 의약품의 품목허가시에도 GMP 평가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품목허가 요건을 강화함으로써 사전 안전관리 강화 및 무분별한 허가 억제를 통해 의약품 품질과 유통이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위탁제네릭의 GMP평가자료 제출은 불과 5년 전에 사라진 제도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GMP 적합판정서 제도’를 시행했다.

식약처는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 이후 품질관리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GMP적합판정서를 도입했다.

당시 식약처는 규제영향분석을 통해 “PIC/S 가입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의약품 수출 등 국가간 교역에 필요한 GMP 적합인정서에 유효기간을 정해 발급하지만 우리나라 의약품 제조업체에 대한 GMP 적합판정은 최초 허가단계에서 이뤄진 후 별도로 유효기간을 정하고 있지 않아 수출에 일부 장애가 된다는 의견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때 허가용 의약품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규정이 완화됐다. 적합판정서의 유효기간내에 있는 제조소에서 GMP 실시상황 평가에 관한 자료를 적합판정서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4년 식약처가 규제영향분석을 통해 밝힌 GMP적합판정서 도입 배경(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강화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 유통으로 국민의 의약품 만족도 향상 및 신뢰성 강화를 기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위탁제네릭의 GMP 평가자료 제출 면제가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강화 정책에 따른 후속조치인 셈이다. 물론 당시 “정부로부터 검증을 받은 제품인데도 또 다시 허가용 의약품을 만드는 것은 중복 규제”라는 제약업계의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불과 5년 전에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강화를 목표로 GMP적합판정서 제도를 도입하면서 위탁제네릭의 허가용 생산 의무화를 면제했는데, 이제와서 똑같은 품질관리 기준 강화를 이유로 GMP 평가자료 제출만 부활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라고 꼬집었다.

현재 추진 중인 공동생동 규제 강화도 과거 식약처의 정책 방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실정이다.

식약처는 지난 4월15일 위탁(공동)생동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시 시행 1년 후에 원 제조사 1개에 위탁제조사 3개까지만 허가받을 수 있도록 규제가 강화된다. 생동성시험 1건당 제네릭 4개까지 허가를 내준다는 뜻이다. 이후 3년이 지나면 위탁생동이 전면 금지된다. 고시 시행 4년 뒤에는 1건의 생동성시험으로 1개의 제네릭만 허가받을 수 있다.

공동 생동 규제는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불신으로 한시적으로 시행한 제도다. 지난 2006년 생동성시험 데이터가 무더기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 307개 품목의 허가가 취소됐다. 식약처(당시 식약청)는 제네릭 난립도 생동조작의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 생동성시험을 진행할 때 참여 업체 수를 2개로 제한하는 공동생동 제한 규제를 2007년 5월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의 폐지 권고로 공동생동 규제는 폐지됐다.

지난 2010년 10월 규개위가 공동생동 제한 규정의 1년 후 폐지를 결정한 회의에서는 이 규정을 유지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비과학적이고 논리적 이유가 없는 규제는 폐지돼야 한다”라며 공동생동제한의 불합리성을 꼬집었다.

“과당경쟁문제 등으로 규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안전성 문제와는 별개로 시장개입까지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는 지적도 나왔다. “안전성문제와는 별개로 주변상황 등 다른 요소를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공동생동 규제의 불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

 ▲2010년 10월 규제개혁위원회가 공동생동 제한 규정 1년 후 폐지를 결정한 회의에서 나온 주요발언(자료: 규제개혁위원회)


그럼에도 지난해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식약처는 무분별한 제네릭 난립을 차단하기 위해 공동생동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식약처는 개정안 공개 이후 지난 6월14일까지 의견 수렴을 마쳤다. 하지만 행정예고 이후 7개월 이상 지났는데도 아직 고시 시행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동생동 규제와 위탁제네릭 허가용 생산은 과거 식약처가 불합리한 제도라는 이유로 폐지된 적이 있다”라면서 “불과 몇 년 만에 정반대의 정책을 들고 나오면 산업 현장에서는 혼선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라고 불평을 쏟아냈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제네릭 난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등 달라진 시장이나 산업환경에 따라 적절한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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